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준 展

 

환희의 송가

 

 

 

서학동사진관

 

2019. 12. 4(수) ▶ 2019. 12. 29(일)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서학로 16-17 | T.063-905-2366

 

https://blog.naver.com/jungmiso77

 

 

요즘은 참 맑은 눈을 보기가 어렵다. 밝은 정신을 찾아보기도 어렵다. 따뜻하고 정직한 사람은 더욱 찾기가 어렵다. 아니 그렇게 되기는 더 더욱 어렵다. 그러기에 ‘환희의 송가’에 나오는 사람들에게 주목하게 된다. 무엇이 사진가인 남준을 십여 년의 세월 동안 티베트와 라다크를 오가며 그들의 삶에 귀를 기울이게 만들었을까. 그는 앞으로도 이들의 삶의 모습을 사진에 담고, 그들과 함께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많은 여행 작가들이 오지를 찾아다니며 사진을 촬영해 왔지만 좀 색다른 사람들, 이질적인 풍경에 천착하여 겉만 ‘그럴듯한’ 사진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아서 나는 여행 사진에 별로 주목하지 않았다. 그것은 몇몇 체험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듯이 다 갖춰진(?) 곳에 가서 유명 연예인 들이 몇 시간 혹은 며칠 묵으며 ‘빠끔살이’ 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그 삶 속에 젖어 사는 사람들은 그것이 전혀 재미있지 않다.

내가 남준을 먼저 주목 한 것은 그의 사진보다는 그의 자세에 기인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는 매년 전주행사에 내려와서 말없이 전시 리플릿 하나씩을 놔두고 갔다. 그는 자신의 작업을 내세우지도 않고 설명하려 들지도 않았다. 처음에는 과묵하고 수줍음 타는 작가려니 하고 지나쳤다. 그 후 몇 번 그의 사진전 소식을 들으며 좋은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사진을 찬찬히 들여다보니 인생의 모든 것이 들어 있었다. 고통, 인내, 가난, 외로움. 오랜 기다림 그리고 광대무변의 자연. 그런 것들이 오직 절망의 색이 아니라 희망, 구원, 환희로 이어지는 새로운 길이었다.

심지어 오체투지의 행렬에서 구원과 세상의 희망을 갈구하는 강렬한 눈빛을 보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비록 그들은 나라도 잃고 돌아갈 곳이 없는 절망 속에 떠돌고 있지만 희망을 잃지 않으며 자신들의 길을 꿋꿋이 걸어가고 있다. 남준은 단지 여행객이 아니라 이들의 삶의 기록자로서 이들과 함께 숭고한 삶의 내면을 찾아가는 영원한 방랑객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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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91204-남준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