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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 곰리 展
느낌으로
부산시립미술관
2019. 10. 18(금) ▶ 2020. 4. 19(일)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APEC로 58 | T.051-744-2602
안토니 곰리(b.1959)와 이우환(b.1936)은 14살의 나이차이가 있지만 작품의 맥락으로 보면 교차하는 지점들이 많다. 두 작가가 극적으로 만나는 지점은 “장소성”의 개념이다. 이우환은 이미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세계와 직접 관여하는 것이야말로 모노파의 모토가 있다. 미지의 것에 대한 탐구정신,보다 다이나믹 한 표현의 행위가 사람들을 많이 놀라게 하고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우환의 작품에서 작가의 의식을 드러내는 '표상'이라는 전통적인 개념은 부정되어 있다. 자연에서 가져온 돌과 철판, 그리고 유리 등을 사용하며 작가의 제작행위는 극단적으로 절제되어 있다. 그리고 이러한 오브제 들이 놓여지는 장소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작가는 오브제를 통해 사람과 장소 혹은 우주와 같은 새로운 만남의 계기를 만드는 것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다. 안토니 곰리 역시 전통적인 조각과는 달리 재현적인 요소나 서사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 그의 작품은 존재의 물음에서 시작한다. 곰리의 조각은 실재적 존재가 머물렀던 장소이자 내적 인식이 남아있는 장소라는 의미로 '존재적 장소로서의 조각'이다. 곰리는 "(나의 작품은) 인체조각의 암묵적 전통을 뒤집는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미적 과정을 거치면서 이제까지 미술에서 추구하던 나와 타인의 관계를 다르게 인식한다."라고 말하고 있다. 두 작가의 작품의 맥락을 보면 작품이 놓여지는 장소의 의미들을 적극적으로 작품에 끌어들인다는 공통된 인식을 공유하고 있으며, 재현이나 표상이라고 하는 전통적인 미학을 넘어 세상과 사회와의 관계를 모색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이 두 작가의 작품을 한 공간에 배치함으로서 두 작가가 작품에 대해 혹은 세계와의 관계에 대해 어떻게 사유하는 지를 비교 할 수 있는 의미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특히 두 작가 모두 미국의 미니멀아트나 개념미술의 흐름을 넘어 전통적인 작품의 의미를 전복하고 있다. 그런면에서 관객들은 '미(美)'라는 범주 속에서 해석되지 않는 두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작품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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