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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국전작가협회 회원전
2020. 10. 14(수) ▶ 2020. 10. 20(화)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 34-1 | T.02-736-6347
무더운 열기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풍요로운 계절에 가랑잎 떨어지는 소리에 놀라 우리는 깨어났습니다. 천고마비 계절에 국전작가협회를 아끼시는 모든 분들에 고개 숙여 인사 올립니다. 이 좋은 계절에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 1층에서 전시를 하게 되었습니다. 조촐하고 정이 넘치는 자리에 귀하신 여러분을 모시고자 합니다. 오셔서 자리를 빛내주시고 고향 같은 예술의 향으로 영혼의 행복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협조해주신 회원님들과 참여하신 모든 분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 국전작가협회 이사장 양 태 석
이한우作_아름다운 우리강산_80x116cm_Oil on canvas_2009
제9회국전작가협회 회원전 전국구적인 인적구성의 중진원로작가들
전 인류가 세계역사상 그 유례가 없는 혼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로 명명된 전염병이 창궐하면서 전 세계인이 일시에 내왕을 끊고 고립된 채 살아가고 있다. 모든 사람이 일상적으로 마스크를 써야만 하는 기이한 현상에 당혹해 하는 가운데 어느새 1년 가까이 이르고 있다. 하지만 이 상황이 언제 종식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 앞에 우리는 그저 무기력할 따름이다. 그래도 이러한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어찌됐든 살아야하기 때문에 1년 전의 삶의 모습과는 다른 마스크 착용과 함께 부자유한 일상을 회복하려 노력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시간은 흘러간다. 이 또한 우리가 처한 현실임이기에 이를 받아들이고 또한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현실을 인정한다고 해도 우리 자신의 일로 돌아오면 난감하기 짝이 없다. 좀처럼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것은 기이한 삶의 방식을 상상할 수조차 없었기 때문이리라. 이러한 상황에서 전시회를 진행해야만 하는 국전작가협회 임원 및 회원들의 입장은 또 어떨지. 국전작가협회가 기치를 걸고 출발한지도 어언 10여 성상이 지나갔다. 무슨 일이든지 10여년 지나고 보면 세월이 참 빠르다는 것을 실감한다. 그 십여 년이라는 시간 동안 국전작가협회는 물론 회원들 개개인에게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을 것이다. 우선 회원들의 신변에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을 것이며, 임원진의 교체라든가 운영에 관한 변화뿐만 아니라 일부 회원들의 유고도 있었을 것이고, 새로 영입한 회원도 있을 터이다. 변화는 시간이 만들어내는 자연스러운 우리들 삶의 양태이다. 한 국가에도 흥망성쇠가 있듯이 개인의 삶에도 부침이 있게 마련이다. 그나마 화가들의 삶에는 영속성에 대한 꿈이 있다. 비록 현실적으로 힘든 일이 많더라도 작품에 대한 신념, 즉 영원한 생명력을 가진 작품을 만들겠다는 꿈이 있다. 그 목표를 위해 붓을 들고 어려운 현실을 감내한다. 그것이 화가들의 삶의 진실이다. 하지만 그 목표를 두고 자신과 대결하는 치열한 작업공간에서 겪는 희로애락의 감정은 오로지 본인만이 알 일이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사건과 마주하면서 인류의 삶은 한정된 공간으로 좁혀졌다. 사회생활의 최소단위인 가정이라는 주거공간에 갇히면서 의식과 감정은 졸아들고 신체는 부자유스러워졌다.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영어의 몸이 된 셈이다. 이러한 상황은 모든 사람에게 새로운 도전이다. 어쨌든 이러한 현실을 이겨내야만 하니, 모든 불편함을 감수하는 수밖에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러는 가운데서도 인간은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멈추지 않는다지만 그게 생각처럼 간단한 일이 아닌 모양이다. 불편함을 이겨내기 위한 무언가 대체수단이 필요한데 달리 묘안이 없고, 백신이나 치료약의 개발은 기대보다 지체되는 모양이다.
