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철 초대展

 

About wish, 실(絲)로 엮는 담담한 바람들...

 

About wish 2040_85x85cm_한지에 채색과 바느질_2020

 

 

갤러리 두

 

2020. 10. 22(목) ▶ 2020. 11. 5(목)

서울특별시 강남구 청담동 63-18, B1 | T.02-3444-3208

 

www.gallerydoo.com

 

 

About wish 2033_132x97cm_한지에 채색과 바느질_2020

 

 

회화의 요철로 드러나는 질료의 사유

 

작가는 전통적 방법론을 공격하거나 부정하기 위한 방편으로 일상적 사물(1차적 질료)과 행위(2차적 질료)를 도입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전통적 회화관과의 호환성을 염두에 두고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근자에 유행하듯 일상적이고 비미적인 재료의 도입 자체가 마치 작품의 새로움을 담보하는 필요충분조건이기라도 한 것처럼 실이라는 질료에 탐닉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또 다른 축으로서 김순철의 회화는 질료 자체의 물성에 함몰되거나, 질료를 단순히 형상의 보조제로 전용시키지도 않으면서 양자 간의 ‘조응’을 이끌어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더불어 절제된 단색조의 채색 또한 이 조응을 염두에 두고 있음이다. 이런 시도는 질료와 형상의 충돌과 대응이 아니라 양자를 매개하는 보편적 미학의 구조화에 역점을 두는 것이다. 요컨대, 질료를 조형의 잠재태로서의 기반을 수렴하는 한편 형상 또한 형상 자체로서의 독자적 구조를 보유한다는 것을 화면을 통해 입증하는 것이다. 김순철은 양자를 조율하면서 무엇보다도 어느 한쪽으로 경도되는 우를 범하지 않고 있기에 회화의 면모를 새롭게 구축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작가는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다소 표현주의적인 연작에서는 면실이 형상의 재현에 기여하기보다는 화면을 무정위로 횡행하면서 배경과 형상 모두를 아우르며 조응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선묘의 바느질이 바탕과 형상의 경계를 넘나든다는 것은 질료가 이제 단순히 재료의 차원을 넘어, 물성을 넘어 오브제의 영역을 탐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이는 김순철의 선택된 질료가 일상의 속성이나 본질에서 벗어나면서 기존의 인식으로부터도 자유로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산수화로 회귀하는듯한 작품들에서 면실의 바느질은 마치 바람 같은 형적으로 남을 뿐 접합, 연결, 치유 등의 어떤 의미에도 종속되지 않는다. 의외로 이 불연속의 실선들은 화면을 쉼 없이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으며, 끊임없이 새로운 관계의 구조들을 창출하면서 이끌어 낸다. 닫혔던 구조가 풀리자 조응의 기제는 형태의 결손을 야기했을지 모르지만 그 의미의 결락에는 어떤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았다. 역설적이게도 이는 김순철의 회화가 전통미학의 진면목을 다시 실천하기에 이른다는 의미다. 명백히 질료의 능동적 확장이 김순철의 회화 그 자체를 매우 색다른 존재로 변모시켰다. 그럼에도 결국 화면은, 질료는 일상의 모든 사물들처럼 여전히 속성과 사건, 기억들로 점철되어 있으며, 그 질료의 속성들이 예측된 것이든 아니든, 채색과 형태가 치밀하게 계산되었든 아니든 작가의 상상력과는 무관하게 물질적 상상력으로부터 나왔을 때 더 극명해진다는 것을 우리에게 환기시켜 준다.

 

 

About wish 1811_85x85cm_한지에 채색과 바느질_2018

 

 

김순철의 화면에 안착하고 있는 실은 ‘행위로서의 바느질’, ‘매체로서의 바느질’, ‘변용으로서의 바느질’, 여기에 ‘날 것’으로서의 바느질로 정의될 수 있다. 이것들 모두 또한 ‘해석된 오브제’로 명명될 수도 있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김순철의 실이 물성을 기반으로하는 질료에 속하는지 대상의 속성이 소거된 오브제의 영역에 속하는지는 분명치않다 (물론 결과물인 작품을 포함한 이 모두를 오브제라 통칭할 수도 있다). 만약 후자에 속한다면 창작의 주체로서의 작가의 위상과 자율적인 연상작용을 작동시키는 오브제의 위상은 구분되는 개념이 아니라 양자가 하나의 단일한 연속체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 오브제는 감상자와의 사이에서 의식의 순행과 역행, 추동과 부동, 외연과 내밀 등의 간극이 동시적으로 발생하기에 작가의 창작영역에 전적으로 귀속되지 않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김순철의 작품을 본다는 것은 화면 위의 착종 된 이미지만이 아니라 그의 망막에 비친 세계와 거기에 사용 된 질료와 그 질료를 다루는 작가의 신체, 즉 전신의 망막들을 발견하는 것이기도 하다. 전통적으로 동양미학에서는 정신과 그것을 담는 그릇으로서 신체의 언어 또한 중시하였다. 그것은 필세로, 기운으로 화면을 가르게 된다. 이때 붓은 칼보다 예민하다. 결론적으로 김순철 작품의 요체는 결과가 아닌 과정과 착종된 이미지와 바탕의 호응에 있다. 이것들은 엄숙한 존재의 명제이기도 하지만 실존의 행위를 지칭하는 것이기도 하다. 치밀하면서도 담백한, 섬세하면서도 농밀한, 무거우면서도 가벼운, 교차내지는 경계의 지형을 담아내는 김순철의 회화는 전통의 존엄과 현대의 혁신을 가로지르는 탁월한 감성적 에너지로 일상의 오브제를 새로운 예술의 층위로 확장시켜가고 있다.

