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인 展

 

잔상-장면 2, 60x60cm, 종이에 볼펜, 2018

 

 

갤러리H

 

2020. 7. 29(수) ▶ 2020. 8. 4(화)

서울특별시 종로구 관훈동 192-46번지 T.02-735-3367

 

https://blog.naver.com/gallh

 

 

Filter 3, 29.7x21cm, 종이에 볼펜, 2020

 

 

본인은 일상에서 기억으로 남기고 싶은 특별한 순간을 마주했을 때 그 순간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 긴 시간 바라보고 음미하거나, 사진이나 영상과 같은 기록물로 남겨둔다. 특히 여행의 기억은 작업의 주요 요소이다. 일출을 보는 것으로 시작해 빛에 반짝이는 사람들과 풍경, 일몰과 밤하늘의 은하수를 보기까지, 여행은 빛을 쫓는 여정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여정들을 담으면서 순간 눈이 멀어버리는 듯한 잔상을 경험하곤 했으며 여행의 기억과 함께하는 하나의 이미지로 남게 되었다. 잔상은 자극이 없어진 후에도 그 느낌이 계속되는 감각 잔류 현상이다. 즉 작업은 기억 속에 자리잡고 있으나 잊고 있었던 것들을 어떠한 충격이나 자극에 의해 회상하는 순간들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일상 속에서 가지는 수많은 기억들이 하나의 자아를 끊임없이 형성해나가는 과정에 대한 고찰로 전개된다.

작업은 종이에 스쳐 지나간 볼펜의 선들이 만드는 미세한 텍스쳐들, 즉 이 우연히 만들어진 흔적들에서 다시 형태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작품 전면에서 볼 수 있는 타원, 단면, 기둥들과 같은 기하학적 이미지들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빛의 특성에 대한 정보와 잔상을 경험하면서 보았던 이미지들의 단순화된 형태들로, 어떠한 계획도 없이 즉흥적으로 증식하 듯 퍼져나간다. 더 나아가 정해진 순서 없이 그려지는 그림 조각들은 임의로 나열되고 그 사이사이를 채워 하나의 큰 작품으로 완성된다. 즉 작품에서 가장 작은 요소인 선들이 모여 하나의 형태로, 이 형태들이 모여 하나의 작품으로, 그리고 각 작품들이 모여 더 큰 하나의 작품을 형성한다. 모든 요소들이 독립적이면서도 서로가 서로의 영향을 받으며 하나의 큰 집합체를 형성하여 지속적인 확장의 가능성을 가지는 것이다.

 

 

Filter 4, 29.7x21cm, 종이에 볼펜, 2020

 

 

Filter 5, 42x29.7cm, 종이에 볼펜,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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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00729-이정인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