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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애 초대展
Time layer
Unknown time_130.3x162.2cm_Acrylic on canvas_2020
금보성 아트센터
2020. 11. 16(월) ▶ 2020. 11. 25(수) 서울특별시 종로구 평창36길 20 | T.02-396-8744
https://blog.naver.com/kimboseong66
Unknown time_130.3x162.2cm_Acrylic on canvas_2020
조현애-시간에 대한 감각
시간은 사라지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현상, 고정시킬 수 없고 가시화될 수도 없는, 부재하기만 한 순간들이 시간이다. 시간은 영원히 흘러가기만 해서 다만 기억 속에서 겨우 출몰한다. 기억은 불충분하고 온전치 못하기에 불구적이고 파편적으로만 떠오른다. 저마다 다른 시간의 경험은 그로인한 다른 기억과 두께를 형성해준다. 시간을 의식하는 것은 인간의 특수성일 것이다. 선형으로 이루어진 시간의 지속, 그 연결선위에서 살아간다는 역사의식, 그리고 동시에 여러 개의 층으로 쌓여진 시간의 축적을 동시에 경험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유한한 생명을 지닌 존재로서 한정된 용량의 시간을 의식하는 인간은 종말을 향해 치닫는 시간, 소멸되고 무로 돌아가 버리게 하는 시간의 잔인함을 뼈저리게 느끼는 유일한 종이다. 한 개인은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이 결코 대신할 수 없는 한 번뿐인 인생을 그때그때 특수한 상황, 특정한 시간 속에서 살아간다. 인간 일반의 경험으로 결코 환원할 수 없는 것이 한 개인의 삶, 그의 시간이다. 이처럼 인간의 실존은 시간과 연동되어 있다. 하이데거의 말처럼 “돌은 거기에 있다. 새는 살아있다. 인간만이 실존한다.” 이 시간에 대한 인식이 인간을 인간으로서 자존하게 하는 편이다. 역사와 문화, 예술은 바로 이러한 시간에 대한 인식을 토대로 구성된 것이기도 하다.
Unknown time-time layer 202_63x87cm_Acrylic on wood_2020
조현애의 그림은 ‘시간’에 관한 것이다. 작가는 이 항구적이고 보편적인 주제를 오랫동안 다루었다. 시간에 대한 일반적인 관념을 도해한 것이기도 하고 개별적인 시간의 인식을 시각화하려는 시도이기도 할 것이다. 미술사에서 시간이란 너무 익숙한 주제다. 문제는 시간에 대한 익숙한 개념과 이의 상징적인 이미지화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개인적인 차원에서 경험된 시간에 대한 발언이고 그것의 형상화일 것이다. 화면에는 과거와 현재의 이미지가 공존(조선시대 산수화, 풍속화 혹은 서양의 명화 등)하고 여러 층위의 공간들이 겹쳐져있다. 이는 다층적인 시간의 두께를 암시한다. 그 위로 시계태엽이나 시계바늘, 커다란 꽃잎 하나가 부유한다. 시간을 상징하는 일련의 기호와도 같은 이미지들이다. 주변으로 비행기나 고래, 자전거 탄 여자가 별처럼 떠 있거나 서로 멀찍이 떨어져 자갈처럼 박혀있다. 과거의 이미지와 현재를 암시하는 도상들이 한 공간에서 ‘초현실적’으로 조우한다. 여러 이미지들의 병치, 콜라주는 격렬하게 흐르는 시간에 의해 사라진 흔적들, 부재하지만 없다고 말할 수 없는 것들의 재림, 볼 수 없는 것들의 귀환이고 몸 없는 것들이 지르는 환청을 시각화한다. 사라진 시간과 현재의 시간이 공존하면서 그 둘의 엇갈림과 겹쳐짐이 화면에서 미끄러진다. 단일한 하나로 봉합될 수 없는 상이한 시간에 걸려있던 것들이라 작가는 여러 이미지를 불러 모으는가 하면 이질적인 방법론을 구사하고 있다. 사실적인 묘사와 단순하게 처리한 부위, 재현적 형상과 기하학적인 패턴, 서양화기법과 선묘중심의 동양화 방법론, 그림과 오브제(네온), 가상과 실제의 빛 등이 공존한다. 그것은 비균질적이고 불연속적인 시간의 힘에 따른 것이자 자신이 다루는 시간이란 주제를 효과적으로 가시화하려는 여러 시도에서 출현한다.
