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경 초대展
대백프라자갤러리
2019. 7. 2(화) ▶ 2019. 7. 14(일)
대구 중구 명덕로 333 | T.053-420-8015
www.debecgallery.com
편리함과 감각적인 성향이 주를 이루는 생활방식 속에서 전통기법을 고수하는 도자기가 현대인들의 공감을 얻어내기란 쉽지 않다. 특히 색감과 기법에 있어 전통성이 더욱 짙은 백자나 청자는 더더욱 그렇다. 그 중 전통기법을 익혀 현대적 감각으로 예술성을 겸한 현대인이 공감하는 ‘점묘백자’를 창시한 도예가 창무 오재경의 작품전이 오는 7월 2일(화)부터 14일(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 B관에서 마련된다.
점묘백자란 도자기를 흙을 빚어 채색하는 과정에서 일반 채색을 하는 것이 아니라 도자기 자체에다 바늘과 같은 얇은 조각칼로 숱하게 쪼아서 점과 같은 흠을 낸다. 이후 그런 점들이 모여 면을 이루게 되고 면은 도자기 전체의 모양으로 이어지며 도자기에 채색을 하고 유약을 입히면 파낸 작은 점의 높낮이에 따라 유악이 얇게 발라지거나 두껍게 묻는다. 그런 상태로 도자기를 소성하게 되면 유약의 깊이에 따라 색깔이 달라져 보이고 결국 한 색깔로 두가지이상의 색깔을 내며 멀리서 보면 순색에 의한 병치혼합 현상이 생겨 도자기 자체에 파스텔톤과 같은 은은함이 배겨 나오는 백자를 말한다. 이는 창무 오재경 스스로가 한계를 극복하고자 끊임없는 실험 끝에 만들어진 그만의 독특한 기법이다. 특히 점묘기법이 쉽지 않은 것은 한 작품을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수십만번의 점을 쪼아내야 한다. 따라서 창무 오재경 선생의 점묘백자는 작은 점들이 모여 면을 만들고 면위에 색깔이 채색되며 그림이 그려진다. 창무선생의 점묘백자는 단순함과 형태감이 엄격한 기하학적 구도로 되어있으며, 세련된 색채감, 그리고 동시에 전통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현대적 감각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매우 특징적이다.
창무 오재경이 도자기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도자기를 하시던 선친이 갑자기 한창 일하실 나이에 돌아가시면서이다. 선친이 세상을 떠난 뒤에는 어머니가 숙련된 사기장으로서 요장을 이끌어갔다. 군대를 제대하자마자 갑작스럽게 사기장의 길에 들어선 탓에 기술적으로 모자람 투성이라 처음부터 시작하는 마음으로 요장의 기본을 배워나갔다. 스물다섯 되던 해에서부터 지금까지 도공의 길로 들어선 창무 선생은 고려청자는 고려시대의 아름다움을 가졌고, 조선시대에는 백자의 아름다움이 있듯이 현대에 와서는 현대에 맞는 도자기의 아름다움이 있어야 한다는 것에 생각이 머물렀다. 도자기라는 전통적인 기본형태를 지니며 전통에 머무는 것이 아닌 현대적 감각에 맞는 새로운 도자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지를 갖고 자신의 것을 찾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펼쳐왔다. 즉흥성이 없으며 정확한 구성과 스케치를 준비한 후에 작업을 들어간다. 성형과정을 비롯한 문양상감, 시유, 번조과정도 미리 치밀하게 계획한다. “적당히 해서는 안 된다. 최선을 다해 성실하고 진실하게 해야 한다. 피와 땀과 집념을 필요로 합니다.” 자주 강조하는 그의 말과 같이 이번 전시에서는 고도의 인내심과 세련된 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창무 오재경의 ‘점묘백자’를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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