표영실 展
공기 In the Air
누크갤러리
2022. 7. 6(수) ▶ 2022. 7. 30(토)
서울특별시 종로구 평창 34길 8-3 | T.02-732-7241
https://blog.naver.com/nookgallery
옅은 2022_oil on canvas_24x33.4cm
조금만 눈을 돌리면 마주하는 비슷하고 흔한 모양의 풍경들. 어느 낮은 가볍고 어느 밤은 무겁고 벅차다. 같은 날, 같은 시간, 같은 계절의 얼굴이 어떤 사람에게는 따듯한 생기이고 또 어느 누구에게는 쓸쓸함 이다.
몇 개의 색을 갖고 있는, 몇 번의 붓질로 만들어진 얼룩들은 여름 나무 가득한 숲, 밤을 밝히는 빛, 혹은 마른 가지에 물오른 꽃이 되고 한밤에 내리는 눈비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얼룩의 화면은 애틋하고 아련하고 코끝 시린, 어른거리는 어떤 기분을 불러온다.
이 어려울 것 하나 없는 이야기가 대체 어떻게 가능 한 것인지 나는 여전히 알 수 없다. 보고(관찰하고) 그리고(만들고) 느끼는(감상하는). 마음과 마음이 같은 모양으로 만나는 일.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대부분 그 시작엔 실제로 관찰된 대상들이 있었다. 작업실을 오가며. 혹은 가끔의 산책에서 나와 만난 모양들. (이전의 작업들은 구상적 형태를 갖고 있었지만 관찰의 대상은 존재하지 않았고 모두 나로부터 만들어진 심상과 상상의 것이었다.) 작업에 앞서 실제의 대상이 존재한다는 것은 나에겐 좀 낯선 일이었고. 그것은 수없이 주저하는 순간들을 만들었다. 형태를 따라가는 손의 습관을 멈추고 무엇을 하려 했던 건지, 그보다 관찰의 대상에서 보고 있었던 것은 무엇인지. 다시금 여러 번 곱씹는 생각들은 그 대상을 정성껏 쓰다듬는 시간이 되었다. 나의 눈과 마음으로. 그를 감싸고 있는 공기를 그리는 것.
알싸하고 따듯하고 끈적이고 출렁이고 흔들리는. 공기를 어루만지는 일.
늦봄 2022_oil on canvas_22x27.3cm
사라지는 것 2022_oil on canvas_72.7x91cm
봄의 온도 2022_oil on canvas_72.7x60.6c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