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인하 展

 

 

 

모던갤러리

 

2021. 6. 22(화) ▶ 2021. 7. 4(일)

전라북도 익산시 중앙로 12-68 | T.0507-1455-9304

 

 

 

 

당신에게 말 걸기

 

작가 류인하의 작업실을 찾아 갔다. 오래 전에 한번 온 일이 있었는데 그 때보다는 훨씬 더 섬세해진 작은 정원과 넓어진 작업 공간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 전시는 해바라기로만 한다기에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의 영화 해바라기처럼 작업장엔 온통 해바라기만 넘실댈 줄 알았는데 갖가지 꽃들과 인물화 등이 뒤섞여 자신만의 용모들을 뽐내고 있었다. 그만큼 작업량이 많다는 뜻이다. 박인환의 시에 등장되기도 했던 잉글랜드의 모더니즘 작가 버지니아 울프가 "훌륭한 작품은 갑작스런 영감의 결과가 아니라 인간의 삶 전체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는 당연한 말을 한 것처럼, 꼭 그 말처럼 저마다의 특색으로 맑고 밝고 향기롭게 연륜 쌓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작가의 정원에 잠시 머물었거나 지금 머물고 있는 능소화, 양귀비, 호박꽃, 장미, 작약, 모란 등이 그림이 되어 황홀하게 나를 반긴다. 거기에다 다년간 익힌 크로키 작품들도 덩달아 내 눈 속에 들어온다. 크로키에도 일가견이 있는 작가는 자신의 크로키 전 서문에서 "커피와 크로키"라는 감명 깊은 글도 발표했다. 작가는 그 글에서 크로키의 정의를 내렸는데 그 문구들이 너무나 맛있어서 소개하자면 "----크로키는------ 사라사테의 바이올린 한 줄 같은 긴장감이 지나간 후 한 잔의 커피에서 피어나는 향기를 본다.--------"이다. 이건 크로키를 표현하는 시詩다. 우리는 예부터 가무 歌舞를 한 단어로 시화詩畵도 역시 한 단어로 사용해 왔다. 이는 두 글자가 뜻하는 밀접성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다. 그래서 시詩는 무형지화無形之畵요 화畵는 유형지시有形之詩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시를 짓는 마음으로 모든 대상을 관찰하고 원숙한 솜씨로 표현하니 금상첨화錦上添花라는 단어로 족하다. 오늘도 지극히 논리적일 수밖에 없는 이과 계열의, 더구나 교수를 정년한 남편의 콘테이너 연구실과 이웃한 작업장에서 사랑의 하모니를 같이 연출해내는 작가부부에게 바치는 하나의 헌시가 필요할 따름이다.

 

이 세상에

못난 꽃은 없다

화난 꽃도 없다

 

향기는 향기대로

모양새는 모양새대로

다 이쁜 꽃

 

허리 굽히고 무릅도 꿇고

흙 속에 마음을 묻는

다 이쁜 꽃

 

그걸 모르는 것 같아서

네게로 다가왔다

당신은 참 이쁜 꽃

 

나호열의 '당신에게 말 걸기' 전문

 

PS: 어느 날 류인하 작가와 작가의 딸이 하는 꿈의 대화

딸: 엄마는 왜 꽃만 그려?

엄마: 으응, 꽃이 이쁘니까

 

미술평론가 이 승 우

 

 

 

 

아들에게 온 편지

 

어머니 축하드립니다.

요즘 엄마의 그림 주제가 많이 다양해진 듯 하다.

어릴 적 내가보던 엄마의 그림은 항상 나비가 가득했는데 스무살 넘어 이따금씩 화실을 가보면, 일상의 소재부터 누드크로키, 그리고 추상적인 그림들이 많이 보인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딸아들이 모두 출가하고, 엄마는 그제서야 세상을 둘러보고 표현할 고민의 시간이 생겼나보다.누구나 그렇듯 어릴적 나와 누이는 엄마의 사랑을 먹고 자라며 꿈과 희망을 키워왔다. 그러나 엄마는 필시 그 시절동안 엄마가 좋아하는 그림을 조금씩 접어가며 우리에게 사랑을 나누어왔을 터,기나긴 시간동안 부족함없은 엄마와 열정적인 화가를 겸직한 엄마에게 미안한 마음이, 동시에 자랑스러운 마음이 샘솟는다.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해바라기라고 한다.우리가 보는 커다란 해바라기의 얼굴은 사실 작은 꽃들이 모여 이루어진 두상화서라고 하고, 여러 꽃이 모이다보니 저렇게 씨가 빽빽히 모인다고 한다.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해바라기는 행운의 상징으로 비춰지는데 혹시 우리는 빽빽히 사랑을 모아 듬뿍 주려는 부모의 사랑도 마음 언저리에서 느끼는 것이 아닐까?코로나 시기로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친 이때, 이 그림을 보는 많은 사람들이 치유와 희망을 얻어가시길 소망한다.

 

2021. 6.

국립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이 승 제

 

 

 

 

 

 

 

 

 

 

 

 

 

 

 
 

류인하 | 柳仁夏

 

대구가톨릭대(효성여대) 회화과 졸업 및 동대학원 졸업

 

개인전 및 아트 페어, 부스전 등 9회

단체전 및 초대전 280여회

온고을 미술대전 심사

 

현재 | 한국 미술협회 회원 | 군산 미술협회 회원 | 대한민국 수채화 작가회 회원 | 한국 여류 수채화회 회원 | 전북 수채화회 회원 | 전북 신작파회 회원 | 전주 누드 크로키회 회원 | 가원회 회원 | 군산 나운2동 주민센터 수채화교실 강사 | 군산시 평생교육원 강사

 

E-mail | inharyu@daum.net

 

 

Inha Ryu

 

B.A., M.A in Department of Painting, College of Fine Arts, Daegu Catholic University (previously Hyosung Women's University)

 

Overall 9 times of Individual/Art-Fair/Booth exhibitions

Overall around 280 times of Group/Invited exhibitions

On-goel Art Exhibition, judge

 

Currently, a member of | Korean Fine Arts Association | Gunsan Fine Arts Association | Korean Watercolor Artist's Association | Women's Watercolor Society of Korea | Jeonbuk Watercolor Association | Jeonbuk Shin-jak-pa Society | Jeonju Nude Croquis Society | Ga-won-hwae group

 

E-mail | inharyu@daum.net

 

 
 

*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vol.20210622-류인하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