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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광역시 동구 공공미술 프로젝트
우리 동네 미술 人+木(휴) #3
생명의 근원 休 · 희망의 나무 休 · 꿈의 달 休 · 삶의 흔적 休
(대표)이영희, (행정)이나연, 정창이, 오종현, 박성환, 김차경, 신지우, 장진호, 조우 이기라, 유미정, 박진화, 이정미, 김보근, 박기훈, 박소윤, 강보라, 이소영 유진숙, 유ㅁ림, 최세진, 고진이, 박ㅁ얼, 전미선, 김경미, 백승기, 박혜경 배달래, 이두리, 최희연, 유창호, 임선영, 한명일, 오성철, 이동현, 최재훈
공공미술 프로젝트 '우리 동네 미술' 人+木[휴]는 생명의 근원 休, 희망의 나무 休, 꿈의 달 休, 삶의 흔적 休 총 4가지 테마로 이루어진 작품입니다. 이 프로젝트가 시행되는 장소인 수도국산(水道局山)은 인천광역시 동구 송현동과 송림동에 걸쳐 있는 높이 56m의 작은 산으로 과거 산비탈에 3000여 가구가 모듬살이를 하였으며, 인천 최초의 상수도 시설인 송현배수지가 위치한 인천의 근·현대 역사문화를 대표하는 장소입니다. 현재는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섰으며 송현근린공원이 조성되어 주민들의 휴식공간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60~70년대 수도국산의 생활사를 재현한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이 2005년에 개관하여 역사·문화 학습의 장이 되고 있습니다. 본 프로젝트를 통해 박물관의 옥상 유휴공간에 휴게형 공간과 예술형 공간을 조성함으로써 이곳을 찾아주시는 분들께 도심의 일상 속에서 자연과 예술을 통한 휴식을 드리고자 합니다.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 인천광역시 동구 솔빛로 51
공공미술 프로젝트 '우리동네미술' [休(휴)프로젝트] 유튜브 | https://youtu.be/jh7_IktClTs
주최 | 문화체육관광부 | 인천광역시 | 주관 | 인천광역시 동구 | 시행 | 잇다스페이스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쉼과 재생 그리고 모두를 위한 공공미술
I. 쉼을 위한 공공미술 번잡한 일상은 늘 그렇듯이, 우리에게 하루의 긴장과 수일 동안의 고단함을 선사한다. 그래서일까? 많은 이들은 일주일마다 돌아오는 주말에 ‘노동을 하지 않는 편안한 쉼’의 시간을 갖고 싶어 한다. 주말 동안은 대개 몸을 편안하게 만드는 여흥과 휴식을 통해 노동을 잠시 접지만, 더러 스포츠나 등산과 같은 방식으로 ‘쓰지 않던 근육을 움직이는 노동’을 통해서 ‘일이 아닌 쉼의 시간’을 지향하기도 한다. 이처럼 모든 노동은 생산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더러는 소비와 향유를 의미하기도 한다. 예술 창작과 같은 노동은 대표적인 예가 된다. 예술을 위한 노동은 예술품 생산과 더불어 예술 감상과 향유라는 소비의 차원을 동시에 진작시킨다. 그것은 때때로 시장 논리 속에서 재화처럼 ‘유형의 상품’으로 거래되기도 하지만, 대개는 미적 가치의 향유라는 ‘무형의 콘텐츠’로 사람 사이를 오간다. 예술가와 관람자 혹은 시민 사이를 말이다. 예술 창작이 일견 일상생활에 쓸모없어 보이는 미적 가치를 생산하는 무모한 노동이라 할지라도, 그것에 의해 생산된 예술품은 감상자에게 미적 쾌를 나누고 미적 가치를 유산으로 남기면서 인류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시민과 함께 하는 공공미술은 더더욱 그러하다. 여기, 예술 노동을 통해 시민 감상자에게 미적 쾌와 쉼의 시간을 나누고 그 가치를 유산으로 남기고자 하는 공공미술이 있다. 인천 구도심인 수도국산(水道局山)에서 ‘2020 공공미술 프로젝트 – 우리 동네 미술’의 일환으로 펼쳐지는 《휴(休)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이다. 주관 기관인 〈잇다(ITTA) 스페이스〉는 이 프로젝트의 목적을, “주민과 작가의 소통으로 지역을 문화 예술적으로 변화시켜 지역의 문화적 위상을 높이고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하고자” 하는 것으로 규정한다. 