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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택운 展
그림의 담론 : 그림에 대한 두 가지 선택
서이갤러리
2020. 4. 14(화) ▶ 2020. 4. 26(일) 서울특별시 종로구 계동길 102 | T.02-762-4900
차가운 겨울을 이기고 찾아 올 찬란한 봄을 꿈꾸던 우리의 바람이, 언제부터인가 저 북쪽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에 날려 버린 지 꽤 오래 되었지만, 그래도 우리는 늘 희망의 봄을 기다려 왔다. 그러나 2020년, 올 해의 봄은 그 희망마저도 저버린 채, 온 세상에 스며든 바이러스로 인해 우리에게 가혹한 시간을 안겨주고 있다.
개관 3년차로 접어드는 서이갤러리는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과 포트폴리오로 작업을 보여준 작가들, 갤러리의 관람객들, 모두 소중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작가들의 작업에 대한 열정과 전시를 준비하는 노력을 보면서, 전시 기획자로서 무안한 책무를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기도 하였다. 무엇보다 고된 준비과정 속에서도 설렘과 기쁨을 가지고 전시를 준비하는 작가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 분들의 예술을 향한 열정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있음이 뿌듯하였다. 그 중에 단연, 오는 4월 14일부터 시작되는 <그림의 담론; 그림에 대한 두 가지 선택>의 남택운 작가의 열정은, 작가가 전시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보여 준 최고의 작가였다. 서이갤러리에서의 전시 결정과 함께 전시 주제가 결정되고 나서도, 그는 전시 주제와 전시 공간에 맞는 세부사항까지도, 철저하게 깊은 고뇌를 통해 준비하는 작가였다. 그러나 이렇게 준비해 가던 전시를 작가는 마지막까지 함께 하지 못했다. 비통하게도 유명을 달리했기 때문이다. 너무 갑작스러운 비보였으나 그의 예술에 대한 끊임없는 열망과 전시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자, 기획했던 남택운 사진전 <그림의 담론; 그림에 대한 두 가지 선택> 전시를 예정대로 열게 되었다. 이 번 전시는 비록 작가 자신이 선보이려 했던 전시의 미학을 전부 보여줄 수는 없겠지만, 작가가 이 번 전시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한 부분은 보여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오랜 기간을 ‘무엇인가 전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예술가의 임무’를 학생들에게 예술교육으로 전달한 교육자가, 이제는 그 예술가의 임무를 작업을 통해 실현하려 했으나 그것을 다하지 못하고 떠남에, 그의 전시를 같이 기획했던 기획자로서, 안타까움과 슬픔이 밀려온다. 하지만 작가의 사유가 담긴 작업들이 남아있고, ‘무언가를 전달받은’ 학생들이 그를 대신해 참다운 예술의 길을 대신 갈 것이라 믿기에, 오래 슬퍼하지 않기로 하였다. 많은 분들이 어려운 시기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채 묵묵히 저마다의 길을 가고 있기에, 서이갤러리도, 갤러리로서 가던 길을 힘내서 가려 한다.
이 번 남택운 작가의 사진전 <그림의 담론; 그림에 대한 두 가지 선택> 전시 기간 중, 서이갤러리 전시 관람을 통해 한 작가의 고뇌 어린 작품에서 예술을 보는 담론에 대해 여러분들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서이갤러리 대표 이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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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vol.20200414-남택운 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