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홍선 展

 

Tooth for Tooth

 

 

 

씨알콜렉티브

 

2022. 4. 19(화) ▶ 2022. 5. 28(토)

서울특별시 마포구 성미산로 120 | T.02-333-0022

 

http://cr-collective.co.kr

 

 

Steeple_Security wall fencing_124x 38x 31 inches_ 2019

 

 

씨알콜렉티브 CR Collective는 장홍선 개인전 《2=2(Tooth for Tooth)》를 오는 4월 19일(화)부터 5월 28일(토)까지 개최한다.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장홍선 작가의 국내 두 번째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매일 밤 울려대던 구급차 사이렌으로 인한 죽음의 공포와 인류세의 위기감 그리고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르기까지, 반인류적이고 비윤리적 상황에 대한 작가의 회의감과 무력함에 대한 자책까지를 더해 탐욕의 원죄로 상정된 지방덩어리를 소환하여 문제제기하고 있다. 작가는 지방섭취가 뇌 발달과 함께 상상력을 촉진시켰고 업데이트된 인간의 능력치는 초월적인 것, 특히 신으로부터 화폐에 이르기까지 욕망하는 것을 분리하여 상징적 가치를 부여해왔음을 지적한다. 오랜 기간을 걸쳐 이권을 차지하기 위한 갈등과 반목이 존재했으며, 상징화 과정에서의 수많은 충동의 대체재와 보충물들은 또 다른 부작용들을 발생시켜왔다는 것이다.

“원시 조상인 호모에렉투스가 사냥을 통해 획득한 동물들의 고기와 연골에서 지방질을 흡수하기 시작하면서 뇌 발달이 촉진되어 인지능력이 진화했다고 알려져 있다. 늘어난 뇌용량을 얻은 그들은 삶과 죽음을 목격하며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는 힘으로 생명의 연장을 욕망하며 죽음을 넘어선 초월적 존재인 신을 창조하고 종교를 만들었을 것이다.” (작가노트에서)

 

 

Pied Piper_British police baton_22x3 inches_2016

 

 

전시제목 “2=2”는 함무라비법전이나 성경에 기록된 ‘눈에는 눈, 이에는 이’에서 차용한 것으로, 가해자에게 주어지는 ‘피의 보복원칙’을 수와 기호로 상징화시켰다. 이 원칙은 이후 모든 죄를 사하신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무화 되었는데, 작금의 반인류적 상황들은 다시 인류에게 그 피해가 고스란히 가해지는 인류세 변증법처럼 도리어 고대사회로의 회귀로 등식화하게 되는, 아니면 아직도 인류는 단 한 번도 발전된 적이 없었을지 모른다는 냉소를 기호로 소환하고 있다.

오랜 시간 미국 뉴욕미술계에서 활동해온 작가는 아시안 작가들에게 요구되는 선입견과 프레이밍에 항상 의문을 제기하고 그만의 저항적 제스처를 취해왔다. 물성 자체의 관심뿐만 아니라, 특히 사물의 보이지 않는 정치적 의미에 균열을 내어 이분법적 오류를 드러내고 허울을 들춰내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물성을 제거하거나 변환시키는 작업으로 자신만의 언어를 구축해 왔다.

 

 

Island_Ivory soap, animal bones, Ikea kitchen cabinet_ 26.5x72.5x64 inches_ 2018

 

 

이번 전시에서 장홍선 작가는 가상화폐 채굴 장치와 팬으로 자극적이고 시끄러운 기계장치들과 함께 생경한 일종의 한바탕 ‘소동’을 구현해낸다. “<지방질의 벽>은 다량의 고체 마가린 블럭들을 벽돌 쌓기 방법으로 쌓아 스테인레스 받침대 위에 놓여있고, 같은 공간에 자체 제작된 요란한 기계음과 함께 채굴기는 실시간으로 특정 가상화폐를 채굴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기로 인해 지방질의 벽은 서서히 액체화가 이루어진다.” (작가노트에서) 그리고는 냉각기에 의해 다시 원형의 고체 상태로 밸런스를 유지하게 된다. 액체와 고체 사이를 오가는 아슬아슬한 긴장 상태는 비닐하우스 속에서 식욕을 자극하는 냄새와 컬러풀한 오브제들, 그리고 욕망의 소리와 함께 관람자들이 기이한 체험을 하게 한다. 또한 전시장 벽에는 교회의 장의자들이 교단을 향하고 있는 일반 교회의 그것과는 다르게 놓여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십자가 건물들과 기존의 열광적 예배방식 역시 뉴노멀의 상황을 맞닥뜨리고 있는 듯하다.

그는 가부장적인 아버지에 대한 기억과 함께 다문화 미국사회를 관통하는 포스트콜로니얼리즘에 대한 의심증과 무관심이라는 공포, 그리고 관습과 특정 신념에 대한 회의적 태도로 일관한다. 이번 《2=2(Tooth for tooth)》에서 마가린 벽으로 상징화된 이스라엘의 ‘통곡의 벽’ 이슈나 이방인으로서 다시 한국미술계를 바라보며 특유의 거친 정치적 텍스트를 던지고 있는 그의 아티스틱 프랙티스가 어떠한 맥락으로 해석될지 또는 어떻게 관람자들과 공명할지 궁금증과 함께 기대감이 증폭되는 지점이다.

 

 

Ghost_Ivory soap bars, plastic sheet, wood pallets_ 48x 80x 16 inches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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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20419-장홍선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