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표 展

 

Gumgil

Tale of JEJU by Nampyo, Kim

 

 

 

 

2020. 11. 19(목) ▶ 2020. 12. 18(금)

Opening 2020. 11. 19(목) pm 5:00

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로80길 26, 3F-4F

 

AIF lounge (4F) | T.02-518-8026 | www.aifnco.com

HORI artspace (3F) | T.02-511-5482 | www.horiartspace.com

 

 

김남표의 제주이야기-검질 개인전 아이프라운지(4층) 전시전경

 

 

■ 제주프로젝트, 화가 김남표의 인생 변곡점 이야기

그동안 ‘순간적 풍경’(Instant Landscape)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발표해온 김남표(50) 작가가 새롭게 제주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이번 기획 초대전의 제목은 ‘김남표의 제주이야기―Gumgil(검질)’이다. 제목의 ‘검질’은 길가나 수풀에서 흔히 만나는 ‘잡초 넝쿨’의 제주도 방언이다. 전시는 청담동 소재 아이프(대표 김윤섭)와 호리아트스페이스(대표 김나리)의 공동 주최로 진행된다.

 

전시를 기획한 아이프의 김윤섭 대표는 “이번 전시의 남다른 의미는 인생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이다. 대개 50대를 맞이하게 되면 누구나 인생의 지난 여정을 되돌아보며 새로운 전환점을 생각하게 된다. 화가로서의 삶을 살아온 김남표 작가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인생에서 가장 치열했던 30~40대의 열정을 넘어, 50대엔 적어도 자신의 완숙한 깊이와 무게감을 온전하게 드러낼 수 있는 작품을 꿈꾸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검질’ 시리즈는 김남표의 ‘중진작가로서의 신고식’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전시에는 유화작품 30여점(파스텔 기법 3점 포함)이 선보인다. 우선 3층 호리아트스페이스는 10호에서 150호까지 다양한 크기의 20여점이 설치됐다. 기본적으로는 제주의 검질 풍경을 배경으로 삼았지만, 김남표의 시그니처 중의 하나인 호랑이와 표범 혹은 얼룩말이 함께 등장한다. 이전과 다른 점은 이번의 배경들은 상상에 의존하기보다는 제주에서 보고 느낀 풍경을 기초로 했다는 점이다.

 

반면 4층 아이프라운지에는 8점이 선보이지만, 세부 구성은 210조각으로 이뤄진 특별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그림명상스튜디오에는 검질, 노을, 사슴 등이 등장하는 작품 3점이 배치되어 ‘명상을 통한 내면바라보기’에 안성맞춤이다. 라운지 홀에는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인 ‘셀(cell) 시리즈’ 대형작품 3점이 관객을 맞는다. ‘25×25cm’ 53조각으로 이뤄진 검질 풍경(세로185×가로270cm), 역시 ‘25×25cm’ 68조각으로 구성된 야외 풍경(세로106×가로445cm), 84조각으로 완성된 올빼미 작품(세로185×가로320cm) 등이 설치됐다. 이 셀 작업들의 관람 포인트 중 하나는 작가가 풍경 속에 진주를 숨겨놓듯, 간혹 부분 부분에 전혀 다른 조각의 그림을 배치한 점이다.

 

 

Instant Landscape-Gumgil, A portion in an whole#32020 Oil on wood 185x317cm(25x25cm 84pieces)

 

 

미술과 영화의 콜라보, 화가 김남표 & 영화감독 민병훈

이번 ‘김남표의 제주이야기―Gumgil(검질)’은 30개월 넘는 기간 동안 준비해온 특별한 프로젝트이다. 김남표 작가는 지난 2018년부터 제주도를 오가며 새로운 작품세계의 확장을 모색하던 차에, 지난해에는 1년 간 제주도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현장 곳곳을 누비며 몸으로 체감한 감흥을 화폭에 옮겼다. 거친 굉음이 온종일 떠나지 않는 거대한 채석장부터, 온몸을 모기에 물어뜯기며 이름 모를 수풀(검질) 속을 뒤졌으며, 특수 제작한 이젤을 들고 바닷물 속으로 들어가 여명과 낙조의 이미지에 심취했다.   

 

김남표 작가의 제주작업에는 예술영화계의 대표주자인 민병훈 감독이 함께 했다. 김 작가가 제주도를 어떻게 만나고 해석하는지를 영상으로 스케치했다. 또한 ‘제주를 품은 김남표 감성’을 모티브로 한 장편영화 <팬텀(Phantom)>을 제작해 내년에 정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며, 그에 맞춰 김남표의 제주시리즈 2탄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영화에는 김남표 작가가 비중 있는 역할의 배우로도 참여한다.

 

민병훈 감독은 이번 ‘김남표의 제주이야기―Gumgil(검질)’을 위해 제주에서 함께한 소감을 글로 적었다.  

“그림을 보고 난 후에 이렇게 가슴이 먹먹하고 아림과 동시에 두근두근 떨려오기도 간만이었습니다. 저는 그림을 보는 중간 쉬었다 또 쉬었다 반복하며, 사이사이 다른 생각들도 하였습니다. 이번 ‘검질’ 그림들만큼 나의 감정을 크게 휘둘렀던 작품도 간만이었기 때문입니다.   