 

유근오 (미술평론)

 

 

About wish 2042_원지름 70cm_한지에 채색과 바느질_2020

 

 

About wish 2043_원지름 70cm_한지에 채색과 바느질_2020

 

 

About wish 2045_원지름 68cm_한지에 채색과 바느질_2020

 

 

About wish...

끊이지 않고 반복하여 쌓여가는 바느질의 흔적은 어제와 오늘 또 다가올 내일의 시간적 연속성을 뜻하며, 화면의 앞과 뒷면을 오가는 바느질은 자신과 또는 주변과의 소통을 의미한다.  화면의 중심에서 주변으로 확산되어 펼쳐진 바느질 땀의 질감 위로 피어나듯 펼쳐진 커다란 꽃의 형상은, 따뜻하고 밝은 마음이 활짝 피어나길 바라는 마음을 상징하는 기호이다. 바느질의 반복의 의미는 들추어 비워내고 정련하는 자신과의 소통의 방법이다. 힘을 가해 송곳으로 구멍을 뚫고 구멍을 통해 화면의 앞면과 뒷면을 이어 왕래하며 실을 쌓아가는 한 땀의 바느질은 차마 풀어 떨쳐 버리지 못하는 내밀한 자신과의 소통의 언어이다. 그것은 단순한 행위지만 외연과 오랜 기억 속에서 상처로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무의식의 내면을 끌어내어 같은 시간상에서 스스로 치유할 수 있게 한다. 느리지만 감정을 정련하고 스스로 자정할 수 있는 자신과의 대화의 방법이다. 담담한 일상의 바람을 주제로 하는 「About Wish」라는 일련의 작품들의 작업과정에서도 결과보다 그 오랜 과정에 의미가 있다. 그것은 세상에 대한 소망이 아니라 자신을 비워내고자 하는 자신과의 소통이 주제이기 때문이다. (작가노트 中)

 

 

About wish 2015_85x85cm_한지에 채색과 바느질_2020

 

 

About wish 2041_85x85cm_한지에 채색과 바느질_2020

 

 

 

 

 
 

■ 孚耕 김순철 | KIM SOON CHEOL

 

1987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졸업 | 1989년 홍익대학교 대학원 동양화과 졸업

 

개인전 | 30회 | 2019 서울아산병원갤러리기획. 서울 | 2018 갤러리뷰크레스트초대. 제주 | 2018 갤러리H초대, 서울 | 2017 장은선갤러리초대. 서울 | 2016 갤러리 써포먼트초대. 서울 | 2015 장은선갤러리초대. 서울 | 2014 갤러리한옥초대. 서울 | 2014 갤러리델피노기획. 고성 | 2012 세종갤러리초대. 서울 | 2012 장은선갤러리초대. 서울 | 2011 쉐마미술관기획. 청주 | 2011 도올갤러리기획. 서울 | 2010 한전프라자갤러리기획. 서울 | 2009 백송갤러리초대. 서울 | 2008 한전프라자갤러리기획. 서울 | 2007 노암갤러리. 서울 | 2006 장은선갤러리초대. 서울 | 2005 오늘의작가상 수상기념.경향신문사,서울

 

국내외 아트페어 및 기획전 | 300여회 | KIAF | Art Seoul | Art Busan | Art Gwangju | Art Gyeongju | Art Cologne | Art Karlsruhe | Art Singapore | Shanghai Contemporary | Koeln Art Fair | AAF Hong Kong | AAF Singapore | NICAF | 소마드로잉 무심無心 (소마미술관기획) | 천변만화 (이천시립미술관기획) | my Balinese Friend (SIGA GALLERY.BALI, INDONESIA) | 코트라-오픈마인드Ⅰ.Ⅱ.  예술가, 기업의 문을 열다(KOTRA) | 반복-사유의 흔적 (정동갤러리기획. 서울) | 物을 만나다 (팝아트팩토리기획) | 현대미술, 수(繡)를 놓다 (북촌미술관기획) | 선화랑개관기념전(선화랑기획) | 스팩트럼전 (세종문화회관미술관기획) | 묵향,설봉에 피다(월전미술관기획) | 한지.천년의 향기(포스코갤러리기획) | 기하학과 미적 상상력의 축제 (조선화랑기획) | “내 친구 종이를 만나다”(가나아트갤러리기획) | 우리시대의 삶과 해학전 (세종문화회관미술관기획)

 

수상 및 선정 |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작품 선정. 2016 | 소마미술관 등록작가선정. 2010 | 도올갤러리 전시지원작가선정. 2010 | 한국전력 전시지원작가선정. 2009 | 서울문화재단 전시지원작가 선정. 2009 |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작품 선정. 2008 |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작품 선정. 2006 | 경향신문사 “오늘의 작가상”2005 | 북경예술박람회 은상. 2005 | 대한민국미술축제 특별상. 2002 | 제4회 MBC미술대전. 1994

 

주요작품 소장처 | 국립현대미술관(미술은행) | 이천시립월전미술관 | 삼성생명(주) | 국립원자력병원 | 상명대학교박물관 | 국립공주대학교 | 한국마사회 | 한국전력(주) | 기업은행 | 경향신문사 | 디자인하우스 | 대백프라자 | 벨라스톤C.C | 세종호텔 | 진모터스 | 도레이첨단소재

 

E-mail | kimschl@hanmail.net

Instagram | https://www.instagram.com/kim.soonch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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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01022-김순철 초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