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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숙 초대展
생성과 소멸, 그리고 감사 Birth, Extinction, and Gratitude
Spreading of happiness_162x130cm_Acrylic on canvas_2021
세종갤러리
2021. 12. 21(화) ▶ 2022. 1. 2(일)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 145, 세종호텔 1F | T.02-3705-9021
Spring of plum field II_100x100cm_Acrylic on canvas_2021
생성과 소멸, 그리고 감사
이종숙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먼저 정형화된 질서와 그 질서에서 오는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그 질서구조는 일정 패턴을 따른다. 중앙에 작은 원이 있고 그 안에 따뜻하고 희망적인 느낌을 주는 둥근 도형들이 적당한 간격을 두고 모여 있다. 그 원의 테두리 역시 안정과 희망을 주는 색을 띠고 있다. 그리고 그 주변으로는 또 다른 원이 있고, 그 원 안에는 동일한 형태의 작은 모형들이 질서정연하게 원의 궤도를 따르며 정렬되어 있다. 이러한 패턴은 제 생명을 탄탄하게 지켜내는 씨앗 속 구조처럼 보인다. 작가는 이러한 모습이 자연이라고 생각한다. 따뜻하고 희망적인 생명의 에너지를 탄탄한 질서 안에 품고 있는 세상, 언제든지 그 생명을 틔우고 풍부하고 아름답게 성장할 준비가 되어있는 세상, 그것이 생명이 창조하는 자연이다. 그녀는 이러한 자연에서 '자신을 감동시키는 순수한 진실을 대면하고 진지한 삶을 향한 에너지를 발견'한다. 필자는 그녀가 자연에서 포착한 에너지는 '생명을 소중하게 품고 지켜내는 힘'이며 '보기에 참 좋은 창조질서'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전시작품들도 그러한 창조질서를 보여준다.
Thanks for nature_53x73cm_Acrylic on canvas_2019
그런데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이전의 작품 분위기와는 좀 다르다. 이전의 작품들이 자연 안에서 생명을 틔우고 지켜내려는 의지와 그 의지가 경험하는 아픔에 집중한 느낌을 준다면, 이번에는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죽음과 이별, 슬픔이나 아픔도 창조를 이어가는 질서흐름의 한 과정이라는 순응적 태도에 집중하고 있다. 작가노트에서 이번 전시 작품의 주제를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로 정하고, 거기서 느끼는 '생성과 소멸 그리고 감사'를 표현하고 싶다고 한 것도 이러한 의도를 잘 나타내준다. 창조 질서가 담고 있는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잎을 다 떨구고 앙상한 가지로 맞이하는 추운 겨울'이 '휴식을 취하고 다시 올 봄을 위해 색과 향기를 준비하며 새 봄을 맞이하는 희망'으로 받아들여진다. 마치 서정주 시인의 시 <국화 옆에서>가 보여주듯,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던 이유'가 '노오란 네 꽃(국화꽃)을 피우기 위한 것'임을 깨달은 성숙한 여인의 모습을 보게 된다. 작가가 특별히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변화에 주목하는 것도 계절의 변화가 익숙한 삶의 질서를 깨며 찾아오는 것 같지만 사실은 자연스럽게 창조질서를 따라가는 것이라는 깨달음 때문이 아닐까.