화가가 그려내는 자연은 숲의 일부로 침잠하는 나무들처럼 보잘 것 없는 지푸라기로 이루어진 거대한 퍼즐의 한 조각입니다. 그림에서 느껴지는 울퉁불퉁한 물감의 질감은 바로 숨쉬기이며, 틈으로 숨을 쉬고 숨을 통해 살고 숨은 소통이라는 정신입니다.

이번 작품들에는 자연과 함께 한 그의 숨결과 땀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그 철학이 그 자신의 그림에 미치는 영향까지도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Instant Landscape-Gumgil, A portion in an whole#12020 Oil on wood 106x445cm(25x25cm 68pieces)

 

 

■ 왜 셀(cell) 작업을 선보였나?

이번 전시에서 ‘셀(cell) 시리즈’ 대형작품 3점은 ‘김남표의 제주이야기―Gumgil(검질)’에 회심의 역작으로 꼽힐 만한하다. 크기도 그렇지만, 작품의 제작공정이나 마무리와 설치과정까지 일반 작품들과는 비교되지 못할 정도의 공력이 들었다. 특히 정형화된 풍경이나 상황을 감상자의 의지로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작품이란 점에서 더욱 남다르다.

 

김남표 작가는 “화가의 그림은 창작자 입장에선 비계획적이고 예정된 길에서 이탈된 상황들이 수용되기 마련이다. 그 부분들을 좀 더 감상자들에게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감상자가 저 조각들을 상상으로 옮겨 보는 일들도 가능하지 않을까? 이는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의 즐거움을 공유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작품을 바라볼 때, ‘아, 저 그림들은 자유롭게 옮길 수도 있겠다.’라는 상상을 하게 된다면, 작가와 관람객이 서로의 감정을 보다 친밀하게 공유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라고 ‘셀(cell) 시리즈’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Instant Landscape-Gumgil, A portion in an whole#22020 Oil on wood 185x260cm(25x25cm 53pieces)

 

 

셀(cell) 작업 중 한 점을 ‘공공소장’이란 새로운 판매방식 선보여

이번 ‘김남표의 제주이야기―Gumgil(검질)’ 전시에서 눈길을 끄는 요소는 새로운 작품의 유통방식을 제안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통 미술시장에서는 완성된 작품을 개별로 매매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최근 들어 미술품이 투자의 대상으로 급부상하면서 유명작가의 비싼 작품을 여러 사람들이 ‘쪼개서 구매하는 공동구매 방식’이 유행처럼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작품의 진정한 가치보다는 상품가치를 공유하는데 그친다는 한계점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김남표 전시에서 새롭게 제안하는 “공동소장” 방식은 무척 흥미롭다. ‘셀(cell) 시리즈’ 중 53조각으로 구성된 한 점을 공동소장 방식으로 매매할 예정이다. 작품 중 40조각의 부분들을 개인별로 구매하게 되며, 나머지 13조각의 부분은 작가와 기획사 쪽이 보관한다.

 

구매자는 작품의 할당된 부분 중에 최소 1조각에서 최대 4조각까지 선택할 수 있다. 이럴 경우 10~40명의 소장자 그룹이 형성되며, 이들에겐 전시를 기획한 아이프 아트매니지먼트의 지속적인 사후 서비스가 제공된다. 가령 정기적인 작가와의 만남, 소장자 간의 멤버스 데이, 소장품의 교환 이벤트, 작가의 드로잉 수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적인 ‘팬클럽’ 역할까지 발전할 수 있도록 가이드할 예정이다.

 

 

김남표의 제주이야기-검질 개인전 호리아트스페이스(3층) 전시전경

 

 

작품의 제작과정을 직접 만나는 기회 & 코로나 방역지침 시행

개막식은 11월19일(목/오후5시) 아이프라운지에서 진행되며, 11월28일(토/오후2시)에는 “김남표 작가의 손끝 회화의 제작과정 시연”이 호리아트스페이스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전시 기간 중 5인 내외의 관람객이 미리 신청(T.02-518-8026)할 경우 수시로 ‘작가와의 만남’을 가질 수 있다. 이번전시는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관이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매일 방역과 관람인원 제한을 실시한다.□   

 

 

Instant Landscape-Sensitive Construction#122017 Oil on canvas 120x181cm

 

 

Instant Landscape-Sensitive Construction#122017 Oil on canvas 120x181cm

 

 

 

 

 
 

김남표 | Kim Nampyo

 

초대작가 김남표(1970~)는 서울에서 태어났고,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학부와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그동안 18회의 국내외 개인전을 비롯해 2인전과 공동작품전, 100여회의 기획단체전에 초대되었다. 또한 KIAF(서울 코엑스), TEFAF(네덜란드), Abu Dhabi Art(아랍에미리트), 타이페이 아트페어(대만), ARCO 아트페어(마드리드), Asia Contemporary Art Fair(뉴욕) 등 50회 이상의 국내외 아트페어에도 참가했다.

한편으론 ‘집단 막’(2000~2005) 활동을 통해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안양 스톤&워터 갤러리 등에서 미술을 근간으로 한 다양한 표현영역의 확장 시도는 고정적인 틀에 얽매이지 않는 지금의 작업형태를 만들었다고도 볼 수 있다.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전시기획부문 선정작가, 전국대학미전 대상, 창작예술협회 공모전 금상 등을 수상했다. 작품은 서울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 관 미술은행, 성남문화재단, 수원아이파크미술관 등 여러 곳에 소장되어 있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 장흥 가나아뜰리에 입주작가로 활동 중이다.

김남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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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01119-김남표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