Unknown time-time layer 203_80.7x101cm_Acrylic & neon on wood_2020
나로서는 커다란 꽃 잎 하나가 화면의 중심부를 가로질러 누워있거나 수직으로 상승하는 그림이 좋다. 덧없이 떨어진, 몸체에서 순간 분리되어 허공 속으로 사라지기 직전의 꽃잎은 시간에 종속된 존재의 은유 및 시간의 흐름을 보여준다. 그 꽃은 절정의 순간을 황홀하게 안기고 있지만 이내 소멸과 부재의 시간으로 떨어지는 중이다. 부드럽고 흐릿한 색채와 하염없이 그 존재를 애무하는 듯한 붓질의 탄성에 의한 질감 처리가 주목된다. 그것은 마치 은밀하게 꽃잎의 살, 그 질감을 편애하는 부드러운 시선이고 그것을 촉각적으로 더듬은 눈이다. 또한 시간의 경과를 경험하게 하고 잔인한 시간의 행적을 목도시킨다. 그리고 그 시간이 주는 상처를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한 존재의 찰나적인 느낌도 슬쩍 고여 있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이미 이 커다란 꽃잎 하나만으로도 그림은 어느 정도 충분해 보인다. 주변에 배치된 오브제와 같은 이미지들의 감각적 구성이 그와 함께 하고 있다. 그림은 특정 주제를 너무 뻔하게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화살표나 특정 방향을 겨냥하는 손가락과도 같은 게 아니라 한 개인이 벼락처럼 경험한 시간에 대한 느낌, 그 농밀한 감각을 사건화 하는 일이어야 한다. 소재나 표현의 방법론 자체가 스스로 발화되어야 하는 것이 그림이다. 주제가 대신하는 게 아니라 표면 자체가 그대로 밀고 나와 보는 이의 망막에, 몸에 달라붙어야 한다.
Unknown time-time layer 204_121x75cm_Acrylic & neon on wood_2020
작가의 근작은 막막한 공간에 기념비적으로 출현하는 꽃잎과 그 어딘가에 시간의 흐름이나 두께, 그리고 그것들이 껴안고 있는 여러 조각난 기억들에 대한 흔적들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그림은 좀 더 간결하게, 회화적으로 보다 풍성하고 깊게 조율되어 나오는 선에서 고려되거나 그 지점으로 기우는 듯하다. 오랜 작업 시간의 누적만큼이나 다채로운 방법론과 여러 시도를 선보인 작가는 근작을 통해 설명적인 시간의 서술이나 익숙한 도상에 의한 연출에서 빠져나와 자신만의 감각으로 포착한 시간에 대한 이미지를 ‘회화적’으로 풀어내려 한다. 자신만의 의미로 이룬 시간의 개념을, 시간에 대한 유의미한 체험을 그림의 표면에 실어 밀고 나가려는 시도가 그것이다.
박영택 (경기대교수, 미술평론가)
Unknown time-with Gustave caillebotte_91.0x116.8cm_Acrylic & Neon on wood_2020
Unknown time-with정선(박연폭)_91x116.8cm_Acrylic on canvas_2020
Unknown time-with정선_116.8x91cm_Acrylic on canvas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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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애 | Cho, hyunae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학과 졸업 |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졸업
개인전 | 2020 23회 ‘Time Layer’ 조현애 초대전(11월,금보성아트센타, 서울) | 2020 22회 ‘KIAF 미리보기’ 조현애 초대전(8월, 윤 갤러리, 서울) | 2019 21회 ‘기억의 공간’ 조현애 초대전(8월, 장은선 갤러리, 서울) | 2018 20회 개인전(12월, 서울 아트쇼, 코엑스) | 19회 개인전(11월, 예술의 전당) | ‘일체의 기억 II’ 전(8월, 윤 갤러리, 서울) | Gs타워 The Street Gallery 초대전(3~4월, 서울) | 2017 ‘조 현애 초대전’ 장은선갤러리(5월, 서울) | 2016 ‘조 현애 초대전’ 현대백화점H갤러리(6월, 서울) | 2015 ‘일체의 기억’전(갤러리 그림손, 서울) | ‘양평의 사계’ 부스개인전(6월, 양평군립미술관) | 갤러리 사계 초대전(3~4월, 양평) 그 외 다수
