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호, 오종 展

 

알려진 대로 As Known As

 

김윤호, 작두펌프, 20x30cm(62x52cm), Pigment print, 2021

 

 

누크갤러리

 

2021. 9. 9(목) ▶ 2021. 10. 2(토)

서울특별시 종로구 평창 34 길 8-3 | T.02-732-7241

 

https://blog.naver.com/nookgallery

 

 

김윤호, 창고 I, 30x20cm(62x52cm), Pigment print, 2018

 

 

알려진 대로 As Known As

 

조정란 Director, nook gallery

 

김윤호의 사진과 오종의 설치작업에는 서정적인 분위기와 고요한 공기의 움직임, 조형적인 선과 가늘게 이어지는 긴장감이 맞닿아 흐른다. 김윤호에게 시골집을 둘러싼 공간의 흔적들은 지울 수 없는 선명한 기억들로 남아있다. 그는 하나 둘 사라져가는 것들을 아쉬워하며 모든 이들의 이상향인 마을을 찾아 전국을 다닌다.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건만 그의 어릴 적 기억은 작품 전체에 흐르는 서정성의 바탕이 되었다. 삶과 분리되지 않은 오종의 작업은 자연스럽게 삶에 영향을 주고 순환하며 서서히 변해간다. 공간과 시간, 빛과 재료, 중력 사이에서 그는 유연하게 반응하고 소통한다. 오종의 공간을 읽고 감지하는 예민한 감각은 팽팽한 긴장감을 불러온다.

모든 이들의 이상향인 상상의 마을에는 방앗간도 있고 다방도 있고 마을회관도, 곡물을 보관하던 창고도 있다. 김윤호는 집, 논, 사람, 창고, 추억이 모두 사라져가는 마을의 기억들을 들춰내려 한다. 사진기에 찍힌 풍경은 그 시대를 기록한다. 농어촌 지역의 상황을 대변하는 창고에 걸맞지 않게 두 개의 조명기구가 마주하며 비추는 풍경은 시대상황을 색다르게 환기시키며 보는 이의 시선을 조용히 끌어당긴다. 서정적인 색채가 짙은 작품에서는 작가의 오랜 관심사를 반영하는 독특한 시각이 감지된다. 작가는 자신의 시선이, 카메라가 그 곳에 머무는 것은 ‘그 추억 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것이 아니라 이제 더 이상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까닭일 수도 있겠다.’고 말한다.

오종은 오랜 시간 공간을 바라보고, 공간과 대화하고, 공간을 이해한다. 읽혀진 공간에 섬세하게 개입하고 반응한다. 점을 찍고, 선을 내리고, 면을 나누어 입체공간을 완성해 나간다. 하나하나가 계산된 즉흥성이라고 할까? 오종의 작업은 시간과 장소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작은 못 구멍 하나, 가는 선 하나에도 수많은 생각을 하는 그에게 작업의 과정은 선택의 연속이다. 시간과 빛, 재료, 중력 등의 다양한 요소들이 개입하는 공간에서 선택하고 판단해가는 과정이다.

전시공간에 김윤호의 풍경사진이 걸리고 오종은 선긋기를 시작한다. 김윤호의 풍경사진에 담긴 시골집과 창고건물의 박공지붕은 오종의 설치작품 ‘Folding Drawing’의 선과 조형적으로 대응한다. 김윤호의 사진 속 공간과 오종의 설치는 균형을 잃지 않으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순환한다. 그들의 작업은 공간에 잠시 머물다 사라지지만 그 작품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기억에 새긴다. 전시장은 고요하다. 사라져가는 것들을 붙잡아 기록하는 사진가와 몸으로 느끼고 경험한 것을 표현해가는 설치작가가 공간을 가르며 그어가는 획이 어울려 지은 모든 것들은 서로를 지긋이 바라본다. 삶과 작업이 함께 하는 그들의 풍경은 그들의 삶 자체이다.

알려진 대로...

 

 

김윤호, 창고 II, 20x30cm(62x52cm), Pigment print, 2018

 

 

김윤호, 창고 V, 30x20cm(62x52cm), Pigment print, 2018

 

 

오종, Compo-site #24 | 241.5 x 110 x 46 cm | plexiglas, metal rod, string, fishing wire, bead, paint, weight

(아크릴판, 쇠막대, 실, 낚시줄, 비즈, 페인트, 추), 2019

 

 

오종, Compo-site #24 - 디테일

 

 

오종, Line Sculpture (cuboid) #31 | 78 x 59.5 x 29 cm | metal rod, chain, string, fishing wire, paint

(쇠막대, 체인, 실, 낚시줄, 페인트), 2019

 

 

오종, Folding Drawing #42, 31 x 16 x 6.4 cm, wood panel, paint, metal rod (나무판, 페인트, 철사),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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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10909-김윤호, 오종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