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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김 展
오픈 포지션(Open Position)
씨알콜렉티브
2020. 2. 11(화) ▶ 2020. 3. 28(토) 서울특별시 마포구 성미산로 120 | T.02-333-0022
CR Collective 씨알콜렉티브는 2020년 첫 전시로 2019년 CR 신진작가 공모에 선정된 지원김의 개인전, 《오픈 포지션(Open Position)》을 오는 2월 11일부터 3월 28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지원김은 그 동안의 사진, 영상, 아카이브, 설치 작품들과 신작 퍼포먼스에 이르기까지 복합매체적으로 총망라하는 결과물을 선보인다. 지원김은 예술계 제도권과 계급, 그 권위가 가진 불편한 진실에 대해 비판적으로 바라보면서도 바꿀 수 없는 현실, 그 높은 장벽에 대한 신진작가로서의 허무함을 담담하게 드러낸다. 사진 연작 <The Hair of the Artist>는 작가가 무명의 예술가로서 유럽의 거대 미술관에 진입해 보고자 하는 시도로 시작되었다. 이 사진들은 언뜻 보면 유행 지난 서정적 사진처럼 보인다. 그러나 여기에는 미술관 안에서 무단으로 행해지는 행위라는 사진 뒤에 감춰진 긴박감과 그것에 대한 두려움과 희열이라는 양가적 감정이 스니키 카메라 sneaky camera의 시선으로 드러난다. 작가는 7여년에 걸쳐 유럽의 대표적인 미술 기관들(약 150여 곳)을 직접 방문하여 자신의 머리카락을 현장에서 전시공간에 남기고 사진으로 기록하였다. 작가는 이러한 치열함이 신진 작가가 가장 필요한 덕목처럼 회자되는 현실에 대해 비판적 시선을 던진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드러나는 결과물은 서정적이고, 예의 바르며, 평화롭다. 이를 통해 작가가 동경하는 미술관, 그로 인해 빚어지는 예술경쟁에 대한 치열한 동시에 허무한, 소극적인 동시에 집요한 제스처를 보여준다. 텍스트 아카이브 <One of the most->는 위 사진 연작을 진행하며 아이디어를 얻은 작품이다. 여러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읽을 수 있는 미술관 소개글을 보면 전형적이고 보수적인, 최고지향의 수사학적 문구들을 발견할 수 있다. 작가는 각각의 미술관들이 자신들을 유럽에서, 혹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미술관이라고 홍보하는 글들을 모아 한 번에 보여준다. 그 결과 문구들 간의 불일치, 혹은 더 이상 새로운 수사가 불가능함으로 인해 나타나는 표현의 획일성에서 오는 진부함 등이 웃기고도 슬픈 현실로 드러나게 된다. 영상 설치 작품 <We never can say what is in us.>는 제임스 조이스 James Joyce의 소설 ‘젊은 예술가의 초상 A Portrait of the artist as a young man’에서 발췌한 구문들을 작가가 임의로 재배열, 재조합하여 넣어 만든 포춘쿠키를 깨트려 보여주는 작업이다. 작가는 이러한 퍼포먼스를 통해 조이스의 소설 내용처럼 예술가의 막막한 미래에 대한 질문과 답을 끝없이 구한다. 또한 이번 개인전을 위해 준비하여 선보이는 신작, 퍼포먼스가 결합된 프로젝트 작업을 실시, 발표한다. 전시 제목인 “오픈 포지션 Open Position”을 비틀어 미술계 직업구분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내는 깜작 프로젝트로 실시될 예정이다. 이처럼 지원김은 예술과 예술가, 미술 기관 그리고 관객 등 미술계를 이루는 각각의 구성원들 간의 다양한 포지션 Open Position에 대한 여러 시선으로 이루어진 제도비판 Institution Critic을 드러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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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vol.20200211-지원김 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