아트페어 | 2020.10 2020 인사동 문화축제 부스전(10월, 안녕 인사동, 서울) | 2019.12 서울 아트쇼!(코엑스, 서울) | 2019.09 KIAF 국제아트페어 (코엑스, 서울) | 2019.06 조형아트페어(코엑스, 서울) | 2018.10 KIAF 국제아트페어 (코엑스, 서울) | 2018.08 아시아 국제 호텔페어(인터콘티넨탈 호텔 파르나스, 서울) | 2017.12 서울 아트쇼!(코엑스, 서울) | 2017.03 프리미어 아트페어 홍콩(엑셀시어호텔, 홍콩) | 2016.12 서울 아트쇼(코엑스, 서울) | 2016.11 Shang hai Art Fair(상해아트페어 한국관, 상하이) | 2016.07 COAF '바다에 미치다'(부산항 컨벤션센타, 부산) | 2016.05 Affordable Art Fair(컨벤션 센터, 홍콩) | 2015.06 아트쇼 부산(벡스코, 부산) 그 외 20여회
4인전 | 2012.10 일과 사분의일 전(세종문화회관 광화랑, 서울) | 2010.10 일과 사분의일 전(노암겔러리, 서울) 그 외 다수
단체전 | 2020.10 빌라드파넬아트쇼(빌라드파넬, 용인) | 2020.08 선과 색 회원전(갤러리 이즈, 서울) | 2020.04 Group MULL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 기획초대전(서울) | 2019.11 ‘정초교취’전(라베리타갤러리, 서울) | 2019.10 선과 색(인사아트센타, 서울) | 2019.09 ‘역할과 공존’ 기획초대전(갤러리 Artcelsi, 서울) | 2019.09 아트포럼인터내셔널‘溫故而知新’전(금보성아트센타, 서울) | 2019.07 Freedom ‘어제와 다른 내일’초대전(군립미술관, 양평) | 2019.06 ‘양평의 미술가’전(양평군립미술관, 양평) | 2019.04 가족의 정원기획초대전(군립미술관, 양평) | 2019.04 에꼴초대전(진부령미술관, 고성) | 2019.03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예술의 전당, 서울) | 2018.11 양평의 예술인’전(양평군립미술관, 양평) | 2018.09 아트메트로 정기전(홍익대학교, 서울) | 2018.07 그룹 Mull 홍천미술관 초대전(홍천미술관, 홍천) | 2018.06 미술부활을 꿈꾸다 아트인터내셔널전(예술의 전당, 서울) | 2018.05 경기 멋'향토작가 초대전(성남아트센타, 성남) | 2018.01 “start up" 초대전(갤러리 마롱, 서울) | 2017.12 선과 색 정기전(예술의 전당, 서울) | 2017.08 조현애 초대전(갤러리 지오, 인천) | 2017.05 디지털시대에 한지와 유럽의 만남 초대전(베를린 미술관, 독일) | 2017.05 아트메트로 회원전(미술세계 갤러리, 서울) | 2017.05 양평미술협회 정기전(양평군립미술관, 양평) | 2017.04 에꼴 초대전(갤러리 바움, 서울) | 2017.03 선과 색 초대전(갤러리 아트 숲, 부산) | 2016.12 선과 색 회원전(인사아트센타, 서울) | 2016.11 그룹 mull 초대전(부산 타워 아트 갤러리, 부산) | 2016.11 ECO and ECO 전(양평군립미술관, 양평) | 2016.11 Schema initiative “생각의 통로” 전(쉐마미술관, 청주) | 2016.10 두물머리 프로젝트-1 초대작가전(양평 군립미술관, 양평) | 2016.09 기획 초대전(스칼라아티움아트스페이스, 수원) | 2016.09 YIAF 여수국제아트페스티벌(여수 컨벤션센타, 여수) | 2016.06 양평의 미술인전(양평군립미술관, 양평) | 2016.04 진도에 부는 바람-현대미술전 초대전(장전 미술관, 진도) | 2016.04 Flying Ecole34인전(한전아트센타, 서울) | 2016.03 Art metro 전(갤러리 미술세계, 서울) 그 외 270여회
수상 | 2015 양평예술대상 신진작가상 | 2003 한국 수채화 공모전 대상 외 다수
현재 | 한국미술협회(양평지부) | 선과 색 | 그룹 mull | 에꼴
작품소장처 | 쉐마미술관 | 양평 군립미술관 | 국민일보갤러리 | 기창건설(주) | 노랑저고리 | 세진 석재 외 개인소장 다수
E-mail | hyunae21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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