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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화 展
100년 동안의 날개 짓전
최영숙_캔바스위에 오일_41x31cm_2019
갤러리담
2019. 12. 26(목) ▶ 2020. 1. 12(일) 서울특별시 종로구 윤보선길 72 | T.02-738-2745
꽃날개2_캔바스위에 오일_91x72cm_2019
100년 동안의 날개 짓
혈흔 같은 꽃을 달고 나의 그림 속을 종횡무진 했던 소녀들이 사라졌다. 사라진 소녀들의 자리에 성장통, 발설되지 못한 상처, 경계를 넘어서려는 욕망의 꽃들이 100년 전의 여성들과 함께 날개가 되어 남았다.
꽃들을 그리고 싶었다. 존재의 내장 같은 꽃들을, 끊임없이 자아와 싸우는 피의 시간을, 피고 지는 생명의 순환을, 날아오르는 영혼의 꽃 날개들을 그리고 싶었다.
투명하게, 맑게, 붓이 지나간, 내 감정의 움직임이 보이는 꽃들을 그리고 싶었다.
상승인지 하강인지 모를 꽃 날개들의 꿈틀거림.
“나 여기 있어요” 라고 외친다.
피고, 지고, 무한 반복되는 꽃들의 역사 사이로 100년 전의 여성들의 초상이 “나 여기 있었어요”라고 화답한다.
나혜석, 윤심덕, 최영숙, 김란사, 최은희, 허정숙, 김일엽, 권기옥, 김명순......화려한 색을 입고 어깨에 머리에 꽃을 달고 오늘을 사는 여성이 되어 환생했다. 1919년 항일운동의 기점을 통과하며 여성의 직업을 확장시켰던 신여성. 가지 않은 길을 모험하며 경계를 넘었던 언니들의 치열한 싸움의 도정이 점점 빨라지는 붓의 속도로, 소용돌이치는 꽃잎의 깃털로, 100년 동안 쉬지 않고 날개 짓 한다.
날개 짓을 하다 보면 바람이 일겠지.
세상의 끝, 보이지 않는 모든 존재들에게도 공평히 스며드는 바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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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vol.20191226-류준화 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