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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주 展
Playing Blind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2019. 5. 30(목) ▶ 2019. 6. 10(월)
대전시 중구 보문로 199번길 37-1 | T.042-253-9810
https://www.temi.or.kr/
작가노트 우리는 계속 같이 놀 수 있을까. 이번 작업은 중년이 되어 돌아온 고향에서 작가가 어릴 적 뛰놀던 마당을 떠올려보며 느껴지는 마음을 형상화하여 표현한 작품들이다. 유년 시절에 겪는 악몽과 같은 알 수 없는 두려움, 공포심, 때론 꿈인지 실제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환상과의 경계들을 더 이상 어린아이의 시선이 아닌 시간과 삶의 흐름을 경험하고 있는 자의 눈으로 바라본 작업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기(特記)할 만한 것은 우리는 아직도 이유없이 불안하고 두려우며 그때처럼 각자의 꿈(환상)을 때론 간직하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환상의 경계가 과거보다 선명하고 더불어 유년기 때는 몰랐던, 시간에 따라 퇴색되어 사라질 수 밖에 없는 존재의 피할 수 없는 상실감을 알아가는 과정에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오는 삶에의 환희를 더 느끼려 애쓰고 있다는 점이다. 누구에게나 유년 시절은 추억이고 꿈이었으며 어릴적 꿈처럼 환상이고 악몽이다. 결국은 삶의 대한 그리움, 되돌릴 수 없는 장소이며 마음이다; 어머니의 젊음같은 그리움이며 다시 뛰어 놀 수 없는 마당이며 회복할 수 없는 희미해진 마음들이다. 나는 2012년부터 시작된 <내면 풍경> : ‘자신의 그림자를 만지다’ - ‘불멸의 앞에서’ - ‘망각, 검게 변하다’ 시리즈로 마음의 애도하는 과정이 시간의 평행선 사이에서 어떻게 시작하며 그 심연에 얼마나 깊게 빠져들 수 있는지,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색해버리는 잔인한 인간의 망각성을 개인적 체험을 바탕으로 표현했었다. 몇 년에 걸친 작업과정 속에 나의 세라믹은 자신의 또 다른 감각적 기관의 때달음임을, 다시 말해 마음에서 손끝으로 전해오는 동시 번역임을, 또한 이 시리즈는 작업할 때 몰입의 중요성을 다시 알게 해준 놀라운 경험이었다 2015년 한국에 들어와 가을부터 시작한 ‘어두움 후 빛’ 과 ‘노스탈지아’, ‘조용한 빛’ 그 외 작품들은 <내면 풍경>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는데 머물렀던 타지를 향한 노스탈지아, 영원히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할 것 같은 마음의 상태를, 환경에 쉽게 영향받는 존재의 불완전함과 불안정함, 우리가 안식하고자 하는 영혼의 고향을 찾기 위한 절망과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존재하는 삶의 환희를 표현하려 했으며, 2017년에 발표했던 <비밀의 형상들> 시리즈는 한 때의 푸릇한 생명력을 잃어버린 식물의 시드는 모습을 바라보며 그것에서 조차 지나간 형상이 남아있음을, 간직함을 보며 필사적인 삶에 대한 의지, 경외심, 또한 피할 수 없는 존재의 상실감을 표현했다. ‘생각하는 식물’- ‘식물의 눈’-‘잎으로부터’-‘식물, 깨어남’-‘현현’ 등의 시리즈 등이다. 하지만 ‘식물의 몸’과 같은 작업에서는 죽어가는 존재이기 때문에 역으로 그 혈기 왕성한 육체성, 그러기에 훼손당할 수 있는 몸 (Body), 즉, 육체와 영혼에 대해 < 내면 풍경 > 이후 좀 더 깊게 작업할 수 있었다. 이 때 부터는 지금까지의 입체 작업을 위한 준비 드로잉들이 독립된 회화 작품으로 창작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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