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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정선미술관 개관 12주년 기념 특별기획 한국·대만·중국 국제 수묵 교류전
닮음과 닮지 않음 - 산경유무山徑有無
김선두, 김현철, 문봉선, 박능생, 오용길, 이근우, 이선우, 임무상 소거승, 원금탑, 이진명, 임장호, 장연동, 정대륵, 곽지강, 양패림
2021. 5. 4(화) ▶ 2021. 7. 28(수) 서울특별시 강서구 양천로47길 36 | T.02-2659-2206 어른 : 1000원 (20인 이상 단체 700원) | 청소년 및 군경 : 500원 (20인 이상 단체 300원) 무료관람 : 7세 이하 및 65세 이상, 국가유공자, 독립유공자 및 그 유족 또는 가족, 장애인 및 그와 동행하는 보호자 1인, 다둥이행복카드 소지자 (등재된 가족 포함) 관람가능시간 및 휴관일 | 평일 10:00 - 18:00 (월요일 휴무) 주말 10:00 - 17:00
겸재정선미술관에서는 개관 12주년을 맞이하여 국제예술교류 사업의 일환으로, 침체되어 있는 수묵화의 가치를 재조명함과 동시에 재발견의 기회를 갖고자 한국·대만·중국 국제 수묵 교류 <닮음과 닮지 않음 - 산경유무山徑有無> 특별 전시를 마련하였습니다.
이번 특별 전시는 한국과 대만, 중국에서 예술적 성취를 정립하여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작가들의 “같음 속에 다름을 추구하고, 다름 속에 같음을 추구〔同中求異, 異中求同〕”하는 수묵의 작품세계를 통해 수묵의 비전을 모색하고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참여 작가 16명(한국 : 8명, 대만 : 6명, 중국 : 2명)은 각기 다른 환경 속에 있지만, 각국의 기본 재료인 지필묵紙筆墨에 의한 고유한 표현 양식을 토대로 그들만의 회화적 기조방식을 통해 ‘산경유무’의 다양한 모습들을 펼쳐 내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 작가가 선보이는 작품들을 다각적으로 반추해 볼 수 있는 소중한 자리가 되길 바라며, 이러한 예술교류를 통하여 우리 미술문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나아가 수묵이 세계 미술계의 중심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오늘날은 공간적 경계의 구별이 모호해진 시대입니다. 우리와 우리가 아닌 것, 새로운 것과 낡은 것,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이 혼융된 사회에서, 이번 전시를 통해 경계의 구분을 허물고, 거리두기가 아닌 함께 소통,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확장형 전시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김선두作_낮별-금계_162x130cm_장지에 분채_2021 김현철作_청량제색_112x194cm_아사천에 수묵채색_2020
김선두 별이 지닌 메타포 중 가장 흔한 것 하나는 꿈이라는 말이다. 밤하늘을 가득 메운 별들은 사람을 서정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는 마법 같은 무언가가 있다. 현실이 팍팍할 때 우리는 꿈의 세계 혹은 몽상의 세계로 도피한다. 몽상은 현실의 일부이자 인간 내면의 일부분이다. 몽상이 제거된 현실은 얼마나 삭막한가. 꿈의 시작은 욕망이다. 욕망은 태어나면서 갖는 생존 본능이다. 욕망은 날것 그대로지만 이를 포장하면 의욕이 되고 열정이 되고 더 나아가 꿈이라는 말로 멋지게 변한다. 꿈을 뒤집으면 욕망이 똬리를 틀고 있다. 꿈은 욕망의 또 다른 이름이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몽상과 현실 사이를 수없이 오가며 이루고 싶은 것, 가지고 싶은 것들을 욕망한다. 풀꽃이 피고 지는 것처럼 어떤 꿈은 이루어지고 어떤 꿈은 좌절된다. 삶에서 꾸는 꿈은 밤에 꾸는 몽롱한 꿈이 아니라 낮에 꾸는 치열한 꿈이다. 욕망에 기반을 둔 꿈은 변두리 풍경처럼 어수선하고 추하다. 우리의 아름다운 꿈은 욕망의 결과가 아니라 순수하게 꿈꾸는 과정에 존재한다. 나의 낮별 연작은 욕망에 눈이 멀게 되면 삶의 본질을 보지 못한다는 깨달음을 담고 있다. 낮별은 분명 존재하나 햇빛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이는 현상 너머의 본질과 그 속성이 같다.
