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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멀리서 오는 우리: 도래하는 공동체 展
부산현대미술관
2019. 9. 10(화) ▶ 2020. 2. 2(일) 부산광역시 사하구 낙동남로 1191 | T.051-220-7400~1
권병준作
《가장 멀리서 오는 우리: 도래하는 공동체》는 유동하는 사회 속에서 '새롭게 마주한 우리가 어떤 모습/태도/감각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미술관이 위치한 사하구 을숙도는 지리 생태적으로 매년 새들이 떠났다 찾아 드는 철새도래지로 이동과 공존의 공간이다. 마치 이처럼 현대미술관이 위치한 서부산 지역에는 전체인구의 1.5%라는 새로운 '우리' 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5만 4천여 명, 2018년 기준으로 이주민이라 불리는 우리의 숫자다. 이미 존재하지만 '우리'라고 부르기에는 아직 어색한 낯섬과 동시에, 이해하려는 몸짓 사이에서 공동체에 대한 양가적 태도를 발견한다. 본 전시는 이러한 현 시대 우리의 양가적인 태도에서 포착한 단면을 통해 사회문화적 의미를 모색하고 마주한 공동체에 대한 가능성의 장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프랑스 철학자 장 뤽 낭시에 따르면 공동체에 대한 향수는 어느 시대에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공동체에 대한 이상은 도래하지 않는 신화인지라 이에 대한 집착은 집단적인 불안과 이방인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불현듯 현 사회의 화두인 이주민, 난민, 새터민 등을 떠올리게 된다. 학습된 단일민족이라는 추상적인 개념 앞에 새로운 거주자에 대한 태도를 선정적인 언론 보도에 의해 정하거나 그저 동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볼 수 만은 없지 않을까.
이에 대해 전시 참여 작가들은 설치, 사운드, 퍼포먼스 등을 통해 공동의 감각을 가지는 것과 관계균형에 대하여 함께 고민한다. 전시 공간 속 작품들은 병치되어 우리가 맞닥뜨리는 현상, 마주침을 증폭한 것으로 흡사 어떤 무대로 탈바꿈시킨다. 관람객이 안무가의 퍼포먼스를 볼 때뿐 만 아니라 전시공간을 거닐며 제스처를 취할 때 마치 연극무대로 들어가 자신이 임의의 배우 혹은 퍼포먼서로 요청받고 있음을 알게 된다. 전시 공간 속 구조적인 대형 설치 작품 사이를 거니는 관람객의 움직임과 시선, 제스처가 사운드와 함께 혼성적으로 접촉될 때 공감각이 촉발한다. 이는 이방인에 대한 은유적 연상 또는 공감각적 전환으로 공동체 감각을 불러일으키도록 요청한다. 발을 디딘 이곳은 나와 타자가 관계를 맺는 장소이자 상황들과 만나는 접촉 지대다. 이를 통해 관람객에게 도래하는 공동체를 제시하고 지각적, 감정적인 경험을 구현하는 실험실이자 임의의 무대로써 수행하기를 권한다. 우리는 이미 하나의 무대에서 살고 있다. 그 속에 누군가를 호출하고 다름 속에서 만나며 관계를 맺는다. 서로 둘러앉아 바라보면, 존재 그 자체가 긍정되는 삶으로 가는 틈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공동체의 실마리로서 서로의 공간 사이를 경청해보길 청한다.
양정욱作
김윤규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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