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애 초대展

 

Time Layer II

 

 

 

쉐마미술관

 

2021. 6. 10(목) ▶ 2021. 7. 11(일)

충청북도 청주시 청원구 내수로 241번지 | T.043-221-3269

 

https://schemaartmuseum.com

 

 

Unknown-time_Acrylic-on-canvas_-70x140cm_2021-2

 

 

조현애 회화: 가상세계의 공간과 시간 구성

 

새로운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고 작업과정을 거치고 작품을 완성해야 하는 작가들에게는 늘 새로운 생각과 작업에 대한 고민이 그칠 새 없다, 빈 캔버스는 현실의 세계와 대면하고 있는 또 다른 세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념미술가 이우환 작가는 하얀 캔버스에 붓질이 찍히는 순간 현실의 세계와 또 다른 세계가 처음으로 만나는 순간이라고 정의하였다. 그러한 철학사상이 기저가 되었기 때문인지 이우환 화백의 작품 명제는 대부분 '만남' '조우(遭遇)'로 되어 있다. 건축가 유현준 저서 『공간이 만든 공간』에는 "빈 공간은 빛보다 먼저 존재한다. 어두운 땅 위에 하나님께서 빛이 있으라 이르시며 빛이 있었다." 라는 구절이 있다. 영어 성경에 '비어 있다'는 'Void'라 표기되어 있다. 과학적 사고가 거의 없던 초기 문명사회 시절에는 신이 세상을 창조할 때 '빈 공간'인 '보이드 공간'을 먼저 창조하고 그 이후 '빛'을 창조했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빈 공간이 없으면 빛조차 존재할 수 없음을 말함이다.

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은 그가 발견한 '상대성 원리'에서 '빈 공간'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그는 '빈 공간'(공기)도 물질로 정의하였기 때문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현대미술에서 피카소의 '큐비즘'은 원근법을 해체시켜서 자연주의적 명암을 거부하고 환영적 공간을 없애버렸기 때문에 큐비즘의 작품에는 빈 공간이 없다. 지난 2015년 그림손 갤러리 개인전에 작품에 대하여 필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첫째, 작가 고유의 창조적 이미지를 가져야 한다. 둘째, 그림의 내용이 반드시 서술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없다. 그것은 비대상적이던 비구상적이던 비재현적이던 상상력을 유발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은유적이어야 한다. 작품에서 은유란 언어적이던 시각적이던 연관성이 있어야 한다. 이 세 가지 특징은 지금도 똑 같이 적용되는 말일 것이다.

 

 

Unknown-time_Acrylic-on-wood_99x77cm_2021-1

 

 

결국 조현애의 새로운 회화는 이미지의 해체를 전제로 한 평면회화로부터 이미지를 회복시키면서 새로운 소재를 구사하게 되고 새로운 공간과 시간을 구성하여 표현하는 문제로 관심이 바뀌게 되었음을 볼 수 있다. 이차원 평면 위에 시각적 은유를 만들어내며 은유 속에 담긴 연상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여기서 등장하는 이미지들은 화면 공간 속에서 시간을 뛰어넘어 동시에 재현되고 있기 때문에 '공간과 시간의 구성'이라는 특징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포스트모더니즘 이후의 특징에서 가장 다원적 구조의 복잡한 양식으로 감성(sensibility)을 중요한 표현성으로 수용하고 있다. 다원적 구조의 복잡한 양식의 특징은 analogy(類推), metaphor(隱喩), symbol(象徵), allegory(寓喩, 寓話)에 의해 묘사된 관념과 상황 그리고 체험과 일치하려고 한다. 이것은 새로운 의미와 가치에 대한 인정에서 부상되어지면서 생태학적 감성의 표현, 미래의 문제에 관심, Modernist의 무미건조한 양식에서 탈피, 자유로운 방식으로 전환된다.

'빈 공간'의 문제나 '감성'의 문제나 이러한 요소들이 조현애의 작품을 형성하는 주요한 요소로 작동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파울 클레는 "예술이란 눈에 보이는 것의 재현이 아니며,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결국 회화는 클레의 말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재현하는 것이다. 그리고 재현된 이미지는 아무리 똑같이 그렸다 해도 실제가 '아닌' 것이 분명하다.

 

 

time-layer-205_Acrylic-on-wood_77x97cm_2021-1

 

 

조현애의 작품세계는 표본작가로 '르네 마그리트'와 '샤갈'을 떠올릴 수 있다. 재현의 문제에 있어서 샤갈의 작품세계는 초현실주의적이며 대상의 존재와 실재에 대한 탐구이고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문제이며 현실과 환영의 문제 즉 시(視)·지(知)각의 문제라 한다면, 마그리트의 작품세계는 '말과 이미지'의 문제라 규정할 수 있을 것 같다. '말과 이미지'는 서술에 있어 단어를 대신할 수도 있고 때로는 회화에 쓰여진 이름들을 정확히 가리키기도 하고 모호하게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반어적 메타포를 지니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마그리트는 회화에서 '이미지'와 '물'과 '언어'의 문제를 최초로 제시한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조현애 작품의 특징은 화면에 이미지를 설정할 '빈 공간'을 우선 설정한다. 그 다음 마그리트처럼 '이미지'와 '물'과 '언어'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생각하는 것 같다. 얼마 전까지 대부분의 작품들이 이미지의 해체를 전제로 한 평면회화로부터 이미지를 회복시키면서 새로운 소재를 병합시키고 새로운 공간과 시간을 구성하는 문제로 관심이 바뀌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차원 평면 위에 시각적 은유를 만들어내며 은유 속에 담긴 연상을 만들어내는데 그치지 않고 '오브제'를 병합시킴으로 해서 '이미지'와 '물'과 '언어'가 화면 공간 속에서 시간을 뛰어넘어 동시에 재현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공간과 시간의 구성'이라는 특징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Unknown-time_-Acrylic-on-wood_100x117cm_2021-1

 

 

미술사가 키트 와이트(Kit White)의 말처럼 "이미지라는 것은 추상적이다." 그리고 "이미지는 그곳에 나타난 물건 그것이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전에 그곳에 있었던 '物'의 개념적 또는 기계적인 복제물인 것입니다. 당연한 일 같아 보이지만, 그것은 우리들이 '物'을 지각하는 방법이랑 이미지를 사용할 때의 태도와 깊이 연관되어 있는 것이다. 繪畵는 여러 가지 형태를 Symbolic 하게 집약한 것에서, 그것이 의식되어지던 되어지지 않던 간에 그것은 언제나 'Metaphor'라는 것이다. 그것은 메타포라는 상징적 언어의 Media 로서 이고, 아트의 언어라는 것이다."

조현애의 회화는 10여 년 전까지는 모더니즘의 추상미술의 범주에 머물러있었다, 그러나 평면에 대한 이해와 '빈 공간'을 인식하면서 완전히 포스트모더니즘 이후의 새로운 작품으로 탈바꿈하였음을 알 수 있다. 2015년 그림손 갤러리 개인전, 2020년 금보성 미술관 개인전에서는 계속 변화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최근 작품에서는 이미지와 오브제의 결합으로 만들어지는 공간과 시간의 문제뿐만 아니라, 현대미술에서 점점 중요시 되는 생태학적 감성의 표현, 미래의 문제에 관심으로 확산시켜 더욱 자유로운 방식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재관 (미술학박사, 쉐마미술관 관장)

 

 

Unknown-time_Acrylic-on-canvas_130.3x162.2cm_-2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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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10610-조현애 초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