김현철 전통(傳統)은 진행형의 속성을 갖는다. 지난 시대의 유산을 지키는 것 못지않게 시대의 변화에 따른 가치의 창출은 곧 당대의 전통으로 이어진다. 지필묵을 기본 재료로 하는 수묵화에서 다양한 화법의 표현은 그 재료가 가진 한계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문봉선作_무중(霧中) 1_180x97cm_지본수묵_2019 박능생作_톨레도-스페인_150x208cm_화선지에 수묵, 토분, 채색_2021
문봉선 自然은 내 작업의 영원한 畫頭이다. 自然은 無言의 가르침을 준다. 自然에게 말을 걸고 끝없이 향해간다.
박능생 본인의 작품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도심 속 의 풍경과 자연 풍경을 작품의 화두로 나타내고 있다. 거기에는 기계화된 인간, 밀집된 공간, 재개발 되어져가는 황폐 된 자연과 도시, 인간소외, 현대 문명과 연관된 생활 현장, 거대한 철골 구조의 빌딩 숲, 그리고 도심 속을 가로 지르고 있는 강 등을 주 소재로 삼고 있다. 도시는 우리가 딛고 살아가는 현실에 대한 지속적인 체험과 그 표현에 있어서 자생적이고 주체적인 시각을 펼치려는 움직임에 대하여 일상으로 만나는 정경이다. 여행과 장소를 통해 본인은 새로운 시 감각을 가지면서 현장 사생과 풍경 속에 현대인들의 모습은 우리에게는 즐거움과 풍경의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가미하고자 한다.
오용길作_봄의 기운-산동_94x170cm_화선지에 먹과 채색_2020 이근우作_희자소래(喜自小來) 2021-7_143x70cm_배접지에 먹_2021
오용길 나는 내가 그리는 그림을 수묵풍경이라 부른다. 내 그림엔 수묵화가 있고 풍경화도 있다. 동양의 수묵과 서양의 풍경화가 내 그림 안에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지, 필, 묵의 특성을 살리면서 서양의 조형 감각, 특히 공간구성과 색채의 효과를 동시에 살리려 한다. 전통을 살리면서도 이 시대의 감각에 맞는 신선한 그림을 그리려 노력한다.
이근우 희자소래(喜自小來)-즐거움이 작은 것으로부터 오다. 그동안 본인의 작품은 “평범한 것들의 가치와 아름다움”에 대해 몸을 낮추어 귀를 기울여 보는 것이었다. 그저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의 삶 속에서 이름 모를 흔하디흔한 풀 한 포기의 평범한 가치와 아름다움을 들여다보는 즐거움의 작업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평범한 일상이 멈춘 지 1년이 넘었다.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이선우作_봄 이야기-06_86x113cm_화선지에 수묵담채_2006 임무상作_산운(山韻)_142x173cm_한지, 먹, 천연혼합채색_2021
이선우 살아가면서 흔히 지나칠 수 있는 집 한 채, 풀 한 포기에서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그보다 아름다운 풍경이 있을까? 이는 삶의 경험을 통해 세상을 인식하고 그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모습을 찾으려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화려한 풍경보다 보잘 것 없어 보이는 고향의 스러져 가는 풍경 속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된다. 거대한 자연이나 고래 등 같은 궁궐의 위용보다 누옥의 녹슨 양철담장이나 낡은 흙벽에 스민 시간의 향기 속에 쉬 동화되어가는 것도 보이는 객관적 대상이라는 의미를 넘어 그 속에 투영된 자신의 실존적 모습을 자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을 소요하듯 걷다 보면 마음에 다가오는 낯익은 풍경의 조각들이 있다. 자연의 숭고한 흐름에 동화되어가는 삶의 흔적들이다. 결코 평범한 일상의 풍경이 아니다. 빛바랜 사연들이 켜켜이 쌓여 또 다른 세계를 염원하듯 시간이 빚어놓은 또 다른 자연인 것이다.
