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태 展

 

Bird-COVID 19

 

Bird4-COVID19_80.3×116.7cm_Acrylic on Canvas_2020

 

 

인사아트센터

 

2020. 9. 16(수) ▶ 2020. 9. 21(월)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 41-1 | T.02-736-1020

 

www.insaartcenter.com

 

 

Bird6-COVID19_90.9×116,7cm_Acrylic on Canvas_2020

 

 

세기말적 아포칼립스(apocalypse)의 불길한 공간

 

····· 작가 이종태(李鍾泰)의 경우, 작업의 내용이나 화면의 형태들을 구성하는 짜임새에 있어서 개인사적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상호 대비되는 여러 불연속적 차원들 - 발상, 소재, 기법 등 - 의 변화를 절묘하게 연결시켜내면서도 이를 관성적이지 않은 예민한 방식으로 각 시기마다 새로운 예 적 관점을 모색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주제와 표현의 폭을 매우 탄력적으로 구사해내는 독특한 회화적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감각적, 해학적인 드로잉 특유의 유려한 필치를 구사하다가도 묵직하면서도 거칠거칠한 마티에르를 동시에 구축하는, 기법의 양의적 포스트(post)들의 사이를 자유로이 오가고 있는데, 이번 연작에서는 기존의 기법과는 또 다르게, 물감을 캔버스 면에 흘리고 지웠다가 다시 흘리는 방식의 반복적 행위를 통해 화면 속에 등장하는 빌딩들의 파사드를 매우 효과적으로 표현해내고 있다. 마치 철심만 남은 것 같은 거대한 도심 빌딩의 형해들과 난파된 폐선의 잔해를 연상케 하는 앙상한 골조들을 전체 화면 가운데 가장 중심이 되는 소재로 등장시키면서, COVID-19로 인해 악화일로로 치달은 이 세계의 현황을 단순하지만 가장 상징적인 방식으로 표상해내고 있다(대표적으로 <Bird1-COVID>에서 <Bird10-COVID>까지의 연작들 등).

작가는 어찌 보면 시의적인 토픽과 소재를 다루면서도, 이를 극적으로 상징화시키면서 가장 관객들에게 인상적으로 각인될 수 있는 전형적인 형태의 시각적 대상물로 전치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들에서 보여지는 거대한 빌딩들의 잔영은 세기말적인 공황의 아포칼립스(apocalypse)로서 우리들에게 시각적으로 그리고 심정적으로 육박하듯 덮쳐오고 있다. 한때 견고하고 완강해 보였던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계가 일순간에 덮친 예측불허의 재해로 인해 마치 시날 평지의 바벨탑이나 고대 바빌론의 폐허처럼 황량하게 무너지며 야기되는 깊은 절망감을 은유적으로 환기시키면서, 그 해체된 음산한 기념비들 사이를 배회하는 검은 새떼들의 모습 역시 하늘로 솟구치는 희망이나 재생의 느낌으로 다가오기보다는 묵시록적인 메타포로 인한 위기와 불안의 느낌을 한껏 증폭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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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번 전시에는 황색조의 바탕에 회색조의 폐허가 된 빌딩들과 검은 두 개의 원, 하얀 십자가 등이 함께 어우러진 <Bird15-COVID>를 포함해 폐허의 빌딩들과 원, 그리고 두 개의 직선이 교차하는 십자의 이미지가 등장하는 계열의 작품들,<Bird14-COVID>에서 <Bird19-COVID>까지의 연작들이 동시에 출품되고 있다. 여기에서의 원은 새의 변형으로, 새를 추상화한 일종의 기호이며, 그는 원을 새의 표현으로 차용하고 있다. 이 원의 이미지는 작가의 이전 연작인 <Bike>에서도 중요한 조형요소들 중의 일환으로 등장했던 바 있다. 또한, 새와 빌딩이 그려진 폐허의 공간에 등장하는, 십자의 이미지는 또 다른 출품작 <Bird13-COVID>에서 보여지는 달빛이 흐르는 창의 이미지와도 서로 겹쳐지고 있다. 십자가는 확실한 범인류적 구원의 상징이므로 작가의 잠재의식 속에서는 이러한 내적 불안에 대한 해결방법, 즉 존재의 한계를 초극하려는 구원에 대한 갈망이 깊이 내재되어 있다는 함의를 뚜렷이 암시해주고 있다. 이것은 가장 인간적인 동시에 가장 인간 존재의 본질과 연관되어 맞닥뜨려지는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질문이며, 이 연작들이야말로 이러한 근원적인 질문이 그의 예술세계의 심연 속으로 출현하게 된 가장 첫 번째의 사태로서 이해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김동화(金東華)의 평문- 2020에서 줄임

 

 

Bird7-COVID19_116.7×80.3cm_Acrylic on Canvas_2020

 

 

Bird9-COVID19_116.7×80.3cm_Acrylic on Canvas_2020

 

 

Bird12-COVID19_60.6×72.7cm_Acrylic on Canvas_2020

 

 

The ominous space of the apocalypse at the end of the century

 

····· In this series of works by artist Jong-Tae Lee, the facade of the buildings appearing in the screen is expressed very effectively through the repetitive act of spilling, erasing, and then re-flowing paints on the canvas, unlike his existing techniques.

Reminiscent of the ruins of a wrecked abandoned ship as if only an iron core was left behind, are attacking us visually and emotionally, as apocalypse of the late-century panic, They evoke a deep sense of despair metaphorically caused by the unpredictable disaster of this world we live in that seemed solid and stubborn, like the Tower of Babel on the Plains of Shinar or the ruins of ancient Babylon.

 

The appearance of black birds wandering among the dismantled gloomy monuments also amplifies the feeling of crisis and anxiety caused by the apocalyptic metaphor rather than coming up with a feeling of hope or renewal rising into the 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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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addition, this exhibition includes <Bird15-COVID>, in which gray-scale ruined buildings, two black circles, and white crosses harmonize with each other on a yellowish background. And a series of works featuring the image of a crosshair are being exhibited at the same time. Here, the circle is an abstraction of a bird, and he borrows the circle as an expression of a bird.

 

The crucifix in the painting is considered a sure symbol of human salvation. Therefore, in the artist's subconscious mind, it is presumed that he pursues the cross as a symbol of a way to resolve his inner anxiety such as the current fear of COVID-19. In other words, it can be found that the longing for salvation to overcome the limits of human existence is deeply embedded in these paintings. This is the most human and at the same time most relevant to the nature of human beings, and is a question that no one can avoid.

 

Kim Dong-hwa's review 2020, abbreviated article

 

 

 

Bird13-COVID19_116.7×72.7cm_Acrylic on Canvas_2020

 

 

 

Bird15-COVID19_116.7×80.3cm_Acrylic on Canvas_2020

 

 

 

Bird19-COVID19_72.7×53.0cm_Acrylic on Canvas_2020

 

 

 

 

 
 

이종태 | Lee jong tae

 

E-mail | flood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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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00916-이종태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