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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지 展
남겨진 풍경
37pm 장지에 채색, 80x80cm, 2021
갤러리 도올
2022. 4. 15(금) ▶ 2022. 5. 1(일)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87 | T.02-739-1405
45pm 장지에 채색, 80x80cm, 2021
박윤지의 그림은 신비롭고 아름답다. 물결처럼 일렁이거나 아른거리며 색감과 만나면서 어울리는 장면은 분위기로 어필된다. 추상적이면서 사실적인 것이 화면은 전체가 조화롭다. 부드럽지만 단단하고 잡힐 것 같지만 어디론가 빠져나갈 것 같은 묘한 구석에 그림은 작가의 평소 경험을 바탕으로 하지만 장면에 포착됨은 대상이 아니다. 그보다 빛 옆에 따라다니는 그림자를 전제로 하기에 화면은 어디선가 본 듯한 기억처럼 잔상으로 남는다. 미세한 떨림이 있거나 여린 면 이 있는 형태들로 무엇을 정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사물이 아닌 그림자로서 마치 동양화의 여백처럼 기억이 전달해 주는 느낌 같기도 하다. 보이는 것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유추해 내듯 자신의 내면이 감각화된 작용으로 그림자는 색채와 만나면서 살며시 스며든다. 사물은 아예 사라지거나 축소되고 그림자는 색채로서 화면을 메운다. 공간의 채워짐. 작가의 작업은 장소성의 힌트를 주는 연출도 있지만 그보다 추상으로 가는 양상이다. 공간이 있고 안료와 그림자의 섞임, 이곳은 남겨진 것인지 다시 시작되는 곳인지 알 수 없다. 마음속을 맴돌고 있는 그 무엇이 심상으로 변화하여 자리를 잡는다.
12pm 장지에 채색, 80x80cm, 2022
작가에게 일상이란 지나간 날들이 포함된 현재로서 현실의 반복은 감성으로 이어진다. 문득 떠오른 것이 사소하거나 버거운 진실들로 감정이란 상념 같은 것일 수도 있다. 그저 기약 없이 삶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생각하고 삶의 일부로 순간에 주목한다. 이를 감지하기 위해 경험 안의 빛과 그림자를 평면 안에 새겨 넣음으로 각인시킨다. 언젠가 있었고 그 순간은 없음을 확인받는 자리로 작품이 된다. 무엇이 있었지만 사라져 버린 것을 확인하는 순간 더 강력한 어떤 것을 느끼는 건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이지만 작가는 그것을 감각화 시켜 보여주려 한다. 잡히지 않는 한 순간을 그린다는 것은 무한한 시간의 흐름 속에 지나감을 확인하는 것이기에 무모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35pm 장지에 채색, 80x80cm,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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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vol.20220415-박윤지 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