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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영미 展
속삭임_90.9x72.7cm_oil on canvas_2019
2019. 10. 9(수) ▶ 2019. 10. 15(화) Opening 2019. 10. 9(수) pm 4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 36 | T.02-732-9820
축제_72.7x53.0cm_oil on canvas_2019
그림에 쓰는 시...
왕영미 작가는 그림에 시를 씁니다. 시화(詩畵)와 같은 방식이 아니라 그림에 시어(詩語)가 더해진 이중적 의미의 그림으로 완성됩니다. 그림들은 현학적이거나 철학적인 근원과 이해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저 담담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오늘의 우리가 사는 이야기입니다. 꽃이나 꽃잎의 이미지에 담아내는 시어(詩語)들입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 글로 풀어내지 못하는 이야기들입니다. 그녀가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스스로 경험했던 과거의 이야기를 수필로 기억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그림을 감상할 때 꽃을 그렸더라도 꽃을 보는 것이 아니라 꽃 그림이 품고 있는 다른 이야기를 찾아내야 합니다. 작품 제목들 또한 ‘계절’과 ‘시간’ 그리고 ‘바라봄’과 누군가에 의해 ‘보임을 당하는’ 상태의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결혼식 때 자주 사용되기도 하는 꽃인 카라가 그려진 <기다림>이 있습니다. 거친 붓질로 만들어진 그림이 시간의 흐름에 흔들리는 것처럼 보이는 모양새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기다림>과는 다른 의미를 지닌 <순수의 시간>도 있습니다. 같은 꽃을 그리면서 ‘기다림’과 ‘순수의 시간’이라는 별개의 개념이 공존합니다. 살아온 과정에서 취득한 감성의 영역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꽃잎과 수술, 꽃과 꽃대와의 관계와 흡사한 자신의 이야기를 유입시키기 때문입니다. 흰색 카라는 ‘천년의 사랑’ 또는 ‘순수’라는 꽃말을 지니고 있습니다. 누군가 살았던 고향의 골목길 빛바랜 돌담길을 걷습니다. 돌 하나하나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냅니다. 소풍날 선생님이 숨겨놓은 보물종이를 찾아내는 기분입니다. 비싸거나 특별하지는 않지만 소중한 마음이 담겨진 이야기들이 소롯이 담겨있습니다. 땅바닥에 흠집을 내어 숨겨둔 이름을 기억해 봅니다. 친한 친구의 이름을 새겼다가 흙으로 덮습니다. 친구는 손바닥으로 마른 흙을 헤치면서 자신의 이름을 찾아갑니다. 단단하지 않은 땅이라면 새겨진 글자와 흙의 구분이 모호하여 억지 흔적을 찾아낼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은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만큼 소중했던, 그렇게 기억하고 싶은 일들을 그림에 숨깁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이해되는 삶의 시간만큼의 이야기들입니다. 바라보기 보다는 바라봄의 시간이 길었습니다. 이제야 스스로를 바라봅니다. 세상을 바라보고 자신을 지켜갑니다. 2018년의 그림과 2019년의 그림은 의미와 의지가 달라집니다. 스스로를 바라보고, 자의적으로 세상을 해석합니다. 그러면서 더욱 풍부해진 감성과 감정을 확인해 나갑니다. 이해를 구하거나, 삶의 역정을 들어달라는 요구조차 하지 않습니다. 지금 그림 그리는 지금 무엇을 바라보고 그것에 마음과 감성을 담아내는 지금이 행복합니다. 바람에 익어가는 꽃들을 바라봅니다. 꽃을 그리면서 그곳에 누군가를 담아냅니다. 설령 그가 그것을 이해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주는 이야기면 만족합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와 누구나 겪었을 기억을 오늘에 살려냅니다. 꽃을 통하거나 꽃이 주는 이미지를 사용하거나, 꽃의 환영에 숨겨진 무엇을 찾아냅니다. 이것이 그녀의 "소담스런 그림이야기"입니다. 꽃을 그리면서 누군가를 생각합니다. 개인의 감정을 담아 꽃과의 호흡을 진행하면서 사람으로 바라봅니다. 꽃에는 이미 그녀(그) 고, 그와의 추억이 있습니다. 좋은 일 나쁜 일 등과과 관련된 삶의 조건이 아니라 세상과 함께 호흡하는 삶의 일부로서의 대상입니다. 꽃을 그리는 감성과 그것에 포함된 시간의 흐름에 붓 길을 맡겨둡니다. 붓이 가는 그 길에는 그녀 자신이 서 있습니다. 소중한 시간의 교류입니다.
박 정 수 (미술평론, (사)한국전업미술가협회 평론위원)
그녀에게Ⅰ_72.7x60.6cm_oil on canvas_2019
늦은 봄날_45.5x33.4cm_oil on canvas_2019
가을동화_65.1x53.0cm_oil on canvas_2018
그녀에게 Ⅱ_53.0x45.5cm_oil on canvas_2019
바람불어 좋은 날_72.7x53.0cm_oil on canvas_2019
청춘_53.0x33.4cm_oil on canvas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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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영미 | Wang Young Mi
단국대학교 산업디자인과 졸업
개인전 | 월산미술관 | 올갤러리
국내외 그룹전| 다수 참여 | 한.에스토니아 국제교류전 (페루누시 신 예술관) | 아시아 현대미술교류전 (타블로갤러리) | 전국 누드 크로키회전 (분당여성회관 갤러리) | 구상회화의 위상전 (한가람 미술관) | 베노아 조소전 (골드코스트 아트갤러리) | 한국미술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등
수상 | 아시아 현대 미술 공모전 입선 (동경도 미술관) | 대한민국 종합미술대전 최우수상 | 대한민국 종합미술대전 금상
Director | Rainbow Art School, 분당
현재 | 사)한국전업미술가협회, 청람회 | 한국국제조형미술협회 회원, 전업작가 | Director - Queens Gallery, Brisbane
E-mail | king678k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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