임무상 곡선유희曲線遊戱는 원융圓融의 미美이며 자연회귀自然回歸이다. 자연은 직선直線이 없다. 오직 곡선曲線만이 존재할 뿐이다. 산세山勢도 물길도 초목草木도 어느 하나 곡선이 아닌 것이 없으며, 곡선이 만들어 낸 깊고 그윽한 삼라만상이 곧 자연이다. 인위적인 직선은 목적을 나타내지만, 곡선은 목적이면서도 목적이 아닌 아이러니함이 있다. 직선은 곡선의 부드럽고 고즈넉한 은유와 관조의 미를 결코 빚어낼 수 없는 것이다. 곡선은 풍요로운 것이며 평화로운 것이다. 인간의 궁극적인 귀의처이며, 넉넉하고 순진무구함이다. 두루 뭉실하고 어눌해 보일지라도 후덕함과 자유로움이 있다. 무질서 속에 질서가 있고, 관용과 해학이 있다. 곡선은 청빈과 공허와 무사無邪와 하심下心과 방종放從에 비유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자연은 관조 속에 분별 의식이 공空에 들면, 몸과 마음은 자연과 일체가 된다.
임장호作_동천우연(洞天雨燕)_137x69cm_종이에 수묵_2019 원금탑作_나비(葉蝶)_98x86cm_종이에 수묵, 혼합 재료_2007
임장호 동천의 제비(Swallows in Taroko) 대만 화련 태로각의 하늘과 땅이 만들어낸 신비한 풍경을 보며 붓과 먹을 들어 마음을 토해내게 된다.
원금탑 본인의 작품은 자연생태와 환경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으로써 지구가 훼손 없이 영원히 지속되기를 기원하는 내용이다. 본 작품에는 동양의 여러 가지 재료의 기법과 특색이 표현되어 있으며, 화면상 작은 나비는 사회의 많은 대중들이 관심 갖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정대륵作_천상지수(天上之水)_180x97cm_지본수묵_2021 곽지강作_수·혼(水·魂)_245x120cm_지본수묵_2011
곽지강 본인은 20여 년 동안, “혼이여, 돌아오라〔魂兮歸來〕”의 신념을 가지고 동양 미술의 기원에서 예술의 관념이 변화하는 본질을 찾기 시작하였다. 본체의 종적 찾기를 바탕으로 내가 경험한 회화 예술의 동양적 시각에서의 미술을 표현하였다. 숭고한 이상과 낭만 정신은 역사와 자연의 궤도 속에 유람하며, 당대 심미의 자유로운 경지에 다가선다. 나는 중국 서북과 동남 해안에 깊이 빠져들어, 이곳에서 풍부한 시각적 소재와 실체를 찾아냈다. 즉 기련산(祁連山)의 빙하석(冰川石),곤륜(昆侖)의 설연(雪蓮),돈황(敦煌)의 목화(棉花),일가측(日喀則)의 석불(佛石),천서초원(川西草原)의 청석화(青石花),정호봉(鼎湖峰)의 죽순 껍질(筍衣),천주(泉州)의 고선목(古船木),보이(普洱)의 숙성 차(陳茶),천진(天津)의 심향목(沉香木),양저(良渚)의 말린 생선(風乾魚),섬서(三峽)의 관곽(棺槨)과 목재 담장(木牆),녕하(寧夏)의 사경초(沙梗草),거이목(格爾木)의 염연화(鹽蓮花),진령산맥(秦嶺深山)의 호수와 바위(潭和石) 등이다. 이것이 내가 찾아낸 소중한 한 줄기 빛이라고 하겠다.
이진명作_오고 습지의 을미년 봄_178x96cm_지본수묵_2015 장연동作_영도육수(靈島毓秀)-Ⅲ_180x96cm_종이에 수묵채색_2021
소거승作_태초의 힘-화염_203×92.1cm_종이에 수묵채색_2021 양패림作_비춘우(非春雨)_118x118cm_종이에 수묵, 아크릴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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