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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은 展
정지는 아무도 보지 못한 거친 짐승이다
20191031-changsungeun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2019. 10. 31(목) ▶ 2019. 11. 21(목)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 48-1 | T.02-797-7893
그 누구도 어쩔 수 없는 고독을 촬영했다. 고독을 느끼는 이유와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라기 보다 고독의 형形 그 자체를 찾아서, 보고 느낄 수 있는 장면 만들기로 제시한다. 고독은 애초에 형이 없었으므로 그 쓸쓸한 아름다움에 질감과 색을 얹어서 명확한 행위로 묘사해 보고자 했다. 인간의 고독한 신체 부분과 제스처는 무엇일까 에서부터 시작한 몇몇의 사진은 초상 사진에 해당된다. 예를 들면, 자신의 정수리부터 등의 위쪽 부분은 본인 스스로 볼 수 없는 다시 말해서 정면으로 마주 볼 수 없는 몸의 공간이며 이 공간을 고독 형으로 간주하고 촬영된 사진들이다. 고독이라는 감정은 사물에서도 느껴진다. 더더욱 미술사에 잘 학습된 상태에서 클래식한 정물화를 보게 되면 그 헛헛함과 까닥없는 슬픔이 극대화 된다. 아마도 이것은 오래된 인간의 유전적 산물일 것이며 정물화에 내재되어있는 고독을 연장하면서 형식에 있어서는 새롭게 도전해 보고 싶은 욕심을 담고 있다. 고독이라는 주제를 마음에 담게 될 무렵 한 나무가 눈에 들어오게 되었다. 도심 곁에 또는 도시 외곽 부근에도 나무들은 늘 존재했지만 못 본거나 다름이 없었고, 그 존재들을 바라 보는 나의 시선과 맞물려 그들은 외롭고 고독하지만 자유로워 보였다. 고독을 대변해 줄 수 있는 초라한 자연,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를 정확히 보여주므로써 그들의 고요한 외침과 다양한 형의 아름다움으로 풍경의 고독함을 보여주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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