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현 展

 

The Precious Message

보자기, 세상을 품은 아주 특별한 선물展

 

The Precious Message_60.6x60.6cm_Oil on Canvas_2018

 

 

Gallery H

(현대백화점.충청점 7F)

 

2020. 1. 2(목) ▶ 2020. 1. 31(금)

Opening 2020. 1. 15(수) pm 3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직지대로 308

전시기획 | 아트앤컴퍼니인터내셔널 | T.02-521-9117

 

 

 

The Precious Message_130.3x162cm_Oil on canvas_2009

 

 

보이는 보자기가 보여주는 보이지 않는 매력

 

보자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단순히 가난과 구시대의 산물은 아니다. 일찍이 이어령 선생은 보자기를 통해서 한국 문화의 원형 그리고 나아가 한·중·일의 문화를 비교하고 서양 문화와의 비교하는 중요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보자기를 물건을 싸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이 대표적이다. 알다시피 가방은 우리나라 고유의 물건이 아니다. 가방에 밀려 구식으로 밀려난 보자기는 현대사회에서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 유연함(flexible)을 자랑한다.

 

접고 휘어지는 플렉시블(flexible) 휴대폰이 원형이 보자기의 원형과 같다고 본다. 가방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넣는 것’ 밖에 없지만, 보자기로 할 수 있는 행위는 다양하다. 깔다. 뒤집어쓰다. 덮는다. 늘어뜨린다. 묶는다. 닦는다. 싸다 등이 그것들이다. 융통성과 관련해서 대조적인 가방과 보자기의 관계는 의자와 방석에도 적용된다. 의자는 융통성이 없이 누가 앉건 간에 정해진 모양을 유지한다. 반면 방석은 융통성이 넘치는 물건이다. 쌀 물건을 꺼내고 나면 납작 엎드려서 주인의 부름을 기다리는 보자기처럼 방석은 공간의 여백을 쓸데없이 차지하지 않는다. 사람이 일어서면 벽장이나 장롱으로 들어간다.

 

물건이 둥근 모양이든, 각진 모양이든, 세모난 모양이든 보자기는 그 물건의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쌀 수도, 입을 수도, 묶을 수도 있다. 안에 있는 물건을 모두 꺼내도 일정한 공간을 차지하는 가방과는 달리 보자기는 제 임무를 다하면 다시 아무것도 없는 평면으로 돌아간다. 마치 알라딘의 램프와도 같은 편리함이 있다.

 

가방은 물건을 ‘넣는’ 물건이고 보자기는 ‘싸는’ 물건이다. 넣는 것과 싸는 것은 둘 다 물건을 보관하고 이동하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같은 개념으로 보이지만 가방은 ‘딱딱한 것’이어야 하고 보자기는 부드러운 것이어야 한다. 소중하고 값비싼 물건을 딱딱한 금고나 가방에 두면 안전하겠지만 막상 살아 있는 사람이 상자나 가방 안에 들어가면 감옥이 된다. 반면 보자기는 마치 어머니의 품속처럼 포근하게 감싸준다.

 

짚신과 고무신도 보자기의 포용을 닮았다. 서양의 구두는 오른쪽과 왼쪽을 엄격히 구분해서 서로 바꿔 신을 수 없지만, 짚신과 고무신은 오른쪽 왼쪽 발을 모두 받아들인다. 보자기가 네모난 것이든, 둥근 것이든, 딱딱한 것이든, 부드러운 것이든 상관없이 품어주는 것처럼 말이다.

 

 

 

The Precious Message_90.9x65.1cm_Oil on canvas_2013

 

 

우리의 옛 어머니들은 큰 포대기를 접어서 아이들 업고 다녔다. 반면 서양의 어머니들은 요람이라는 상자 안에 넣어서 아이를 재웠다. 포대기는 아이와 엄마를 연결해주고 한 몸이 되게 하지만 요람은 둘을 분리한다. 요람은 엄마가 편하거나 불편한 극단의 생활을 하도록 한다. 요람에 재우면 자유롭게 다른 일을 할 수 있지만 일단 아이를 안으면 다른 일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반면 ‘어부바’ 문화는 아이를 돌보면서도 다른 일을 불편하지 않게 할 수 있다.

 

아이를 업는 것과 요람에 따로 두는 것은 과학적인 자료에 의해서 차별된다. 마이애미 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엄마에게서 분리된 아기는 30분 이내에 단백질 효소가 낮아진다. 우리의 ‘어부바’ 문화는 정서적인 측면과 아울러 생화학적인 장점을 갖는다.

 

보자기와 가방의 문화를 엄격하게 분리해서 규정하는 것은 다소 비약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정해진 용도가 없이 주어진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변화하는 보자기 문화야말로 가장 현대적이고 자유로운 생활양식이라는 기대마저 버릴 필요는 없다.