아울러 사업 주체는 《휴 프로젝트》의 목적을 다음처럼 구체화한다: “수도국산 옥상공원 공간을 인+목(휴)라는 개념으로 작가와 주민의 상상력을 가지고 일상적 문화 예술 향유를 위한 환경 개선과 변화를 도모하고 현재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코로나 시대에 현대인의 삶의 휴식처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코로나와 각종 재난 그리고 환경오염이 일상다반사가 된 포스트 팬데믹과 인류세의 시대를 맞닥뜨린 오늘날, 평온한 삶이란 요원해 보인다. 이러한 시기에, 《휴 프로젝트》는 복잡다기하고 고단한 삶에 지친 현대인에게 “그래도 이웃이 있다”는 따스한 위안과 “그래도 살만한 세상”이라는 희망을 그리고 무어라 말할 수 없는 쾌와 감동을 전하는 공공미술을 통해서 ‘시민(人)’이 안거할 ‘자연의 품(木)’과 같은 ‘쉼(休)’의 공간을 건네어 주고자 한다. 미술가들은 피폐하고 퇴락한 삶의 공간에 예술의 새 옷을 입히면서 환경을 밝게 변화시키고, 휴 프로젝트가 자리한 수도국산을 시민들이 여유와 평온의 시간을 누리기 위해 자주 찾는 쉼의 공간으로 변화시킨다. 그뿐만 아니라 지역의 주민들은 미술가들이 만든 예술 작품에 참여하고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을 창작하는 의미를 함께 나눈다.
생명의 근원 설치장소 | 희망의 나무 설치장소
II. 지역 재생을 위한 공공미술 《휴 프로젝트》는 한국전쟁, 산업화 그리고 수도권 이주가 빚은 ‘도시 난개발’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인천 동구 송현동과 송림동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나지막한 산인 ‘수도국산’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과거 소나무 숲이 울창했던 이 공간은 1900년대 초 인천과 서울을 잇는 ‘송현배수지’가 완공되고 수도국이 신설되면서 지금의 ‘수도국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현재 이곳에 지역 역사를 기록하고 가시화한 ‘수도국산 달동네박물관’과 시민을 위한 녹지와 체육 시설을 겸비한 ‘송현근린공원’이 위치한다는 점에서, 《휴 프로젝트》의 사업 대상지는 근대의 역사적, 문화적 유산과 현재의 시공간적 맥락이 맞물려 상존하고 있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도심 속 자연과 예술의 결합을 통해서 ‘쉼’을 지향하는 휴게 공간과 예술 공간을 함께 구축하려는 《휴 프로젝트》는 이 지역의 역사적, 사회학적 맥락을 바탕으로 공공미술을 실천한다. 달리 말하면, 《휴 프로젝트》는 지역 거주민이 머리와 가슴에 새긴 과거의 시공간을 추적하고 지금, 여기에 소환하는 방식으로 ‘통시(通時)와 공시(共時)의 맥락’을 함께 성찰하는 ‘지역 재생’의 의미를 실천한다. 즉, 지역이라는 물리적 공간에 담긴 무형의 콘텐츠를 역사적, 사회적으로 추적하고 그 공간의 의미를 일련의 맥락 속에서 공공미술을 통해서 실제로 변화시킨다. 그렇다면 《휴 프로젝트》가 공공미술을 통해 실천하고 있는 ‘지역 재생’이란 무엇이며 그것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천되고 있는지를 살펴보자. 먼저 프로젝트는 네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섹션1 생명의 근원 – 휴, 섹션2 희망의 나무 – 휴, 섹션3 꿈의 달 – 휴, 섹션4 삶의 흔적 – 휴’가 그것이다. 섹션명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이 프로젝트는 지역의 ‘삶의 맥락’을 통시적 시간으로 조명하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간파할 수 있다. 섹션1에서 생명의 근원으로 다루고 있는 ‘물’은 이곳이 배수지 즉 수도국이 있던 수도국산임을, 섹션2에서 희망의 상징으로 제시하고 있는 ‘나무’는 이곳이 소나무 숲이었음을, 섹션3에서 꿈을 은유하는 ‘달’은 이곳이 한때 달동네로 불렸던 서민의 거주지였음을, 그리고 섹션4에서 삶의 흔적을 품은 ‘옥상 쉼터 공원’은 사업 대상지가 현재의 ‘송현근린공원’임을 간결하게 지시한다. 