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만수 展

 

 

 

갤러리 이즈

 

2019. 10. 23(수) ▶ 2019. 10. 29(화)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 52-1 | T.02-736-6669

 

www.galleryis.com

 

 

 

 

아프면서 크는 나무 박만수여

 

가슴에 바람개비 하나 달고

노상 층계를 오르는 사람

몸 가누며 살기도 어려운 때에

청동의 기둥 하나를 세워두고 자네는

그 진한 가슴의 뜨거운 몸부림으로

피를 달이고 있는가

살을 삭히고 있는가

 

삽 한 자루 부둥켜 안고 살아가는 농부처럼

붓 한 자루에 기대어 살아오는 사람

서로가 만나지 못할 때에도

우리가 생각으로 만날 수 있어 기쁘듯

자네가 있어 우리는 오늘도

위안이 되고 있네

 

살아 숨쉬는 한국의 여인들

잊혀지기 쉬운 고향의 흙내음

꽃과 과일, 따뜻한 숨소리

그 이야기들로 하여

우리들 생각이 미처 이르지 못하는 곳에서도

늘 자네의 이름은 홀로 빛나고 있었네

 

생목숨 하나 걸어놓고

쇠뭉치를 갈아 바늘을 만들어 가듯

한 발 한 발 혼신으로 기어가는 자벌레

수만 개의 낱말 중에서도

지금 자네에게 주어야 할 말은 아주것도 없네

박만수, 덩그렇게 꽃을 피우는 배나무같이

타고난 성품대로 묵묵히 걸어가면서

무등으로 우뚝 서게나

영산강처럼 기일게 흐르게나

 

전 원 범(시인 광주교육대학 교수)

 

 

 

 

 

 

 

 

 
 

 
 

*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vol.20191023-박만수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