오세영作_심성의 기호(Sign of Mentality)_변형_mixed media_2016
이럴 때 인간은 다른 길로 시선을 돌린다. 신체적인 능력으로 돌파할 수 없으면 정신으로 맞선다. 이때 정신력의 회복이 일어나는데 이는 자아에 대한 성찰일 수 있다. 다시 말해 신체적인 부자유가 주어졌을 때 인간은 내면으로 시선을 돌리게 된다. 그에 따른 결과는 사람마다 다양하게 나타나겠지만, 화가들에게는 조형적인 문제를 넘어 철학적인 사유의 동기가 될 수 있다. 어차피 그림은 한 작가의 총체적인 인생관의 표현이기에 사유의 깊이, 즉 철학적인 사유의 깊이로 들어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한 성찰이 곧바로 큰 시각적인 변화로 나타나지는 않을지라도 어떤 식으로든지 작품에 반영되기 마련이다. 그러고 보면 코로나19가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재앙일지언정 화가들에게는 미의식의 심화 또는 새로운 조형세계를 강구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다. 바깥출입이 뜸하게 되니 작업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고 그 과정에서 지난날의 작품을 꺼내보며 새로운 작품 구상을 하게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실제로 소수이긴 하지만 근래 발표된 작품이 이전과 판이하게 다른 경우가 적지 않게 눈에 띈다. 그동안 이런저런 일들로 바쁘게 보내다가 시간에 여유가 생기자 자신의 작업을 돌아보게 된 것이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작업에 대한 모색이 이루어진 것이리라. 물론 국전작가협회 회원들은 대다수가 자연연령 70대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새로운 조형세계를 만들어내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더라도 창작을 윤리성으로 하는 예술의 특성상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는 포기할 일이 아니다. 어느 순간 영감에 의해 자극받으면 이전과는 판이한 새로운 세계와 조우할 수도 있는 것이 창작이기 때문이다. 그런 영감과 만나려는 열망과 작업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는다면 어느 순간 불현 듯 한 소식을 얻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기존의 작업을 더욱 견고히 다져나가는 한편 숙련된 손의 기술에 의해 만들어지는 깊이에 매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시간의 축적이 가져오는 묵은 맛, 묵직한 무게감 그리고 깊이감은 그림의 보이지 않는 미학적인 가치인 까닭이다. 실제로 하나의 소재로 평생을 바친 사실주의 작가의 그림과 타고난 재능으로 재현적인 이미지를 보다 더 실제적으로 묘사한 작가의 작품을 비교했을 때 그 깊이감에는 현저한 차이가 있다. 이는 미적 가치 또는 예술성이란 기술적인 완성도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말해준다. 국전작가협회는 여타 미술그룹과 다른 뚜렷한 특징이 하나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대한민국미술전람회라는 공모전을 통해 세상에 이름을 알린 작가들만의 모임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학연이나 지연, 인물 또는 조형적인 이념을 공유하는 작가들이 함께 하는 기존의 그룹과는 확연히 다른 출발점에 선다. 그러기에 회원 구성원을 보면 그야말로 전국구이다. 젊은 시절 중앙과 지방을 막론하고 화가에 대한 청운의 꿈을 안고 국전에 공모할 작품을 제작하는데 심혈을 기울인 작가들이다.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쟁의 틀 속에서 자신을 단련해온 작가들이 그러한 경쟁구도에서 벗어나 허심탄회하게 한 자리에 모인 것만으로도 보통 일이 아니다. 이런 형태의 전시회가 이루어진다고 했을 때 놀랍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너무 늦었다 싶은 감이 없지 않았다. 돌이켜 보면 국전이라는 무대에서 실력을 연마한 작가들이야말로 한국미술계의 중추적인 존재들이기에 그렇다. 그럼에도 이들이 한국미 계의 중심으로부터 멀어진 외연을 형성하고 있을 따름이었다. 모두가 서로 다른 영역에서 개별적인 활동을 해온 까닭이다.
