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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展
인사아트센터
2021. 11. 24(수) ▶ 2021. 11. 29(월) 서울특별시 종로구 관훈동 188 | T.02-736-1020
차가운 공기가 볕을 밀고 들어온다. 코끝을 날카롭게 스치던 겨울바람은 차가운 냄새를 오래도록 남겼다. 바람을 타던 양철 대야는 마당을 가로지르며, 눈보라 소리를 유년의 시간 안에 깊이 새겨 놓았다. 창호지 문 가운데 달린 작은 유리 조각창은 그 시절을 엿볼 수 있는 기억의 어귀이다. 그것으로부터 잊혀진 시간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외가에서 보낸 유년의 한 조각은 깊은 곳에 있는 상념의 흔적들을 ‘色’을 드러내는 행위로 기록하고 있다. ‘오래된 것’은 본인에게 있어, 기억을 재현하는 매개물이다. 그것들과 마주했을 때, 의식하지 못하는 기억의 밑바닥에 침잠해 있던 수많은 시간이, 정제된 추억으로 부드러운 볕을 따라 피어오른다. 본 작업은 시간이 쌓은 세월의 불규칙한 나열을 비정형의 색면에서 찾아내는 것이다. 시간이 겹겹이 쌓여 퇴적된 세월의 두꺼운 껍질들을 벗겨내는 일, 규칙적이지 않은 반복의 행위들로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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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vol.20211124-김은경 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