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언 展
밤새 瑞雪(서설)
동원화랑
2022. 2. 8(화) ▶ 2022. 2. 25(금)
대구광역시 중구 봉산문화길 42 | T.053-423-1300
www.idongwon.co.kr
밤새..목포 서산동_Oil on canvas_72.7x53.0cm_2021
눈 내리는 하얀 밤 얼기설기 얽힌 골목길 동 트기 전 신문을 배달하는 소년의 바쁜 걸음처럼 나는 정신없이 골목길 모퉁이를 돌고 돌아 발자국을 남긴다. 언제 그칠지 모를 눈과 이내 꺼져버릴 가로등 불빛이 아쉬워 쉴 새 없이 움직여 보지만 그 새벽은 짧기만 하다. 눈이 오는 밤은 춥지만 환하여서 좋고 그 추위는 따뜻함을 생각하게 하여서 좋다 이곳 저 곳 구석구석을 기웃거리고 담을 타기도 지붕 위를 오르기도 한다. 몰래 옥상에 올라 발자국도 남기고 장독 뚜껑에 손도장도 찍어본다. 성에가 낀 창을 타고 흐르는 tv소리는 시린 몸을 녹여주기에 충분하고 뾰족한 유리 조각이 촘촘히 박힌 눈 덮인 담장은 친근한 도둑이 연상될 정도로 알 수 없는 일체감을 느끼게 한다. 가끔 개짓는 소리에 놀라 급히 자리를 뜨기도 하고 인기척 소리에 카메라를 숨긴 채 선걸음으로 모퉁이를 돌아간다. 이상 한 듯 바라보는 시선이 불편하기도 하지만 긴 삶의 흔적들을 너무 쉽게 바라보고 포장 하려는 내 미안함에서 나오는 어색함이기도 하다. 가파른 골목길 중턱에서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못하는 차를 쳐다보며 밤을 새기도, 주차된 차를 찾지 못하여 긴 시간을 헤매기도 하지만 많은 생각과 기억을 만들어주는 그러한 시간들이 참 좋다. 훗날 그곳의 눈처럼 나의 그림에도 많은 이야기가 쌓여지면 좋겠다...
밤새...목포 서산동_65.1x91.0cm_Oil on canvas_2021
밤새...서산동_91.0x65.1_oil on canvas_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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