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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암탄광역사촌 아트하우스 특별초대전
제67회 금보성 한글 초대展
철암탄광역사촌 아트하우스
2021. 10. 9(토) ▶ 2021. 10. 30(토) 강원도 태백시 동태백로 408 | T.033-582-8070
작가노트 한글회화 36년
36년 한글 작업하고는 있지만 나에게 한글은 무엇일까 일반인들에게 한글은 소통의 쓰임 외엔 한계가 있다. 한글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광신도는 아니지만 한글이 내 종교가 되었다. 과학자도 아니면서 한글이 지하 광물인 희토류 보다 더 가치 있는 산업이 된다고 믿는 또라이 취급받은 게 내 이력이다.
한글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한글이 주는 의미를 아는 사람은 극소수 일거다. 한글을 배우는 사람들에게 처음으로 가르쳐 주어야 할 것이 나는 누구인가. 한국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 주소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러기위해선 한글만한 것이 없다. 한글의 ‘한’은 하나, 크다, 시작의 의미이다. ‘글’ 은 문자, 텍스트, 소통, 나눔의 의미이다. 한글은 큰 글이다. 큰 소리이다. 대한민국 사람은 큰 민족의 큰 사람이다. 한국 사람으로 태어나고 한글을 배우는 사람은 큰사람으로 택함을 받은 사람이다.
한글은 직선의 미를 간직하고 있다. 문자로서 한글은 가로와 세로의 직선이지만 소리로 낼 때는 울림이 강한 또는 하울링 같은 진동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소리로 전달할 때 말하는 사람의 감정이나 진정성을 전달되는 아름다운 화음이 내제되어 있다.
사라지는 언어와 문자를 기록하기보다 색으로 남겨야 하기에 스무 살 인사동에서 첫 전시를 할 수 있었던 용기는 내 것이 아니다. 자력에 의해 끌림이나 신 내림 같은 주술적 요소가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30년 지나서 내게 붙은 것들 중에는 한글회화의 거장이라는 불편한 수식어가 붙었다. 거장이라는 말은 노년에 듣는 말이라 내 삶의 여정이 혹여 마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는 듯싶어 한동안 미친 듯이 작업하였다. 여기서 종료할 수 없었으며 한글에게서 쓰임을 다하고 버림받거나 종료당하고 싶지 않아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은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그것마저 한글이 나에게 아이디어와 열정을 주었기에 가능하였다.
한글 회화는 내 속에 있는 한을 끄집어내어 투척하는 방식이다. 농부가 씨를 뿌리듯 내 속에 담겨 있는 한을 꺼내고자 하는 것은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기 위함이다. 한글 작업하는 제 소원은 치유와 용서이다. 또 소수민족의 언어가 사라진다는 미래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선 지금이라도 준비하며 새로운 마음으로 (개신정신) 바라보고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제 작은 신념의 세월이다.
금보성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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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vol.20211009-금보성 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