Landscape-happinessI_120x80cm_Acrylic on canvas_2018
그렇다면, 작가는 이 창조질서를 어떻게 표현하고 있을까? 보통 질서라고 하면 단조롭고 지루한 느낌을 준다. 예술적 창의성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게다가 작가는 '점, 선, 면, 혹은 단순한 기하학적 도형과 색'으로 자연을 그려내고 있다. 그러한 자연에서 우리는 어떻게 그녀가 표현하고 싶어하는 '삶의 에너지와 힘'(<작가노트>), 그리고 그 '에너지와 힘이 작동하는 창조질서'를 느껴볼 수 있을까? 그것은 작가가 보여주는 질서의 안정감, 그 안정감을 유지하기 위한 생명의 부지런한 에너지, 그리고 색상의 변화를 통해 질서 안에서 일어나는 창조질서가 고착된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것임을 보여주는 작가의 방식에서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작가 특유의 예술적 창의성이라 생각된다. 그것은 또한 작가의 작품이 동일한 질서구조를 지니면서도 창의적이게 만드는 힘이기도 하다. 작가가 표현하는 자연의 구조는 사방으로 퍼지는 생명의 확장성을 보여준다. 가운데 작은 원은 생명이며, 주위 원은 생명을 둘러싼 세상이다. 생명의 에너지가 사방으로 향하고 주위 세상과 소통하면서 주위 세상이 변하는 구조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의 변화는 색상의 변화로 질서구조의 역동성을 더해준다. 특히 가운데 원 주변의 색상의 변화가 생명력의 움직임의 특성을 살려낸다. 계절별로 중앙에 있는 원의 색상은 큰 변화나 움직임을 나타내지는 않지만. 계절마다 주위 색이 변한다. 예를 들어 봄의 자연풍경은 생명의 진한 에너지가 온통 바깥쪽으로 퍼져나가는 모습으로, 여름의 자연 풍경은 내면 깊숙한 곳에서 안정과 성장의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모으면서 사방으로 연한 빛깔의 새로운 이파리들을 내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가을 부터는 주위 세상이 스스로의 개성을 죽이면서 서로 뒤섞여 환상처럼 어울린 세상을 만들어가다가 겨울에는 아예 제 모습을 지우면서 중앙의 따뜻한 생명의 에너지만 돋보이게 한다. 이러한 색상의 변화로 작가는 자신을 둘러싼 생명들이 창조질서에 반응하고 순응하는 모습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의식의 흐름대로_73x61cm_Acrylic on canvas_2019
보다 주목할 것은 이러한 창조질서가 유지되는 부지런한 움직임이다. 가운데 원을 둘러싼 원 안의 작은 아이콘들은 그냥 배열된 것이 아니다. 위치에 따라 크기가 달라지는 이것들은 질서구조를 따라 질서 정연하게 부지런히 한 곳을 향하여 움직이는 느낌을 준다. 수많은 작은 도형들의 움직임을 그려내는 작가의 치밀함만큼이나 도형들의 움직임은 치열하다. 그것들은 질서를 벗어나지 않고 정해진 궤도를 따라 움직인다. 마치 몸속의 피가 혈관을 따라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생명을 살아있게 하는 것처럼, 그러한 움직임에서 우리는 창조질서를 따라가는 생명의 치열한 끈기와 의지를 느끼게 된다. 그 움직임을 표현하는 작가의 끈기와 인내와 정성은 수행자의 수행을 연상시킨다. 이것이 작가가 창조하고 공유하고 싶은 자연의 모습이 아닐까? 이러한 자연에서 모든 피조물들이 살아나고 우리가 위로를 얻는다. 작가도 갓 피어난 매화가 질 것을 생 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처연함'을 느끼면서도 함께 해온 나날에서 위로와 감사를 느낀다(<작가노트>) 했다. 작가가 작품 활동을 계속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광용 (시인 / 문학박사 / 수원여자대학교 교수)
The scent of happiness_40x40cm_Acrylic on canvas_2021
나의 작업은 자연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끝없이 나의 삶을 여행한다.
눈 앞에 펼쳐지는 모습들 드넓은 평야와 산, 신비한 광경이 어우러진 바다, 그리고 계절마다 펼쳐지는 색의 향연들… 이들은 한 순간도 머물지 않고 변화하면서 매 순간 감동을 준다. 나아가 보여지는 것뿐만이 아니라 섬세한 소리, 향기, 그리고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나의 마음이 함께 어우러져 시간이 흐를수록 깊어 간다. 그 감동의 공간 속을 거닐다 보면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닫게 되며, 이를 부단히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그 근원이 되는 순수한 진실에 다다르게 된다. 이 과정은 나에게 있어 삶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며 진지한 삶을 향한 에너지가 된다. 이러한 감동 에너지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절제된 선과 색을 사용한다. 절제된 선과 색은 감동을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로 정제하여 조형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 내재된 강한 에너지를 응축시켜 나타낸다. 또한 단순화된 이미지를 변형하고, 끊임없이 반복함으로써 보여지는 화면의 구도 저 너머로 계속해서 연이어지는 내면의 그림도 그리게 된다. 이렇듯 몰두하고 집중하게 하는 힘에 이끌리다 보면 어느새 내면의 세계를 거닐고 있다.
