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택 展

 

Where my memories remained(기억이 머무는 자리)_116.8x91cm_Oil on canvas_2022

 

 

제4관

 

2022. 6. 15(수) ▶ 2022. 6. 19(일)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대로 155 | T.042-270-7371

 

www.daejeon.go.kr

 

 

Where my memories remained(기억이 머무는 자리)_116.8x91cm_Oil on canvas_2019

 

 

싱그러운 자연 속 자유로운 낙원

 

수많은 규율을 지켜야 하고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움직여야 하며 남들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도시에서 벗어나, 자신의 본성을 지키며 서로 어우러져 살아가는 자연으로 들어가고자 하는 것은 현대인의 욕망이다. 아름다운 꽃과 탐스러운 과일, 앙증맞은 새들이 사는 자연은 보는 이로 하여금 슬며시 웃음 짓게 하고 그 속에 머무르고 싶은 소망을 불러일으킨다. 이렇듯 처한 현실과 소망하는 자연 사이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꿈꾸고 있다. 이러한 경계를 김기택 작가의 회화에서 느껴볼 수 있다.

 

이슬을 머금은 매화의 싱그러움

김기택 작품의 대표적인 소재는 분홍빛 매화이다. 매화는 봄을 대표하는 꽃이기도 하고 동양의 전통 화제로 이른 봄에 피는 절개를 상징하는 사군자 중 하나로 칭송받기도 한다. 하지만 작가는 그러한 의미 이전에 매화가 가지는 꽃의 물리적 본질에 주목했다. 건강한 꽃망울이 가지는 둥근 형태, 윤이 도는 꽃잎에 도는 분홍색감 그리고 추운 겨울의 시간을 이겨내고 움튼 생명력에 주목했다. 그리고 어느 날 아침 이슬을 머금은 매화에 감응한 김기택은 꽃의 표면에 맺힌 물방울을 함께 그렸다.

김기택은 자신만의 작업을 위하여 초기에는 다양한 소재를 회화의 평면에 표현하였다. 그리고 나무판넬을 사용하기도 하고 수채나 유채의 방식 등 다양한 매체들을 사용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2010년경부터 김기택은 자연에서 발견한 매화를 표현하게 되었고, 이는 <아침이슬> 연작으로 완성되었다. 이 연작에 담긴 매화들은 작가가 매년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찾아다닌 것들이다. 매화로 유명한 곳 뿐 아니라, 오래된 산사에 올라 그곳에서 마주하게 되는 매화와 돌, 돌담 그리고 다양한 꽃과 풀, 새들을 포착하고자 했다.

김기택은 나태주 시인의 시 <풀꽃>에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라는 글귀처럼 자연을 자세히 바라보면서 그 속에 담긴 사소한 아름다움을 찾고자 한다. 작가는 “사소한 들꽃, 바위, 나뭇가지 하나라도 원하는 느낌이 살아있는 소재를 찾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눈에 잘 띄지 않는 사소한 것에서 아름다움을 부각하고 싶다고 작가노트에서 쓰고 있다. 그리고 그에게 있어 자연은 ‘영원한 미의 근본이며 작업의 모티브’라고 한다. 자연에서 찾은 소재들을 통해 생명의 내재적 가치와 순리를 회화로 표현하고자 한다.

 

 

love(사랑)_116.8x91cm_Oil on canvas_2014

 

 

눈 앞에 펼쳐진 여행의 기억

물방울이 맺힌 매화를 관찰하고 세밀하게 사실적으로 재현한 <아침이슬> 연작을 하다, 김기택은 2014년부터는 약간의 변주했다. 즐거울 락(樂)이나 한글 ‘봄비’ 등의 글자에 매화를 넣기도 하고 봄비를 맞는 우산을 든 사람들, 나들이 간 가족 등 현실 속 풍경과의 결합도 하였다. 그러면서 김기택은 점차 자신이 과거에 경험한 기억을 매화와 함께 배치하였고, 그렇게 <기억이 머무는 자리> 연작이 시작되었다.

김기택은 소재를 찾고자 다닌 여행을 통해 ‘익숙한 곳을 벗어나 낯선 곳에서’ 마주한 새로운 풍광을 주목했다. 이러한 모습들은 여행에서 돌아와서도 ‘기억의 잔상’으로 어른거렸다고 한다. 이러한 이미지의 잔상은 여행에서 찍은 사진 이미지를 바탕으로 화폭에 옮겨졌다. 여행에서 포착한 사진 이미지는 그저 대상의 형태만을 참조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당시의 빛과 그림자, 분위기와 소리 등 작가의 기억을 상기하기 위한 하나의 참조물이 되었다. 그렇기에 김기택이 구현한 <기억이 머무는 자리> 속 화면은 현실적인 재현의 공간으로 보이지만, 작가의 기억을 기반으로 한 이미지의 조각들이 결합한 상상의 공간이기도 하다.

 

 

Where my memories remained(기억이 머무는자리)_116.7x91cm_Oil on canvas_2021

 

 

회화로 펼쳐진 자유로운 낙원

김기택은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찾는 과정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지만, <기억의 머무는 자리> 연작을 통해 진정한 자유를 느꼈다고 한다. 흐릿하게 처리한 배경 속에 돌과 돌담, 그 사이에 자라는 풀과 얹어진 나뭇가지, 풀과 꽃 그리고 터질 듯 잘 익은 과일과 금방이라도 움직일 듯한 새들이 화면에 자리하고 있다. 배경과 달리 세밀하게 묘사된 자연물들은 지금 눈앞에 놓여있는 듯 사실적이다. 하지만 자신의 작업은 극사실주의라기보다는 회화의 흔적을 담고 있다고 말했듯, 그림 속 사물에 가까이 갈수록 형상들은 회화적 표면에 놓인 아름다운 형과 색의 감각을 느끼게 한다.

