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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균 展
Strahov monastery library, Prague, Czech
서초구립양재도서관
2020. 6. 1(월) ▶ 2020. 8. 30(일)
서울특별시 서초구 양재천로33 | T.02-3486-4050
*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한 대중시설로 분류되는
도서관 내의 사정으로 전시기간이 변동될 수 있습니다.
전시기획 | 2GIL29 GALLERY
www.2gil29gallery.com
The Library at the Rijks Museum, Amsterdam
도서관 속의 도서관
사진가 임영균의 ‘도서관 속의 도서관’ 사진전이 서초구립 양재도서관 개관기념으로 6월1일부터 8월30일 까지 3개월간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이길이구갤러리 기획으로 사진가 임영균이 지난 6년간 촬영한 유네스코 문화유산 도서관인 오스트리아 에드몬트 수도원도서관, 괴테가 50년간 재직하였고 독일 고전주의를 탄생하게 한 바이마르 안나 대공비 도서관, 움베르트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 무대가 된 멜크수도원도서관, 제임스 조이스 오스카 와일드를 배출한 더블린 트리니티 대학 롱룸도서관, 종교적인 박해로 사라졌다가 복원된 천년 역사의 스페인 살라만카대학교 도서관, 한글 창제의 산실인 규장각, 해인사 팔만대장경 그리고 작가가 1980년 겨울 처음 뉴욕가서 신선한 충격을 받은 뉴욕공공도서관 등 50여곳에서 엄선한 10여곳을 만난다. 그야말로 ‘도서관 속의 도서관’ 사진전이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에는 특히 건축과 회화, 조각, 색채와 문양, 문자와 텍스트 등 여러 시각적 오브제들이 공존하며 그야말로 화려한 시각적 스펙타클의 밀도가 높고, 책 궁전의 매혹적인 대칭과 다양한 건축양식의 고전적인 양식미와 웅장함이 녹아있다. 대부분 정중앙에서 전경을 들어올리는 듯한 구도로 바닥에서 천장까지 일직선상에 모든 대상을 걸려있다. 도서관 작품 중의 바이마르 안나 아말리아 대공비 도서관은 독일 대문호 괴테가 1797년 청년시절부터 40여 년간 도서관장으로 재직하면서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1829), 파우스트(1832) 등의 작품을 집필하며 1832년까지 생의 마지막을 보낸 곳이다. 이 도서관은 괴테의 파우스트 원본 등 희귀 서적 100만 권을 자랑한다. 비록 괴테가 떠난 지 200여년이 지났지만 현재도 이 도서관은 괴테를 사랑하는 세계인들의 명소로 유명하다. 그 뿐만 아니라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를 역임한 함스부르크 왕가 마리아 테레지아 왕비의 사랑을 받았고, 이태리 기호학자 움베르트 에코에 영감을 주어서 <장미의 이름> 소설과 영화의 무대인 오스트리아 멜크 수도원 도서관도 임영균의 사진으로 신비롭게 재탄생했다. 작가가 유럽도서관 촬영을 하면서 느낀 점은, 도산서원 소수서원 다산초당 등은 검약한데 비해 유럽 중세의 도서관들은 대부분 수도원에 있었는데 불구하고 화려하고 웅장했다고 말했다. 특히 베네딕트 수도원에는 하루도 일하지 않고는 음식을 먹지 말라는 불교의 생활신조 와도 같은 말을 하여 친근감을 느겼다고 했다. 뉴욕 공공도서관은 사진가 임영균에게 특별한 추억이 있다. 1980년 12월 뉴욕 공공도서관에 처음 가서 그토록 보고 싶던 전설적인 사진가 로버트 프랭크의 “아메리칸” 사진집을 사서에게 신청해서 처음 보고 손으로 직접 만졌을 때의 감격을 잊지 못한다. 방문객 누구에게나 도서관을 개방해주고, 책을 대관할 수도 있다는 그 기쁨은 지금도 생생하다. 추운 뉴욕의 겨울날 “아메리칸” 사진집을 대관하여 소중하게 품속에 안고 가서, 아침 저녁으로 보고 또 보고 볼 때마다 사진의 느낌이 다르다는 것을 경험하며 본인의 시야가 넓어 지는 것을 체험하게 해준 잊지못할 뉴욕 공공도서관이다. 38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후, 뉴욕 공공도서관을 촬영한 2018년 11월의 이른 아침 도서관 창 밖으로는 뉴욕 맨하튼 중심가인 42번가의 5 에비뉴와 6 에비뉴의 고층 건물들이 창에 투영되고있다.
독일 유명 건축 사진가 라인하르트 괴너(Reinhard Görner) 독일 사진가 칸디다 회퍼(Candida Hofer) 등 세계 유수의 도서관을 주제로 사진을 찍은 해외 유명한 사진작가들은 이미 많이 있다. 하지만 한국인 사진가로는 도서관 시리즈 작업을 하고 있는 작가는 사진가 임영균이 처음이자 유일하다. 평론가 박영택은 “임영균 작가의 도서관 작품들은 주어진 공간에 모든것들을 포용하고 그것들마다의 존재성을 극대화하려는 그만의 특유한 정적인 시선이 녹아있다. 그것은 최대한 자연광과 색채를 온전히 살려내면서 사진 특유의 재현술과 함께 대상을 바라보는 이의 마음, 감각을 중시하는 임영균의 사진의 힘이다. 그의 세계는 보다 원숙하고 세밀하다. 과시하고 과장하고 자랑하기엔 너무 양심적이다. 그의 작업이 진전해가는 가운데 작가는 서서히 성취해가는데, 그는 카메라를 통해 사실을 찍지만 보다 심도있는 상상력을 제시한다. 세계문화유산 도서관의 실내 사진도 관객이 없는 이른 아침에 촬영하여 평온함과 명상적인 느낌을 가질수 있다" 라고 말한다. 이는 “그의 사진은 명상적인 평온과 시적인 정취가 묻어난다”고 언급했던 독일 베를린 국립 사진 박물관 학예 실장인 마티아스 하더의 평과도 일맥상통 하는 부분이다. 사진가 임영균은 2018년 11월부터 2019년 4월 까지 전시한 세계최대의 사진박물관인 뉴욕 코닥박물관에서 주최한 20세기 사진역사전에 “해남”이 아시아 작가로는 유일하게 초대되어 서구 사진들과는 다른 명상적인 사진으로 세계인의 관심을 모았었다. 사진가 임영균씨는 세게문화유산을 주제로 전시회를 가진 의도는 “그동안 서구의 눈으로 역사를 보았다면 이제는 우리의 시각으로 세계 역사의 현장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임영균의 시각, 정신 및 의식의 흐름 상태 등이 투영된 도서관 사진들은 그가 창조해낸 새로운 피사체로 거듭나 고요한 명상의 상태를 유도한다. 관람객들이 사진을 통해 교육 공간뿐만 아니라 예술 작품으로 역사에 남은 도서관 건축물들의 공간을 다시 한번 깊이 느낄 수 있는 뜻 깊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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