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이판 jang yi fan 展
갤러리이즈
2020. 5. 27(수) ▶ 2020. 6. 2(화)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 52-1 | T.02-736-6669
https://galleryis.com
2020년 설 연휴기간에 이판이 서울에서 베이징으로 돌아오면 만나서 그의 박사 졸업작품 발표 개인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려 했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병이 창궐하는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서 어쩔 수 없이 각자의 처소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그렇게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우리는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대신하듯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이용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학술적인 토론을 이어 나가기 시작했다. 이는 중ᐧ한 양국을 잇는 플랫폼에서 예술교육 관련 정보를 전달하고 교류하는 현장이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단국대와 칭화대가 섬유예술에 대한 견해를 나눌 수 있는 소통의 창이기도 했다. 한 뜻으로 모인 이들의 정신적 에너지가 똘똘 뭉쳐 시각과 시공간, 지역적 제약을 뛰어넘은 순간이었다. 장이판의 칭화대학교 미술학원 학사와 석사과정을 지도한 교수로서, 창작할 때마다 보이는 번뜩이는 구상력과 진취적인 자세, 그리고 의취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그의 작품성을 매우 높이 평가한다.
이판은 우수한 성적으로 칭화대학교 미술학원에 입학한 것을 시작으로 이번에 단국대학교 박사 졸업 작품전을 치르기까지, 12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그녀는 한결같이 골몰하게 탐구하고 뛰어난 상상력으로 창작을 실천해왔다. 중국의 ‘8대 미술학원’으로 꼽히는 쓰촨미술학원에서 교편을 잡으면서 섬유예술과 학생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교사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한국으로 건너가 더 넓은 지역을 아우르는 연구 활동을 하기를 갈망했다. 칭화대에서 2000년도부터 주최한 ‘로잔에서 베이징까지: 국제섬유예술비엔날레’는 중국과 한국을 비롯하여 점차 세계적인 호응을 얻게 되었다. 이를 통해 송번수, 박수철, 정경연, 장영란을 비롯한 한국 작가들과 세계 여러 나라의 섬유예술대가들의 명작을 접할 기회가 생기면서 중국의 동시대 섬유예술 교육 및 창작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고, 장이판 역시 중국의 청년 예술가로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판은 제 6회 ‘로잔에서 베이징까지: 국제섬유예술비엔날레’에 작품 <비상하는 울타리>를 처음으로 출품했다. 이후 그녀의 시리즈 작품 <산맥>, <벽락황사>, <뭘보노?>등에서는 동양미학사상에서 출발한 발상에 형태, 형식, 체제 등을 입혀 의상과 의취, 의경을 심도있게 나타냈다. 우리는 작품에서 회화와 디자인, 공예에 대한 그녀의 깊은 조예와 예술적 소양을 확인할 수 있다. 이판은 거의 모든 작품에서 개방과 포용의 정신을 그리고 있다. 그녀는 아버지로부터 영향을 받아 5세부터 회화를 배우기 시작했다. 칭화대에 재학할 때에는 중국화와 유화, 동판화, 조소 등 다양한 장르의 회화 교과를 수강하는 등 회화에 깊은 관심을 쏟았다. 그리고 회화 예술의 배후에 깔린 전통 인문철학과 혁신의 정신 등 풍부한 요소들을 두루 섭취한 결과는 섬유예술 창작의 색조나 질감, 시각적 장악력 등에 대한 비범하고 예리한 감각으로 드러났다. 단순함과 복잡함, 정적인 질서감과 동적인 활달함 사이에서 이판은 ‘아름다움’에 대한 자기만의 면모를 드러내고 독자적인 입지를 확보해 나갔다. 이번 전시회 ‘天趣’에서는 이판이 한국에서 박사 수학기간 동안 제작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그녀가 2015년 ‘칭화대학교 미술학원 장이판 작품 개인전: 未至’에 이어 두 번째로 여는 개인 작품전이기에 무척 기쁜 마음으로 축하의 뜻을 전한다. 분명 이번 전시회는 그녀에게 그간의 유학 생활을 마무리 짓는 자리이자 앞으로 펼쳐질 섬유예술 창작 여정의 시작점이기도 할 것이다.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이판이 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기를 바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