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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lory of God 展
김태미 박혜선 이혜경
스페이스 엄
2021. 11. 30(화) ▶ 2021. 12. 14(화)
서울특별시 서초구 방배로42길 39 | T.02-540-1212
www.spaceum.co.kr
김태미 作_걸어가는 순례자 A walking Pilgrim_27x27cm_오일파스텔_2018
김태미 작가노트 나 중심으로 추구하던 무엇들에 더이상 즐거움도 흥미도 없어졌다. 내 눈에 좋아 보이고 내 마음에 즐겁고 내 생각에 중요했던 것들이 얼마나 부질없는건지 알게 됐다. 이제 내 이야기, 내 판단, 내 감정이 중요치 않게 되었다. 존재감과 인정을 위한 도구로서의 그림은 무의미해졌다. 그림으로 나를 말할 필요가 없어졌기에, 앞으로 그림을 혹시 못그리게 되어도 상관없다 생각했던 그 때, 뜻밖의 선물, 아이패드를 받게 됐다. 작업실과 도구, 환경에 대한 오랜 아쉬움과 갈증이 모두 해결되었다. 재도전을 가능하게 해준 새 캔버스와 붓은 나에게 자유였다. 기꺼이 자유를 포기하니 진정한 자유를 얻은 역설은 삶과 작업에 다 적용되었다. 이제 나에게 그림은 자기 포장 도구가 아닌 새 길을 향해 열린 창이 되었다. 나의 방어력이었던 서툰 표현력과 위축된 마음은, 미래로 인도 받을 것에 대한 확신과 내게 주신 몫의 크기대로 순종하리라는 결단으로 다시 세워졌다. 나의 겉 모양이 어떠하든 이제 상관없어졌다. 예쁜 포장지나 옷 같았던 ‘내 이야기’ 전달 욕구를 멈추고, ‘그 분의 이야기’를 담고자 하니 비로소 질서가 잡혀간다. 무지와 어둠에서 지혜와 빛을 향해 걸어가는 길. 새 캔버스와 새 붓으로 새 노래 그리게 하시는 뜻을 알고 싶어 나는 오늘도 걷는다. 나의 약함을 알고, 그어주신 한계 안에서, 그분의 이야기에 들어가 매일 새부대로 채워지고 싶기 때문이다. 그분에 촛점을 맞춰 그리는 작은 이야기들이 빛과 기쁨의 씨앗으로 심겨질 수 있기를, 그리고 언젠가 열매 맺어지기를 감히 꿈꾸며, 오늘 새그림의 노래로 내가 만난 자유와 기쁨을 전하고 싶다.
김태미 作_에덴동산 the Garden of Eden_65x65cm_아이패드 페인팅_2021
박혜선 作_Good news of great joy 시리즈 (03 영광의 광채)_30x30cm_아크릴_2021
박혜선 작가노트 말씀을 그리고 그리며, 덜어내고, 덜어내고, 덜어낸다. 빼고, 빼고, 뺀다. 지우고, 지우고, 지운다. 그분의 말씀을 따라. 말씀을 그리고 또 그리며, 채우고 채우고 또 채운다. 더하고, 더하고 또 더한다. 살리고 살리고 또 살린다. 그분의 뜻과 마음으로. 2016년 10월 어느 늦은 밤으로 기억한다. 그 해 8월, 한 '전도자'로 부터 그림책 한권 「내 마음 그리스도의 집, My Heart Christ's Home」(로버트 멍어, Robert B. Munger 저)을 선물 받았다. 평생 신앙을 가져본 적 없는 나에게는 너무나도 생소한 내용의 '그런' 책이었기에 (고백하건데) 읽어볼 생각 조차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시간이 제법 흘러 2016년 10월 어느 늦은 밤, 책꽂이에 꽂혀있는 줄도 몰랐던 그 책이 눈에 들어오면서 나의 은혜로운 믿음의 여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 같다. 계속 읽어나갔다. 14 페이지에 이르니, '복종' 이라는 단어가 크게 마음에 들어왔다. 순간, 내 안의 얼음이 녹기 시작하듯 그동안 하나님에 대한 나의 뜻 모를 거부감이 풀이되면서, 내 뜻을 꺾고 '순종'하자, 모든 담이 하나 둘씩 허물어져감을 경험했다. (과장되게 말하자면,) 그 후, 빛의 속도로 그분을 만나게 된 것 같고, 믿게되는 은혜로운 일이 내 인생 후반에 펼쳐진 것이다. 이 전시는 그 날로 부터 시작된 5년여의 은혜로운 믿음의 여정을 ‘말씀그림’을 통하여 기록한 것으로, 내게 전해졌던 '큰 기쁨의 좋은 소식'(Good news of great joy!) 이 곳곳에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기도하며 준비하였다.
박혜선 作_Sing about a fruitful vineyard_40x40cm_2020
이혜경 作_큰 기쁨의 좋은 소식_27x27cm_Acrylic on canvas_2019
이혜경 작가노트 그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부터 가장 크게 자리잡았던 질문과 고민은 대부분 관점(perspective)에 대한 것이었다. 그림의 내용, 이야기의 측면에서도 그러했고 또한 그것을 표현하는 시각형식에서도 그러했다. 이러한 관심은 대상에 대한 일상적인 ’보는 법’에서 그 보는 시점을 달리 함으로 새로운 이해와 해석을 이끌어 내기 위함이다. 이번 전시의 타이틀이자 내용은 작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하나님의 이야기다. 먼저 나의 시각을 바꾸어 하나님의 관점으로 보고, 또 그렇게 보여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 전시를 시작하게 된 동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시각형식으로서의 관점은 한 화면에서 다양한 시점을 이용한 평면적인 공간 특성으로 나타나며, 나열적이고 기호적인 시각언어의 조합들은 상징적인 해석을 가능케한다. 이러한 관점의 모색과 시도들을 통해 풀어낸 하나님의 이야기가 그림 속에서 조금이라도 바스락거리며 소리를 내고 있으면 좋겠다.
이혜경 作_Arise, Shine!_45x45cm_Acrylic on canvas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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