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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연 展
둥지, 그 삶과 순환에 대하여
갤러리이즈
2019. 11. 13(수) ▶ 2019. 11. 19(화)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 52-1 | T.02-736-6669
둥지, 그 삶과 순환에 대하여
새들은 작은 나뭇가지를 한 가닥씩 물고 수천번의 비행 끝에 자신의 몸의 대여섯배나 되는 둥지를 튼다. 그들의 이러한 행동은 자연의 본능이며 자신이 생장했던 둥지에 대한 기억의 소산이다. 서로 짝을 이루는 암수 두 마리가 새끼를 잉태하고 양육하기 위하여 튼튼한 둥지를 짓는 일에 온 힘을 쏟는다. 그들의 이러한 행동의 저변에 사랑이 기초하며 이를 위해 노동과 희생을 감내한다.
둥지는 인간의 삶과 다르지 않은 생태의 모습을 가감 없이 솔직하게 드러난다. 작품 속 가닥가닥 입체적으로 올려지는 무수한 나뭇가지는 생명 생성을 위한 반복적인 행위는 내재된 자연의 모습과 동일시하여 행위적 예술표현을 가능케 한다. 더 나아가 작품은 자연과 우주라는 커다란 카테고리에 속하며 그 속에서 응집과 해체가 반복되는 생명의 순환적 세계를 그린다. 이로서 둥지는 탄생과 죽음, 생성과 소멸 이후 재탄생을 예고하는 자연의 흐름속에 존재하며 그 중심에 놓여진 태초의 공간, 즉 여성의 자궁을 상징한다.
나의 작업들은 자연의 컬러에서 주로 영감을 얻었다. 과장되지 않은 화면구성과 단출한 색조로 내재되어 있는 자연의 모습을 담담하게 표현하고자 하였으며 보는 이들에게는 화면 속 둥근 형상을 바라보며 명상적인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김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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