전뢰진作_모정 013_20x30×35cm_대리석_2013
어쩌면 한국미술계에서 중진 원로들의 존재감이 약해진 원인의 하나가 바로 이들 세력, 즉 국전작가들을 하나로 묶어 힘을 모으지 못한데도 있지 않나 싶다. 만일 20-30여 년 전에라도 결속이 되었다면 모임 자체의 무게감은 물론이려니와 한국미술의 균형 있고 바른 성장을 위해 큰일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시간이 좀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지금이라도 힘을 결집시키기만 한다면 한국미술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적지 않다. 근래 사실주의 및 인상주의를 기반으로 해온 중진원로작가들이 옥션이나 아트페어 등 주요 미술현장으로부터 소외되고 있는 현실에서, 그 근본적인 원인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모두가 근대미술관의 부재에서 비롯된다는 사실과 직면한다. 구상작업을 해온 중진원로들의 경우 그 뿌리가 근대미술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사실주의 및 인상주의 화풍이 대종을 이루었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밀려 사실주의는 포토리얼리즘에 밀려나고 인상주의를 추구하는 작가들의 숫자는 현저히 줄어들었다. 이른 바 현대미술이라는 용어 속에 포함되는 현대적인 구상작업은 전통적인 화법과는 다른 시대감각을 반영하고 있다. 일상적인 현대인의 삶이 서구적인 생활양식을 그대로 수용하는 탓인지, 전통적인 사실주의 및 인상주의와는 다른 현대인의 취향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전통적인 화법을 고수하는 중진원로들의 작업은 자연히 시야에서 멀어져 가고 있는 형편이다. 이러한 문제를 타개해 나가기 위해서는 국전작가협회와 같은 성격의 그룹, 즉 중진원로들 중심의 미술단체는 근대미술관 건립을 위한 중지를 모으고 어떤 식으로든지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당면한 현실적인 위기를 돌파해나갈 뾰족한 방법이 없다. 만일 근대미술관이 건립되면 극적인 반전이 일어나 침체된 구상미술, 즉 전통적인 화법을 추구해온 중진원로들의 작품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미술시장도 장기침체에서 벗어나 활성화될 것이다. 이처럼 현실적인 문제에 적극 동참함으로써 대외적으로 국전작가협회의 존재를 알리고 또 미술계를 이끌어가는 중진원로들로서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 근대미술관 건립은 한국미술계 특히 구상미술 전체를 위한 일이라는 점에서 미술계의 중진원로들로 구성된 국전작가협회가 선도할 수 있는 명분은 충분하다. 이번 국전작가협회전은 근대미술관 건립을 위한 작가들의 구체적인 행동이 실천에 옮겨질 수 있는 그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전국구적인 인적구성이라는 장점을 최대한 살려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국전작가협회의 임원들은 이에 필요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마련, 차기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선거와 때에 맞춰 작가들을 대상으로 전국적인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신항섭(미술평론가)
전영화作_점철(點綴)_90x90cm_한지·아크릴_2016
강정완作_한민족의 얼_195x260cm_캔버스에 유화_1989
양태석作_초원의 평화_90.9x72.7cm_Acrylic on Canvas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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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전작가협회 회원전 연혁
제1회 회원전 서울전 2012. 5. 9 - 5. 15 서울미술관 지방전 2012. 7. 29 - 9. 7 공주임립미술관
제2회 회원전 서울전 2013. 5. 15 - 5. 21 서울미술관 지방전 2013. 7. 08 - 7. 14 부산시민회관
제3회 회원전 서울전 2014. 4. 1 - 4. 6 시립경희궁미술관 지방전 2014. 4. 10 - 4. 18 보성군립미술관
제4회 회원권 서울전 2015. 4. 22 - 4. 27 시립경희궁미술관 지방전 2015. 5. 1 - 5. 10 국립춘천미술관 지방전 2015. 6. 2 - 7. 19 고흥남포미술관
제5회 회원권 서울전 2016. 8. 23 - 8. 31 한가람미술관
제6회 회원권 서울전 2017. 5. 17 - 5. 23 인사아트프라자 3F
제7회 회원전 서울전 2018. 5. 9 - 5. 15 인사아트프라자 3F
제8회 회원전 서울전 2019. 5. 8 - 5. 14 인사아트프라자 3F
제9회 회원전 서울전 2020.10.14 - 10.20 인사아트프라자 1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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