즉 이 프로젝트가 지향하는 ‘지역 재생’이란, 하늘과 땅이 기억하는 과거의 사실을 고의로 망각하거나 은폐하지 않고 ‘여기, 지금’에 재맥락화하는 일이자, 사실을 과장, 왜곡하거나 포장하지 않으면서도 ‘지금, 이곳’을 보다 나은 삶의 지평을 향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구체적으로 섹션1의 1980년 설립된 송현배수지의 역사성과 지역성을 모티브로 한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의 물방울 조형물 앞에서 관람자는 인천 동구 지역민이 오랫동안 소중하게 생각했던 생명의 근원인 물의 의미와 현 옥상 쉼터공원이 품은 ‘쉼’의 의미를 되새길 것이다. 섹션2에서는 옥상공원에 즐비하게 세운 화려한 색상의 모자이크 문양을 지닌 나무들과 찬란한 스테인드글라스의 피부를 가진 나무들을 통해서 지역민들은 이전의 송림지였던 지역의 역사를 되새기면서 낮과 밤의 변화하는 자연 풍경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섹션3의 꿈의 달을 형상화한 작품에서는 〈달동네박물관〉이 놓인 과거와 현재의 의미를 되새기고, 섹션4의 무수하게 많이 설치된 군집의 집 형상은 지역민으로 하여금 ‘우리 동네’라는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반추하거나 지역 공동체의 의미를 되새기게 할 것이다. 이처럼 《휴 프로젝트》는 ‘공공미술을 통한 지역 재생’이란 화두를 가지고 미술의 언어를 통해서 지역에서의 오늘의 과거를 되새기고 현재를 잇는 맥락 속에서 지속하는 지역의 정체성과 발전적 모색을 고민한다. 지역민의 예술 향유의 문제의식을 늘 고민하면서 말이다.
꿈의 달 설치장소 | 삶의 흔적 설치장소
III. 모두를 위한 공공미술 《휴 프로젝트》가 지향하는 공공미술은 누구를 위한 공공미술인가? 그것은 좁게는 인천 동구의 지역민을 위한 것이지만, 넓게는 특별한 일로 수도국산을 찾는 지역 외 거주민은 물론이고 단순히 관광을 목적으로 한 외국 관광객까지 모두 아우른다. 가히 ‘미술의 민주화(Artistic democratization)’라는 관점의 ‘모든 사람을 위한 공공미술(Public Art for everybody)’이라고 할 것이다. 즉 이 프로젝트는 이해하기 어려운 현대미술로부터 소외된 다수의 사람을 관람자로 초청하는 공공미술이자, ‘누구에게나 미술로 친절히 다가가기’를 실천하는 공공미술이다. 이러한 까닭에 《휴 프로젝트》가 선보이는 작품들은 ‘미술 읽기’에 있어서 어렵지 않다. 작품이 선보이는 의미와 작품이 드러내는 공공성의 기제를 남녀노소 상관없이 모두 어렵지 않게 읽어낼 수 있는 ‘쉬운 미술’을 지향하는 까닭이다. 한편, 《휴 프로젝트》는 미술민주주의(Artistic democracy)라 불리는 ‘모든 사람에 의한 공공미술(Public Art by everybody)’을 지향하는 것을 방기하지 않는다. 미술민주주의는 단순히 관람자의 소외 양상을 극복하려는 것이 아닌 관람자를 창작자로 전환하는 방식의 전환을 시도한다. 이러한 차원에서 《휴 프로젝트》는 전문가인 미술가가 작품을 생산하고 비전문가인 관람자는 창작을 간접 체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모든 사람을 위한 프로젝트’가 된다. 이처럼, 《휴 프로젝트》는 다수의 예술가가 콜라보라는 이름으로 협업을 하는 일뿐만 아니라 시민을 창작의 간접 주체로 참여시키는 일을 주저하지 않는다. 이 프로젝트는 작품을 설치할 장소와 방법을 지역 주민과 협의하고 그들의 협조를 구하는 일과 더불어 ‘스테인드글라스 스텐드 만들기’, ‘소품나무집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들에게 작품 창작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함으로써 넓은 의미의 공동 창작을 실현했다. 참여자들이 현장 답사를 통해 작품을 주민들에게 설명하는 교감과 소통의 시간을 보냈을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과 함께 공원에 잔디 심기를 실천함으로써 ‘작품 창작의 완성’을 함께 했다고 평할 수 잇겠다. 