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청 展
FROM TRACE TO SEASCAPE
토포하우스
2019. 1. 16(수) ▶ 2019. 1. 22(화)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11길 6 | T.02-734-7555
www.topohaus.com
허청의 작업 주제는 소멸해 가는 시간과 그것이 남겨 놓은 흔적(Trace)의 재구성에 있어왔다. 서울에서 태어나 줄곧 자란 작가는 도시의 풍경 속에서도 낡은 벽이나 방치된 귀퉁이 풍경에 집중했다. 그리고 그것을 캔버스라는 공간에 마치 슬라이드 필름을 비추어 보는 것처럼 재구성 해왔다. 그 과정 속에서 그는 두터운 마티에르 위에 흩뿌리기나 강한 붓질 등의 드로잉을 이용하여 화면에 긴장감과 우연한 뉘앙스를 만들어 내곤 했다. 그는 그것을 채집된 도시의 풍경이라 했다. 그러던 작가는 거제도라는 섬으로 이주를 했었고, 근 십년이라는 시간은 그의 채집대상을 바꾸어 놓았다. 당연히 바다가 더 보였고 하늘도 더 크게 보였을 것이다. 이제 그는 그동안 축적된 드로잉 기법에 더해 화가의 본질인 “그리기”에 집중한다. 여전히 은유적인 힘찬 붓질이 작업마다 곳곳에 남아 있으며 바다와 꽃그림마저 내어 놓았다. 줄곧 추상작업에 몰두해왔던 그에게는 나름 큰 변화인 것이다. 하지만 주제의 대상은 바뀌었지만 그는 계속 드로잉을 통한 추상에 집착하는 듯하다. 그가 보여주는 바다는 간혹 그저 붓질로만 보여지기 도 하며 계속 병행되는 추상작업에는 도리어 풍경이 보이기도 한다. 그의 눈에 보여 지는 것은 여전히 그의 머릿속에서 다시 짜 맞추어지고 있는 것 일뿐 작가가 지금 무엇을 보고 있냐는 것은 그에게 중요한 것이 아닐 것이다. 그의 화면은 이제껏 그래왔던 것처럼 구체적인 것을 제시하기 보다는 그만의 독특한 관조적 심미성을 드러내는 개인적 유희의 산물일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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