 

김시현 작가의 보자기 그림을 통해서 우리는 보자기의 매력과 따뜻함을 느낀다. 김시현 작가가 일관되게 보자기 그림에 몰두하는 이유는 타인을 향한 배려와 따뜻함을 모으고 품는 것이 보자기이기 때문이다. 보자기는 어떤 물건을 담더라도 사람에 따라서 다양한 매력과 느낌으로 다가가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김시현 작가의 보자기를 만나면서 우리는 각자의 추억과 각자의 사랑과 각자의 엄마를 만난다. 우리가 김시현 작가의 보자기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전에 없던 포근함을 느끼는 이유는 어머니의 자궁처럼 우리를 덮어주고 감싸주기 때문이다. 어머니와 아이는 보자기로 한 몸이 되듯이 우리는 김시현 작가의 보자기를 통해서 그림에 쏟은 따뜻함을 함께 나눈다.

 

김시현 작가의 보자기는 굳이 풀어보지 않아도 숱한 아름다움과 사랑이 담겨 있음을 누구나 안다. 김시현의 보자기는 화사하지만 자랑하지 않고, 싸여있지만 보이며, 말하지 않지만 들린다. 따뜻함과 사랑이.

 

- 박균호 작가 -

 

 

 

The Precious Message_162.2x97cm_Oil on Canvas_2017

 

 

 

The Precious Message_162.2x97cm_Oil on Canvas_2017

 

 

 

The Precious Message_59x67cm_Oil on Wood,canvas_2013

 

 

 

The Precious Message_42x51cm_Oil on Wood, Canvas_2018

 

 

 

전시장 내부 전경

 

 

 

 

 
 

김시현 | 金始炫 | KIM, SIHYUN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과 졸업 | 인천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 | 35회 (서울, 부산, 광주, 전주, 분당, 일본, 청주, 마닐라 등. 2004년~현재)

 

비엔날레 | 2009 광주디자인비엔날레-더할나위없이展 (광주비엔날레전시장, 광주) | 2010 방글라데시비엔날레-‘신 사실주의, 그 새로운 공간’ (방글라데시, 다카) | 2010 부산비엔날레-한·중·일 극사실작가展 (부산시청전시실, 부산)

 

아트페어 | KIAF | SOAF | 화랑미술제 | 서울아트쇼 | 아트부산 | 대구 | 광주 | 경주 | 홍콩 | 싱가폴 | 대만 | 중국 | 말레이시아 | 독일 칼스르헤 | 프랑스 | 마이애미 | LA | 밀라노 | 함부르크 | 암스테르담 | 부르셀 등

 

2인 기획전 | 2019 김시현 · 이세화 2인전 (슈페리어 갤러리, 서울) | 2016 김시현 · 강세경 2인전 (갤러리 리나, 서울) | 2016 김시현 · 강미령 2인전 (알·뮤트1917, 서울) | 2014 김시현 · 김남호 2인전 (브라운 갤러리, 서울) | 2013 김시현 · 황세진 2인전 (가모 갤러리, 서울) | 2006 김시현 · Fidel Sarmiento 2인전 (수용화 갤러리, 서울)

 

주요 기획, 초대 단체전 | 330여회 (1996년~현재) | 2019 초청기획-하이퍼리얼리즘 ‘자연과 미술展’ (울산문화예술회관, 울산) | 2017 극사실주의展-Beyond the Limit (포스코 갤러리, 포항) | 2016 때·時·色·깔 우리 삶에 스민 색깔 (국립민속박물관, 서울) | 2015 Art Revolution Taipei (월드 트레이드 센터, 대만) | 2012 공존과 소통 展 (울산문화예술회관, 울산) | 2011 극사실회화-눈을 속이다展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 2010 chocolate box-세상의 모든풍경전 (장흥아트파크미술관, 장흥) | 2009 또 하나의 일상-극사실 회화의 어제와 오늘 (성남아트센터, 분당)

 

주요 작품소장 |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 서울시립미술관 | 양평군립미술관 |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 | 주일 한국대사관저 | 중동 예멘대사관 | 신용보증기금본사 |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저 | 한남더 힐 커뮤니티센터 | 바레인대사관 | 이월중학교 | (주)가인철강 | 세종호텔 | (주)SAC | (주)엘라스켐 | 호텔 프리마 | (주)시몬느 | 코카-콜라 | 영일피혁

 

레지던시프로그램 | 2013~2014 ARTKIST 레지던시 제1기

 

현재 | 백석예술대학교 출강 | 건국대학교 2015, 인천대학교 2013, 인천시민대 2010~2011 강사역임

 

E-mail | ko30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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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00102-김시현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