이렇듯 회화의 존재적 흔적을 담고 있으면서도 디지털 작업에 기반한 사실적 형상은 보는 이를 감각적으로 매료시킨다. 그리고 이러한 매료에는 현실적 시공간을 벗어나 회화 공간 속에서 자유롭게 결합된 자연물들의 간의 관계성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과거 매화에서 연상되는 봄, 그리고 이슬에서 연상되는 아침이라는 시간성에 주목한 작업을 했다면, 이번 <기억이 머무는 자리>는 계절 뿐 아니라 여러 시간이 혼재된다. 또한 화면 속 이미지들의 본래적 지시물이 놓여있던 공간과 무관하게 떼어 내지며, 김기택의 붓끝으로 같은 공간에 놓여있다. 다시말해 다른 시공간에 있던 이미지들이 하나의 화면 속에서 자연스러운 관계성을 가지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회화 공간은 작가만의 자유로운 낙원인 것이다. 그리고 과거 작가가 자연의 내밀한 구석에서 오랫동안 찾아왔던 사랑스러운 이미지들이 만들어낸 이 자유로운 낙원에서,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 역시 자신만의 행복한 낙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허나영(미술평론)

 

 

아침(morning)_72.7x72.7cm_Oil on canvas_2014

 

 

아침이슬(morning dew)_60.6x72.7cm_oil on canvas_2014

 

 

 

 

 
 

김기택 | 金基澤

 

충남고등학교졸업, 목원대학교 미술교육과 졸업 | 충북대학교 미술교육대학원 졸업

 

개인전 | 2022 대전미술대전초대작가상 수상작가전, 대전시립미술관 | 2022 비디갤러리, 서울 | 2020 갤러리 S 초대개인전, 청주 | ​2020 갤러리 위즈아츠 초대전, 대구 | 2017 비디갤러리 초대 개인전, 서울 | 2016 장은선갤러리 초대 개인전, 서울 | 2014 제11회 이동훈미술상 특별상 수상작가전, 대전시립미술관 | 2013 캐피탈 갤러리 초대전, 서울 | 2013 장은선 갤러리 초대전, 서울 | 2013 모리스 갤러리 초대전, 대전 | 2011 장은선 갤러리 초대전, 서울 | 2008 스기 갤러리 초대전, 일본 아키타 | 2008 르씨엘 갤러리 초대전, 서울 | 2007 Open Gallery 초대전, 미국 New York Long Island | 2006 스기 갤러리 초대전, 일본 아키타 | 2005 스기 갤러리 초대전, 일본 아키타 | 2004 아토리온 전시장 개인전, 일본 아키타 시립미술관 아토리온 | 1999 한림 갤러리 개인전, 대전 | 1994 인데코 화랑 개인전, 서울

 

아트페어 참가 및 개인 부스전 | 2022 KIAF ART SEOUR-SETEC | 2018~2020 안산아트-안산문화예술의전당 | 2018~2020 광주아트-김대중 컨벤션센터 | 2018~2020 아트경주-경주화백컨벤션센터 | 2018~2020 부산바마(BAMA)-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벡스코) | 2018 ‘꽃피는 봄이오면’아트페어(울산현대예술관 미술관) | 2018~2020 아트부산-부산국제아트페어(벡스코) | 2017 대전국제아트쇼(대전무역전시관) | 2016 한국구상대제전(서울 예술의 전당) | 2013 한국구상대제전(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 2012 서울미술관 기획 “한국미술의 이상과 현실”전(서울 인사동 서울미술관) | 2010 KSAF 참가(서울 무역전시관 컨벤션 센터 SETEC) | 2007 중국 서안(중국 서안 섬서성 미술 박물관 3전시실) | 2006 중국 산동성(중국 산동성 위해시 국제 전시 센터) | 2002 충북 아트페어 부스전(청주 예술의 전당)

 

수상 | 2021 대전미술대전 초대작가상 수상(대전시장상) | 2013 이동훈 미술상 특별상(대전시, 중도일보, 대전 시립미술관 주관) | 1992 대전광역시 미술대전 “대상”(대전 시립미술관)

 

작품소장처 | 과천국립현대미술관(ART BANK)-새, 100호 F Oil on Canvas, 1995년 作 | 과천국립현대미술관(ART BANK)- 아침이슬, 50호 F, Oil on Canvas, 2005년 作 | 대전시립미술관-아침이슬, 100호F, Oil on Canvas, 2012년 作 | 대전 시립미술관-의식된 상황, 100 F Oil on Canvas, 1992년 大田 美術大展 대상 作 | 충북 영동검찰청- 제목 : 또 다른 시각, 100호F, Oil on Canvas, 2006년 作  

 

단체전 | 2021 동상(同裳)한국현대미술중국교류전시회, 중국산둥미술관 | ​대전광역시미술대전 초대작가전, 대전시립미술관 | 대전미술제 - 대전 예술가의 집 | 대전서구미술작가 초대전 『소중한 일상, 예술의 향기로 채우다』, 대전 | 대전구상작가협회전, 대전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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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20615-김기택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