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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영 展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알자
플레이스막2
2020. 12. 5(토) ▶ 2020. 12. 26(토)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희동 622
www.placemak.com
쥐들에게 희망을_비디오 게임, 게임 컨트롤러_90x30x124_게임 아케이드 인스톨레이션_2020
우리가 믿고 있는 진실들은 얼마나 진실일까? 우리가 의존하는 진실은 이제 과학적 진실이다. 그리고 어느 때보다도 우리는 그 과학적 성취에 인류의 희망을 걸고 있다. 이제 앎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인식적 단계보다 잘게 분해되었으며, 그것의 발견과 이를 응용할 제안들이 앞으로 어떤 연쇄적 효과를 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상상하기 어렵게 되었다. 현대 기술이 점차 심화한 전문지식을 요구하면서, 모든 지식을 유기적으로 알고, 완벽하게 모든 것을 아는 것은 점점 더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과학적 진실을 한때 발견하고자 했던 연구자로서 나는 과학적 발견의 속성이 실패와 과거 연구를 바탕으로 벌이는 희망과 의무감의 반복 행위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작 이 반복의 행위가 우리를 이끄는 방향, 인간 자신의 삶과 유기체들을 어떻게 변형해가고 있는방식에는 무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나에게는 공포로 다가왔다. 이 전시에서는 그간 베일에 감추어 있던 연구자들의 삶을 전시의 중심으로 가져온다. 과학자들은 경험적 실험을 반복하여 여기서 앎을 창조한다. 그러나 무언가를 응시한다는 것만으로 그것의 진실을 증명할 수 있을까. 끊임없이 보여주어야 한다는 과학적 강박 아래서 어떤 진실의 일부는 숨겨질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해도 될까?
● 쥐들에게 희망을 / 연구자 P의 실패 일지 P는 자신의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쥐 실험을 통해 당뇨인자를 투여한 뒤 그 반응을 확인한다. 한편 당뇨인자의 원인이 자신의 실험이라는 것을 증명하지 못해 1년간의 실험은 무산이 되었다. 이제 P는 세포단위의 연구를 통해 더 세밀한 단위에서 그 경과를 지켜본다. 매일 새벽 6시부터 새벽 12까지 세포를 추출하고, 바늘로 전자극을 주며, 그래프의 노이즈를 눈으로 센다. 이번 실험은 증명 가능하기를 바라며..
연구자 P는 면역 관련 연구를 위해 산 쥐가 당뇨병에 걸릴 때까지 약물을 투입하며 당뇨 발현 유전자 쥐를 키우고자 한다. 이 쥐는 다시 다른 쥐와의 교배를 통해 당뇨 쥐로 완성될 때만 가치가 있다. 한편 당뇨가 걸린 쥐를 만드는 것뿐 아니라 이를 연구에 사용하기도 어렵다. 어떤 인자를 통해 순수하게 당뇨만 걸렸다는 것을 검증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 연구는 실패했다). 쥐는 오로지 직진할 뿐 이며, 한번 진행하면 다시 뒤로 돌아갈 수 없다. 쥐는 일정시간이 지나면 점차 당뇨 인자를 먹은 효과로 느려지고 뚱뚱해진다. 일련의 상황이 반복되면 관객은 점차 서서히 바뀌지만 원하는 방향대로 행동할 수 없으며, 그 방향이 정당한 연구결과가 아닌 경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없다을 체감하게 하는 목적임을 알게 된다. 병든 쥐가 당뇨로 완전히 움직일 수 없게 될 때 실험은 끝나고 다음스테이지로 넘어간다.
● 기대치 않은 풍경은 AI의 성과 뒤에 감춰져 있던 몰이해, 우연한 성과로 발전되어 온 역사, 새로운 편리함의 부작용 등 시사적 문제점을 지적하는 게임형 미디어 작업이다. 작가는 기술이 가진 제반 환경과 그 기술의 함의에 대해 질문하며, 게임 아케이드의 내러티브를 빌려 기술을 다각적 시선으로 바라본다. 게임은 각 ‘AI가 구현되는 물리적 공간’, ‘공간 시스템 구현을 위한 자원’, ‘우연한 연구적 성과’ 의 주제로 구분되는 1, 2, 3단계의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다.
