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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 展
TOUCH
Touch the history_150x120cm_Mixed media_2020
인사아트센터 1층 본전시장
2020. 9. 9(수) ▶ 2020. 9. 14(월)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 41-1 | T.02-736-1020
Touch the history_200x200cm_Mixed media_2020
생성을 향한 해체 - 김완 <Touch> 展
'보이는 고로 믿는' 시각 중심의 근대 사회는 '스펙터클'하다. 감각도, 인식도, 신념도 모두 이미지화되어 제시된다. 표준화되고 과장되어 제시되는 이미지로 인해 실재와 실체는 소외당 한다. 실재와 환영과의 경계는 무너진다. 현대인들은 제시된 시각적 이미지에 압도당한다. 현대인들의 판단력은 마비되고, 영혼은 상실된다. 현대인은 영혼을 잃었지만, 스스로 자각하지 못한다. 작가 김완의 '터치'작업은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터치'에서 김완은 개인적 차원에서는 '경계'를, 사회역사적 차원에서는 '신화적 이미지'를 작업 대상으로 한다. 그는 삶과 죽음, 실재와 환상의 경계와 그 너머를 고찰하고, 신화적 대상과 유물들의 실재를 탐색한다. 그는 재현하고자 하는 경계 및 대상과 스스로를 일치시키지 않고, 거리를 두고 관찰한다. 이미 기존 담론에 의해 주류화된 문화는 표준화되고, 표준화된 문화는 부동성, 지속성, 동일성, 연속성 등을 강요한다. 김완의 작가 정신은 기존 담론의 강요에 굴복하지 않고, 재현대상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의심을 품는다. '방법적 회의'로서의 '의심'은 '터치'로 이어진다. 김완은 '터치'를 통해 환상과 실재의 경계, 신화와 실제의 경계선을 해체하고, 그 너머를 사유한다. 김완에게 '터치'는 시각 예술이지만, 시각을 초월하여 '촉각'을 통해 형상이 드러내고자 하는 존재의 실재와 그 실재와의 소통을 시도한다. 삶의 고뇌와 고해를 초극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종교의 주체인 예수 그리스도와 석가모니, 삶의 고통을 넘어선 희망을 음악적으로 형상화한 '음악의 성인' 베토벤, 인간 내면의 절망과 위안에 대한 갈망을 캔버스에 담은 고흐, 탁월한 지성의 전형인 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 신이 떠나버린 세상에서 '초인'이 되어 자유로운 삶을 영위할 것을 주장한 철학자 니체, 미술계와 무관한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이름만 들어도 아는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 종교와 예술, 학문과 대중 매체에서 신화화된 존재들이다. '신화'는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신화는 사회에 '안정'과 '질서'를 부여하기 위해 활용되고, 안정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활용된다. 김완 작가의 '해체'작업은 '현재의 필요에 의한 해석', 그것도 유일하고 지배적인 해석에 의문에서 시작된다. 그는 지배적으로 주어진 '신화'들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지 않는다. 그의 작품은 주어진 세계와 역사를 설명하고 정당화하고 해답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주어진 세계에 의문을 제시함으로써, 또한 해체함으로써 대상의 탈신화화를 시도한다.
Touch the history_150x120cm_Mixed media_2020
데리다는 해체의 '전략적 이중성'을 강조한다. 이는 하이데거의 '압바우 Abbau', 즉 형이상학적 역사의 파괴와 해체를 위해서는 해체와 동시에 건설을 뜻하는 것이다. 김완 작가의 해체 역시 '해체'하는 동시에 '건설'한다. 우선 재현 대상의 윤곽선을 흐리고, 입체적 효과를 통해 형상을 해체한다. 작가에 의해 새로이 구현된 형상은 가까이에서 보면 형체를 알아볼 수가 없다. 거리를 두고 이동을 하다가 특정 지점에 도달하게 되면, 우리가 생각하는 대상의 형상이 보이게 된다. 즉 초기작품에 의해 형상화된 작품은 '현존'도 '부재'도 아닌 어떤 것으로, 그 흐릿한 형상과 함께 기존 의미는 해체되고, 관람자에 의해 새로이 재구성되는 형상과 함께 의미가 생성된다. 해체를 통해서 지배적인 해석이 사라짐으로 대상들은 탈신화화되고, 관람자가 생성해 내는 의미에 의해 다양한 해석과 형상이 공존한다. 그리고 관람자 자신이 재구성한 예수 그리스도, 베토벤, 고흐 등등의 이미지를 새로이 품게 된다. 이러한 관람 과정의 반복을 통해 우리는 기존 담론이 구축한 지배적인 해석에 존재하는 균열을 감지하게 된다. 주어진 지배적 해석이 존재하지 않음을 알게 되고, 자기만의 해석이 과거에 이미 주어진 지배적 해석만큼의 지위가 있음을 깨닫게 되고, 자신의 견해를 소중히 여기며, 나의 해석처럼 시공을 초월한 타인의 해석을 존중하게 된다. 김완 작가의 '터치'가 지향하는 '해체'는 수단으로서의 '해체'이다. '해체'가 지향하는 목적은 파괴와 제거가 아니라 자유와 생성이다. 재현 대상과 해석의 주체들을 음험한 목적을 지닌 지배적이고 유일한 목소리로부터 해방시킨다. 재현대상은 다성적인 목소리에 의해 다양한 관점에 의해 해석됨으로써 자유를 획득한다.
정해성(문화평론가)
Touch the history_200x200cm_Mixed media_2020
Touch the history_70x50cm_Mixed media_2020
Touch the history_70x50cm_Mixed media_2020
Touch the history_70x50cm_Mixed media_2020
Touch the history_200x200cm_Mixed media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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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완
E-mail | sdspiri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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