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까진 괜찮아 展

Jusqu'ici tout va bien

 

범진용 | 신용재 | 요한한

 

 

 

솅겐갤러리

 

2020. 11. 27(금) ▶ 2020. 12. 27(일)

광주광역시 동구 동명동 72-16, 3층

 

https://schengenartgallery.com

 

 

범진용, 풍경, oil on canvas, 97x193.9cm, 2018

 

 

《 Jusqu'ici tout va bien, jusqu'ici tout va bien, jusqu'ici tout va bien…
(아직까진 괜찮아, 아직까진 괜찮아, 아직까진 괜찮아...)
Mais l'importance c'est pas la chute, c'est l'atterrissage.
(추락한다는 건 중요한 게 아냐. 어떻게 착륙하느냐의 문제지) 》

 

<여기까진 괜찮아, 여기까진 괜찮아, 여기까진 괜찮아 (Jusqu' ici tout va bien, Jusqu' ici tout va bien, Jusqu' ici tout va bien)>은 Schengen gallery 개관전시의 제목으로 프랑스 영화 <La Haine, 1995>의 대사를 인용한 것이다. 당시 프랑스 사회의 이민자 문제를 다루며, 영화 속 세명의 젊은이의 삶을 통해 현지인이면서도 이민자일 수밖에 없는 불안한 심리와 묘한 긴장감을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을 시작으로 전시는 오늘날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각기 다른 세 명의 작가가 느끼는 생태학적(Ecologic), 심리적(Psychologic), 사회적(Sociologic) 표면을 회화, 드로잉, 설치, 사운드 퍼포밍 작업을 통해 표현한다.
환경은 언제나 인간의 생활반경과 직접적인 상호관계를 맺으며 변화해왔다. 그것은 자연적 질서와 조직, 인간과 외부세계의 친화적 또는 불화적 관계의 반복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생태학적 접근은 결국 어떠한 상황적 관계 속에서 인지되는 인간의 심리 상태와 직관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우리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주위를 세심히 관찰하고 기록해야 할 의무가 있다. 왜냐하면 그 중심에 인간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 명의 작가가 표현하는 환경의 형태는 다양하면서도 공통적인 방식이 존재한다. 그것은 아마도 세상과의 관계에서 시작되는 작가 개개인의 심리적 상태가 어떠한 ‘불안성'에서 시작된다는 점이다.
범진용의 회화에서 느껴지는 모호한 경계와 불분명함은 현실과 이상(꿈)이 중첩 돼있는 자연의 풍경으로 나타나는데, 그 안에는 황폐함 속에서 거칠게 자라나는 강한 생명력이 존재한다. 마치 문명의 흔적이 사라진 후에 나타나는 자연의 풍경과도 흡사한데, 여기서 작품의 압도적인 스케일에 존재하는 자연적 풍경은 관객을 흡수해 버릴 것만 같은 몰입감을 안겨준다.

 

 

신용재, 세상기억-김해, 126.0x207.9cm, 유화지에 오일, 영상 설치, 2015

 

 

신용재는 하늘의 변화를 규칙적으로 관찰하며, 매번 느끼는 심리적 감정을 텍스트의 형식으로 수용한다. 이러한 일기 쓰기의 형식은 사소한 감정의 변화까지 세세히 다루는데, 글로써 표현되기 힘든 심리적 상태는 하늘이라는 변화무쌍한 존재를 통해 은유적으로 표현된다.
요한한은 피부, 소리, 동작과 같은 신체 구조적인 소재를 중심적으로 사용하며, 세상과의 소통을 시도한다. 작가는 스마트 사회의 강박관념으로 생겨나는 거시적 변화를 목격하며, 신체의 근원적인 부분을 몸짓, 춤, 소리처럼 원초적 방식에 근접한 형태에서 찾는다. 주로 안무적 형태와 참여 장치를 통해 관객과의 소통을 유도하며, 조형작품의 퍼포먼스적 가능성과 기능적 공간에 주목한다.
펠릭스 가타리 (Félix Guattari: Les trois écologies)의 ‘세가지 생태학'에서 자연생태(Environmental), 심리생태(Psychological), 사회생태(Sociological)는 그물망처럼 관계적 구조를 띠고 있다고 말하듯이, 세 작가가 작품을 통해 표현하는 자연적, 심리적, 사회적 환경은 각기 다르면서도 서로 얽혀 있다. 그것은 어떻게 보면 네트워크의 그물망과도 유사하다. 특히 오늘날 모든 정보가 공유되는 시점에서 우리는 여유로울 틈을 잃어가고 있고, 빠른 변화에 익숙해져야만 하는 현대인의 강박관념은 극도로 고조된 불안감을 안고 살아간다. 이것은 비단 세 명의 작가만이 느끼는 것이 아닌 지금 이 시대를 사는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일 것이다. 전시는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세 명의 작가가 느끼는 다양한 환경의 형태를 보여줌과 동시에 생태학적 접근을 통해 세상을 조금 더 면밀히 바라보고자 한다.

 

 

요한한, 네개의 매개체 (Four Medius), 스텐레스 봉, 트라이팟, 냄비, 주전자, 요강, 바가지, 금속장석,

구슬, 종이끈, 양가죽, 소가죽, 뱀피, 탬버린, 우퍼, 스마트센서, 스마트폰, 가변설치,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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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01127-여기까진 괜찮아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