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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연 展
생명의 기쁨 Natural Scenery
금호미술관
2020. 2. 27(목) ▶ 2020. 3. 8(일)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18 | T.02-720-5114
김자연, 생명의 기쁨
그의 그림은 ‘생명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여기서 생명의 소리란 침묵을 깨우는 소리이고, 활력을 부여하며, 자연계의 온갖 아름다움과 호흡하고 교감하는 상태를 말한다. 생명의 울림에 반응하면서 열린 마음으로 자연을 받아들인다. 맑은 햇빛, 청정한 숲, 신선한 공기, 넓은 하늘, 푸른 들판, 바람 소리, 봄날 아지랑이, 시냇물, 뭉게구름 등 대지가 기쁨으로 충만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얼마나 신비한지 알게 된다. 그에게 그림은 생명의 청징한 소리를 담아둔 음반과 같다. 메마른 감성을 회복하는 데는 바람과 비, 그리고 흐르는 물만큼 좋은 음악도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나뭇잎이 나부끼고 잔잔한 바람이 불며 식물들의 쑥쑥 자라나는 움직임도 놓칠 수 없는 장면이다. 계절마다 매번 새 옷을 갈아입을 뿐만 아니라 쉼과 여유를 제공하는 자연물은 참으로 고마운 존재이다. 요컨대 그의 작품은 생명의 동향에 귀를 기울이되 자연에 대한 풍부한 정서적 반향에서 수분을 섭취하고 궁극적으로는 신의 은총이라는 햇빛을 맞으며 자라난 예술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은 어디에도 구애됨이 없이 자유롭다. 특별한 공간구성도, 주도동기도 찾아볼 수 없다. 전면회화처럼 공간이 캔버스 바깥으로까지 확산되어나갈 기세이며 화면은 외부의 속삭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자연에서 흘러온 여러 표정을 대단히 풍부한 음색으로 직조해가는 것이다. 자연의 모습을 이처럼 추상적으로 변용시켜 생의 절정과 환희를 나타내는 것이다. 작렬하는 생명의 불꽃이 화면 여기저기에 피어있는 듯한 기분이다. 최근에 그의 작품은‘원색적인 색조\'와 ‘유희성\'이 더욱 두드러진다. 구체적인 이미지 보다 색깔 자체로만 충분히 생명의 결을 표출하고 있다. 화면은 각종 원색의 물결로 너울거린다. 작가는 색조를 생명의 맥박을 건져올리는 매개물로 사용하고 있다. 자연물들이 봄철에 기지개를 활짝 펴듯이 새 싹을 틔우는 생명의 순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서성록(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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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vol.20200227-김자연 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