이종숙 작가노트 중에서…
Life force I_80x80cm_Acrylic on canvas_2020
Happiness_73x73cm_Acrylic on canvas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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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숙 | LEE JONGSUK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서양화 전공)
개인전 | 2021 생성, 소멸 그리고 감사 (세종갤러리 초대 개인전) | 2020 Landscape-Introspection (갤러리 divan 초대 개인전) | 2019 Explosion of colors (Villa des Arts, Paris) | 2018 마음의 풍경 (인사아트센터) | 부스개인전 KAFA 국제아트 페어 (일산 킨텍스) | 2015 Landscape-Iceland의 붉은 토마토 (갤러리 퀄리아 초대 개인전) | 2013 Landscape (갤러리 7, 예술의전당) | 가원미 관 초대 개인전 (가원미술관) | 2011 Landscape (갤러리 라메르)
Art Fairs | 2021 Focus London 2021/ Color of Life (Saatchi Gallery, London) | Focus Paris 2021 (Atelier Richelieu, Paris) | 2020 Art Captial-Grandpallais (파리, 프랑스) | 2020 Frame Basel Artfair-바젤아트센터 (바젤,스위스) | 2018 KAFA 국제 아트 페어 (Kintex) | 2017 홍콩 Art fair (Hongkong) | 2016 SOAF (Seoul Open Art Fair) (Coex) | Seoul Art Show (Coex) | 2015 SOAF (Seoul Open Art Fair) (Coex) | 대구 아트 페어 (대구 문예예술회관) | 2014 SOAF (Seoul Open Art Fair) (Coex) | 2013 SOAF (Seoul Open Art Fair) (Coex)
단체전 | 그룹터전(2009 ~ 현재, 조선일보갤러리, 인사아트센터, 아라아트센터) | 한울회전(2011 ~ 현재, 조선일보갤러리, 인사아트센터) | 창미회전(2011 ~ 현재, 갤러리라메르) | 2021 Villiad Art 서울대동문전 (예술의전당) | PENTAS전 (Gallery Divan) | 2019 Tone 1 (Fold Gallery, London) | 2018 Villiad Art 서울대동문전 (예술의전당) | Piece in Peace 전 (갤러리 1898) | PENTAS-Spring9 전 (행간과 여백 갤러리) | One fine spring day 전 (252 갤러리) | 2017 그룹터 소품전 (인사아트센터) | 2016 서울대학교70주년특별전 (서울대학교) | 그룹터 아키타 교류전 (아키타현립미술관) | PENTAS 전 (291 갤러리) | 2015 한울회 제주 초청전 (제주 문예회관) | Infinite series (57 갤러리) | 2014 아시아국제미술제 (인천) | PENTAS TANTAN 전 (삼탄 아트마인) | 4인 전 (카페시안 갤러리) | 그룹터 아키타 교류전 (아키타현립미술관) | 녹미한일 교류전 (일본문화원) | 2013 Infinite series (57 갤러리 기획전) | 사고의 확장 전 (가원미술관) | PENTAS+ (모리스 갤러리 대전) | 2012 서울대학교117 전 (서울대동창회관-베리타스 갤러리) | 그룹터 아키타 교류전 (아키타현립미술관) | 사고의 확장(Extension of thought) 전 (가원미술관) | PENTAS 전 (57 갤러리) | 2011 한국현대작가 초대전 (LA) | 2011 도쿄 & 한국 Art Festival (일본 동경) | 제주국제현대미술제 (제주 문예회관) | 남부현대미술제 | 2010 그룹터 아키타 교류전 (아키타현립미술관) | 혁동인 전 - 생성과 소멸 (부산) | 2009 한전아트공모기획 그룹터 전 (한전아트 갤러리) | 2008 과천미술인회 전 (과천시민회관미술관)
2008 이전 | 현대미술의장전 | Insight82 | Insight Print | 서울현대미술제 | 한국판화공모전 | 87향방전 | Print82 | 현대조형전 | 3인회화전 (윤갤러리) | 82판화전 (관훈미술관) | 현대판화공모전 | 서울82전 (관훈미술관)
그룹터, 한울회, 창미회, Pentas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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