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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용석 展
알레스테릭 진저 Allosteric Ginger
UNDER THE SKIN #5_65x45cm_Oil on Canvas_2020
갤러리 조선
2020. 5. 13(수) ▶ 2020. 6. 2(화) 서울특별시 종로구 북촌로 5길 64 | T.02-723-7133
CAROUSEL_145x112cm_Oil on Canvas_2020
나의 이야기가 어떤 것이냐고 물을 때 보통 내 작업에는 이야기와 서사가 없다고 말한다. 이야기와 서사처럼 보이는 것들은 많지만 그것이 선형적으로 구성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그것은 단순히 관객에 의해 완성된다는 혹은 보는 이가 보고 읽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이야기로 읽는다면 오히려 이야기를 읽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음식의 요소들이 혀에서 한꺼번에 터져서, 나오는 맛을 설명하기 위해 수많은 미사어구와 디테일이 이용되지만 실상은 그 맛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언어는 보통 어떤 경험에서 비롯된 공감각적 언어이다. 그림 역시 그런 것이다. 제작할 때는 수많은 분석의 틀을 지니고 사고하지만, 결국 그 결과물은 전혀 분석적인 것이 아니다. 그림은 액체의 감각을 가지고 있으며, 작업에서 나는 그 액체의 감각을 제어하기보다, 그 액체의 흐름을 따르고 싶어 한다. 이야기를 구성하는 것처럼 보이는 구체적인 사물, 형상들은 사실 그 액체 속의 작은 알갱이들이다. 그 안에서 요소들은 이합집산하면서, 다른 형태로 변환하기도 한다. 그들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그 중앙에서 한동안 진동하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시도들의 시작점이거나, 시작 이전에 걸쳐진 작업들을 선보인다. 각각의 작업들은 특정한 시간대의 개인적 응축이다. 7m길이의 (2020)은 2012년에 제작한 의 후속 작이며, 2011년에 시작했으나 거의 진행하지 못하다가 올해 마무리한 작업이다. 이 어둠 속에서 빛을 향하고 싶은 비교적 명쾌한 서사를 담고 있다면, 은 여러 사람이 꾸는 꿈이 겹쳐지는 것과 같다. 구체적인 형상들은 두서없고 완전하지 않다. 꿈처럼 기억조차 정확하지 않다. 2018년도의 , 와 같이 제작된 200호 <떨림 Tremor>(가제)에서는 유체의 흐름, 긴장된 균형 그 자체를 구현해보았다. 현재까지의 작업들 중에서 , 와 함께 가장 추상과 가까운 작업이다. (2020)시리즈는 고대의 형상에서 시작했지만 끊임없이 변모하는 신체의 형상을 변주하는 작업이며, 계속 진행 중이다. 시리즈는 혼합재료로 제작되었으며, 이종교배된 식물처럼 식물형상을 결합하여 만들어낸 이질적인 생명체를 그린 것이다. 그 외에 40여점 정도의 2019-2020년도의 작업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고대의 <이슈르 Yzur>가 과거에서 이야기를 걸어오는 것처럼, 그림들이 관객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걸어올 수 있기를 빌어본다. (오용석, 작가노트 중)
UNDER THE SKIN #10_65x45cm_Oil on Canvas_2020
UNDER THE SKIN #11_65x45cm_Oil on Canvas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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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vol.20200513-오용석 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