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경 展

 

Next door

 

 

 

쇼앤텔1

 

2020. 11. 14(토) ▶ 2020. 11. 29(일)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양평로 18길 8

 

www.showandtell.kr

 

 

<Next door>는 건너가는, 건넘의 중간 상태의 사람들에 대한 전시이다. 전시명을 직역하자면 다음 문이고 옆 집, 이웃집을 뜻한다. 이희경은 이번 전시에서 아시아의 이주민들과 교류하며 느꼈던 감흥을 영상과 조각, 드로잉을 빌어 표현하고 이주민들과 연대하고자 하였다.

‘이주민’ 하나의 단어로 단정 될 수 없는 정체성의 상태들은 불안해 보이지만 다가서보면 견고하다. 어떤 하나로 정체화 될 것이 아니라 그냥 그런 중의 상태, 건넘의 순간에 놓인 것이다. 작업은 이들의 건넘이자 동시에 이희경의 건넘이다. 그 상태에 발을 들였던 일상의 한 날에 지역에서 만난 보통의 사람들과 움직임들을 마주했을 때에야 깨달은 내 안의 편견과 인식의 경계를 넘어가는 순간들에 집중하여 작품을 전개하였다. 같이 어울려 밥 먹고 춤을 추면서 조금조금.

이주민과의 공존에 관한 부족한 인식에 비해 인지하든 안하든 한국 사회는 이주 사회로 가고 있다. 한국의 아시아 이주민들은 노동자로서, 한국인의 배우자로서, 한국인과의 대비 속에서 폄하 받거나 한국화를 요구 받으며 낯선 타자로 사회 안에 살아가고 있다. 우리 사회 인식 안에서 우리 또는 외국인은 인종과 국적에 따라 위계적으로 배열된다. 어떤 하나의 기준을 두고 타자의 문화를 배열 할 수 없음에도 저소득 국가와 그 출신의 이주민에겐 서슴없이 기준을 적용하고 지적한다.

‘상호존중 ’은 비단 이주민을 대하는 태도에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성, 인종, 국적, 성적지향성, 장애 여부 등 소수성을 가진 타인을 우리 사회가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면 그 사회를 알 수 있다. 때문에 세계화 현상에서 아시아 각국의 다양한 배경을 지니고 한국으로의 이주를 택한 사람들이 겪게 되는 배제와 차별은 우리 사회의 현재를 짐작 할 수 있게 한다.

한국 사회는 이민을 허용하지 않는다. 저임금 노동과 결혼과 출산을 위해 이주민의 체류가 허용 되며 이들은 법적 통제의 대상이지만 법적 권리를 갖지 못하기 때문에 정부의 국민 관리와 내부 통합 등 필요에 따라 범죄자, 불쌍한 노동자 등 불법적이거나 동정의 대상으로 여론과 미디어에 묘사 되고 재현 되면서 수용과 배출을 반복 당한다. 우리의 사회의 배타적인 태도와 달리 많은 이주민들이 한국 사회의 필요성의 의해 유도 된 이주자이다.

이희경은 아시아와의 연대에 관심을 가지고 한국 내의 이주민과 교류하였다. 섣불리 작가의 시선으로 현실을 진단하거나 고발하기 보다는 자기 생애계획을 가지고서 이곳을 살아가는 사람, 길 가다 만나는 우리 이웃으로 보여줌으로 우리 사회에서 누락 되거나 비가시화 되는 이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vol.20201114-이희경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