공공미술이 설치되는 장소의 특성과 맥락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이들이 바로 해당 지역 거주민이기 때문에, 지역민을 간접적으로나마 창작에 참여하게 만드는 이러한 ‘모든 사람에 의한 공공미술’이라는 《휴 프로젝트》의 방향성은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있어서 이상적인 모델을 구축할 수 있게 하는 동인이다. 그러나 ‘모두를 위한 공공미술’이란 말처럼 그리 쉽지 않다. ‘지역민을 위한 공공미술’이란 순수 미술의 동력을 오염시키게 만드는 요인이 될 위험마저 내포한다. 건강한 예술 정책과 행정을 작동시킨다는 명목하에 공공미술가들이 도구화되거나 공공미술 작품이 장식물로 전락할 위험은 도처에 도사린다. 공공미술의 이상과 달리, 현실 속에서 대면하는 몇몇 조악한 공공미술이 오히려 우리 삶의 환경을 천박하게 만들고, 더럽히면서 득보다 실이 되기도 한 사실을 우리는 안다. 오늘의 공공미술은 지역의 맥락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그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구태의 조형물을 내세우거나, 공공미술이란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쓰레기를 생산해 왔는지를 반성할 일이다. 물론 이러한 예는 일부분이다. 우리는 안다.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면서 《휴 프로젝트》가 실천하는 공공미술의 방향성을 말이다. 예술이 궁극적으로 예술가 개인의 창작 유희와 만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 안에서 실현하는 예술 소통 행위를 비평가든, 관람자든 가치 판단이라는 이름으로 늘 평가받고 있다는 것을 유념할 일이다. 오늘날 우리는 예술을 대면하면서 그것의 생산에만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의 향유와 소비, 나아가 그것의 매개 행위에도 주목해야 한다. 공공미술만이 ‘모두를 위한 미술’이 아니라 지극히 개인적인 미술 행위조차 ‘모두를 위한 미술’의 범주 안에 이미 들어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제도권 안에서 마땅히 그러해야만 오늘날 인류의 예술 생산이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한편 지극히 개인적인 예술 세계에 힘쓰는 예술가들도 ‘평소에 쓰지 않던 근육’을 사용해서 ‘다수를 위한 예술 노동’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되묻는 예술가의 자기 성찰을 이 사회 속에서 끊임없이 병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지역민의 쉼, 지역의 재생, 그리고 모든 사람을 위한 공공미술’을 지향하는 《휴 프로젝트》는 ‘예술 생산, 소비와 향유 그리고 매개 행위’를 두루 살펴보면서 이 시대에 필요한 창작과 기획이 무엇인지를 되묻고 실천하는 유의미한 공공미술 프로젝트라고 평가할 만하다.
김성호(Kim, Sung-Ho, 미술평론가)
사전 모임 및 전체 회의
[섹션1] 생명의 근원 休 - 1908년 송현배수지 역사성과 지역성을 생각하며 인천 동구의 생명의 근원인 [물]을 모티브로 대표하는 조형물 제작
[섹션2] 희망의 나무 休 - 나무형상의 모티브로 스테인드글라스 조형물을 제작하여 모자이크 형식의 몽환적인 느낌을 주어 지친 현대인의 마음을 공감하고 희망을 제시하는 희망의 [나무] 조형물 작품
[섹션3] 꿈의 달 休 - 달동네라는 높은 지대의 지역적 특징으로 달의 빛 조각이 떨어져 바닥에 놓여 빛의 길을 안내하는 형태로 주민들에게 마음의 안식을 가져다주며 달동네 박물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달]의 형상을 제작
[섹션4] 삶의 흔적 休 - 1960~70년대 서민들의 애환과 삶이 담긴 터전으로 치열하게 붙어있는 집들이 보여주듯 고단했던 우리 마을의 모습을 기억하며 현대적인 재해석을 통해 가변적으로 설치하여 지역주민과 협업으로 소통할 수 있는 설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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