쥐들에게 희망을_비디오 게임, 게임 컨트롤러_90x30x124_게임 아케이드 인스톨레이션_2020
● 눈 먼 비행 오늘날의 인간은 더욱 빠른 데이터 처리방식과 클라우드 시스템, 네트워크의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더 정교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능력을 활용하며, 이 모든 기술의 사용이 자신의 통제아래 있는 것으로 인식한다. 때로 그들은 그 기술의 사용을 자신의 선택보다 더 신뢰하기도 한다 . Blind Landing은 소설 <Night Flight> 에서 영감을 얻은 인스톨레이션이다. 소설에서 Fabien 은 비행 제어에 있어 자신의 감각을 믿기 보다는 기술에 의존하도록 훈련 된 " 계측 착륙 " 파일럿이다 . 야간 비행이 기술, 기계에 의존하는 비인간화 된 주인공을 보여준다면 이 설치물은 그 감각을 수치화하는 과정에서 관객을 수동적인 대상으로 만들어버리는 기계 주도의 비인간화를 체험하게 한다. 이를 보여주어야 하는 작가는 계속해서 그 예측가능성을 통해 현대의 편리한 기술과 이에 의존하여 자신을 잃어가는 개인들을 드러낸다.
● BirthMark는 3 면의 프로젝션 된 스크린과 70 년대 환등기 스크린을 통해 전시된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그 인식의 결과물을 영상으로 제공한다 . 스크린에는 같은 공간에서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다른 작가들의 작업이 영상을 통해 보여지며 , 이 영상들은 단순한 아카이브 용 영상이 아닌 인공지능의 시 선이 간섭하고 있는 상황을 보여주는 영상이다 . 영상 내에서 생성되고 사라지는 여러 태그들은 인공지능 이 분류한 사물의 속성을 의미한다 . 뒤이어 화면을 채우는 텍스트들은 뇌의 구조를 모방한 인지 모델 ACT-R 이 예술작품을 보는 인지 - 지각 과정을 드러낸다 . BirthMark는 기본적인 관객의 인지 지각 과정 상 태를 : 최초의 감상 (Camouflage), 작가의 의도 (Solution), 통찰 (Insight) 세 가지로 정의한다 . 이때 인간 의 발음과 가장 유사하게 학습시킨 인공지능 보이스인 Rachel 은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을 읊게 된다 . " 시선 을 왼쪽으로 옮긴다 .", " 화면에 보인 이미지를 인식했다 ", " 이를 기억에 저장했다 " 등등 . 작품의 시작 지점의 데이터와 결과 값은 오래된 환등기의 작은 화면에 영상과 함께 띄워진다 . 눈이 깜빡이는 것처럼 환등기의 슬라이드가 한 번 넘겨질 때마다 다른 작품이 인공지능의 시야에 들어온다 . 사용된 인공인지모델이 개발 된 시기에 맞는 오래된 환등기에는 작품을 인공지능이 의미론적으로 이해한 내역이 함께 제공된다 . 오래 된 이 환등기가 분석해 낸 의미는 300 단어 중 2-5 단어 뿐 이며 , 작품이 추상적이면 추상적일수록 그 BirthMark의 이해도는 급감한다 .
● 가상환경 조정기는 360 도의 공간을 원근법에 익숙한 개인의 시점으로 재조정함으로써 , 360 도 시점에 대한 기술적 편의를 제공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는 작품이다 . 사람들이 360도 전체 방향을 볼 수 있는 VR 기기를 사용하면서도, 바로 눈앞의 장면에만 집중한다 . <가상환경 조정기 > 을 보는 사람들은 매우 불편한 자세로 VR 화면을 보려 노력한 끝에, 고정된 하나의 장면만을 보게 된다. 작품을 관람하며 사람들은 신체의 불편함을 통해 몸을 매개로 하는 감각의 영역을 새로이 깨닫는 동시에 최신 기술의 한계를 체감한다.
● Scientist’s Dice game_과학자 빙고게임 로봇공학, 생명공학, 바이오 뇌공학 연구자 등 연구자들의 연구과정에서의 이야기들을 토대로 제작한 게임 /최신의 과학과 기술 이면의 모순을 주제 그 아이러니를 표현 가장 최신의 기술과 과학적인 방법론이 얼마나: [1] 효과 없고 [2] 때론 파괴적인 결과로 치닫을 수 있을지를 묻도록 하는 게임을 제공함으로써 관객에게 그 행위를 지속하는 당위성에 대한 질문을 던짐. 연구자가 연구에서 겪는 모순의 지점을 그들의 일상적 실험도구를 매개로, 상징화 해 게임에 배치, 효과를 줄 예정. 아카이브 형식의 이미지들과 그 설명들을 매칭시키는 게임으로 6명의 과학자들의 실제 이야기들, 아는 만큼 O라미를 쳐 빙고를 완성하고, 참여자는 이 빙고판을 가져갈 수 있다.
기대치 않은 풍경(Unexpected Scenery)_ 비디오 게임, 게임 컨트롤러_90x30x124_게임 아케이드 인스톨레이션_2020
기대치 않은 풍경(Unexpected Scenery)_ 비디오 게임, 게임 컨트롤러_90x30x124_게임 아케이드 인스톨레이션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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