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초대展

 

 

 

히든스페이스

HIDDENSPACE

 

2021. 12. 6(월) ▶ 2021. 12. 31(금)

대구광역시 수성구 동대구로74길 71 | T.053-751-5005

 

https://hiddenspace.kr

 

 

 

 

추억을 더듬어 보세요

기억은 과거의 공간과 시간을 현재의 시점으로 끄집어낼 수 있다. 현재는 우리가 경험했던 수많은 기억들과 지금 이 순간이다. 찰나의 시간은 곧 과거가 되며 기억의 공간 속에 저장되어 미래에 소환되는 연결고리가 된다. 과거에 경험하고 보았던 대상들이 현재의 감정과 결합될 때 작가의 손에서 조형화된 형태의 이미지들이 출현한다. 과거와 현재의 다른 정서에 놓인 이미지들은 재구성된다. 우리가 느끼는 강렬함과 중요도에 따라 시간의 기억은 재배치된다. 그렇기에 사람은 같은 시공간을 경험했더라도 기억은 다른 형태로 나타나며 고유성을 부여 받는 것이다. 주관적 기억들은 어느 시점의 기억인지조차 알 수 없는 파편에 불과할 수도 있다. 현재의 나와 과거의 공간이 혼재된 작품은 작가자신을 지금에 이르게 한 기억의 공간에서 일어나는 시간여행일 것이다. 우리가 나를 처음 만났던 시절 속으로의 여행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미래로 나아가는 시간이 되길 기대해본다.

움직이는 그림인 영상이 시간을 편집하고 변화시킨다면 회화는 시간을 멈추게 한다. 또한, 공간을 평면적으로 변하게 한다. 늘 3차원의 세계를 2차원으로 옮기는 일은 힘들다. 거기에는 수많은 결정이 따른다. 우리가 경험하는 시공간을 어떤 형태로든 양식화하고 해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의 공간을 현재로 소환하려면 회상하는 이미지가 현재 상태와 결합해야 한다. 기억은 불완전하며 유동적이다. 기억의 재구성에서는 현재가 반영된다. 눈 앞에 있는 대상을 그린 순수시각 이미지와 기억으로 구성된 시각 이미지는 같을 수 없다. 둘의 관계는 미술사의 영원한 숙제이다.

 

 



이번 전시는 과거의 일상을 통해 경험되어 얻어지는 형상들과 이를 통한 현재의 감정, 정서를 통해 나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고 내면적 정신세계를 구축해 간 작품들로 선보인다. 내가 일상에서 마주한 대상은 각자의 선을 통해 새로운 감성으로 인식되고 그것을 재현함으로써 일상은 예술의 소재로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구사한 작품 속 배경은 삶의 근거와 바탕이 되는 공간을 중심으로 나의 발자취가 새겨진 공간에 주목함으로써, 일상과 함께 내가 체험하고 인상 깊게 남은 장소들에 대한 기억을 작품으로 더 확장해 재편집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함이며 일종의 그림으로 표현된 일기와도 같은 맥락이다. 나는 작품을 통해 소박한 삶의 여유로운 정서를 표현하고자 하였다. 특별하거나 자극적인 것이 아닌 삶의 공간이 되는 실내와 실외를 중심으로 일상 속에서 내가 체험하고 그것을 과거의 기억으로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통해 그 의미를 담아내고자 하였다.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상상을 결합한 작품들로서 실제 공간의 배치와는 현저한 차이가 있다. 내가 의도적으로 변경시키고 개조한 상상의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현실의 공간을 배경으로 하였으나 나의 의도가 끊임없는 질문과 해석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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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11206-김동욱 초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