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석 展

 

COSMOS-희미한 안식

 

 

 

올미아트스페이스

 

2019. 12. 3(화) ▶ 2019. 12. 16(월)

Opening 2019. 12. 3(화) pm 6

서울특별시 종로구 우정국로 51 1층 | T.02-733-2002

 

www.allmeartspace.com

 

 

COSMOS-먼지가 되는 나_97x130cm_천 위에 자개, 아크릭_2019

 

 

COSMOS, 희미한 안식

 

COSMOS는 불확실성이다. 끝없는 심연처럼 무한한 어둠은 인간의 능력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절대 불가한 세계다. 미지이고 신비이며 접근할수록 모를 뿐이다. 그래서 두렵다. 우주는 두려움과 경외의 대상이다.

그런데 작가는 안식을 느낀다. 희미하지만 두려움을 넘어설 수 있는 안식, 길을 찾았다. 그의 안식은 오랜 침묵과 기다림, 그리고 깨어남에 대한 갈망과 수련의 소산이다. 그런 수련의 과정과 깨달음이 그의 작품 속에 드러난다. 그것은 이전 작품들과는 다른 결을 보여준다.

<cosmos 가족>은 소박하고 따뜻하고 정겹다. 별자리들의 수많은 이야기처럼, 작가는 근원적 안식인 가족의 전설을 그린다. 또 그것은 고독의 결실이기도 한다. 우리는 가족들 속에 살면서도 밤하늘을 쳐다보지 않는다. 고독한 눈빛만이 그 별자리를 찾을 수 있다. 희미한 형상이지만, 그래서 모든 가능성을 품고 있는 가족을, 가족의 경계선을 뛰어넘는 <cosmos 가족>이라 부른다. 사랑만이 알 수 있는 길, , 좋다.

고독한 자가 밤하늘을 바라보듯, <고난한 자>는 고난한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삶의 진실을 보여준다. 삶은 고난이다. 태어나는 순간 죽음을 향한 예정된 여정은 수많은 고난으로 점철된다. 우리는 죽기위해 태어났고 고난을 맞이하기 위해 살아간다. 이 말은 비관적이거나 염세적인 것이 아니다. 오히려 죽음을 끌어안고 삶을 매일매일 기쁨으로 살아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등이 굽은 고난한 의 형체는 묵묵히 고난의 삶을 살아낸 용기와 위대한 힘을 느끼게 한다. 그의 형체 안에 촘촘히 박혀있는 자개의 반짝임은 고난한 자의 내면의 빛을 상징성으로 드러내고 있다.

<먼지가 되는 나> 먼지가 나요, 내가 먼지다. 형상과 질료는 하나다. 이 우주가 먼지에서부터 시작되었으니 내가 먼지인 것은 당연한 것이다. 다만 나는 어떤 형상으로 결정화(結晶化)되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먼저 자신을 해체하고자 한다, 참 나의 모습을 찾기 위해서. 작가의 먼지인간은 마치 웃고 있는 듯하다. 먼지와 하나이듯 먼지인 우주와도 하나가 된 자유로운 웃음을 볼 수 있지 않는가?

<> 오정석의 숲은 나무줄기들의 향연이다. 줄기들은 아래에서 위로, 위에서 아래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직선운동을 한다.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창조의 향연이요, 우주에 빛나는 별들의 향연이다. 숲을 통해 우주를 바라보는 작가의 눈은 땅과 하늘을 이어주는 구도자의 눈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는 흐르고자 한다. <흐르다>는 그런 구도자의 열망을 보여준다. 흐르는 것은 위에서 아래로, 가득 찬 곳에서 빈 곳으로 움직인다. 물도 공기도 자유로운 것 같지만 모두 명확한 규칙을 따르는 것이다. 흐르는 것은 그 과정을 따라가는 삶의 열정과 같다. 끊임없이 자신을 비우고 또 비우는 지극한 수련을 통해서, 물이 흐르고 흘러 바다에 도달하듯이, 궁극에 도달할 것이다. 모든 별들은 흐르고 있다.

<열린 문>을 통해 작가는 우주의 문을 살짝 열고 들여다본다. 그 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흑암으로 보이는 그 문 너머에는 또 다른 별들의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 어둠을 직시하라. 두려움을 떨쳐내고 그곳으로 들어가라. 그곳에는 또 다른 우주, 또 다른 나가 감추어져있다. 개구쟁이가 호기심을 떨치지 못해 문을 여는 것처럼, 작가는 그곳을 기웃거리며 우리를 초대한다. 작가가 오랫동안 자개를 만져온 것은 인간 내면에 감추어져 있는 반짝거리는 진주들과 무의식적으로 교감하고 있기에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이번 작품전이 작가에게나 우리 모두에게 자기 내면의 우주와 교감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COSMOS-흐르다_45.5x53cm_천위에 자개, 아크릭_2019

 

 

COSMOS-숲_40.5x31.5cm_천 위에 자개, 아크릭_2019

 

 

COSMOS-가족_61.5x42cm_천 위에 아크릭_2019

 

 

 

 

 
 

오정석

 

1995 세종대학교 회화과 졸업 | 1995 B.FA.Deplof Visual Arts, Sejong University (Seau, South Korea)

 

개인전 | 2019 COSMOS 10000LAB 나미브, 서울 | 2018 바라보다, 정수화랑, 서울 | 2016 Detachmert, 갤러리 올미, 서울 | 2015 그대 그리고 나, 돌실나이 갤러리, 서울 | 2012 나-뫼, 갤러리 판코, 서울대학교 | 2005 나-못난이, 휘어지는 막대, 남양주시 | 2003 회오리의 꿈, 가나아트스페이스, 서울 | 2001 Another Space-꿈, 한전프라자갤러리, 서울 | 2000 Another Space-꿈, 소호갤러리 까페, 경기 일산 | 2019 희미한 안식, 올미아트스페이스,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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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91203-오정석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