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보성 아트센터 초대전

 

박찬원 초대展

 

돼지가 우리를 본다

 

박찬원, 문화원 돼지 51, Pigment Print, 133x200cm, 2018

 


 

2019. 1. 1(화) ▶ 2019. 1. 19(토)

Opening reception : 2019. 1. 3 (목) 5pm~ | Artist Talk : 2019. 1. 11 (금) 4pm~

관람시간 : 11am~6pm(일요일 휴관) | 전시기획 | 최연하 | 설치감독 | 송호철

서울특별시 종로구 평창36길 20 | T.02-396-8744

 

blog.naver.com/kimboseong66

 

 

 꿀 돼지, 52 Dyeing Print, 67x100cm, 2018

 

“돼지전문 사진작가, 박찬원이 황금돼지해를 맞아 펼쳐 낸 세상의 모든 돼지들”

-   대표 연작 <꿀 젖 잠>과 신작 <문화원 돼지> 등 120 점으로 구성

-   ‘돼지우리가 된 전시장’, 박찬원의 미공개 ‘에세이’와 ‘수채화’ 전시

-   ‘돼지 같은 사람, 사람 같은 돼지’ 등 돼지의 상징성을 충실히 재구성

 

금보성아트센터는 2019년 1월 1일부터 2019년 1월 12일까지 2019년 황금돼지해를 맞아, 돼지 전문 사진작가 박찬원의 <돼지가 우리를 본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금보성 아트센터의 초대전으로, 2015년부터 돼지를 촬영해 온 박찬원 작가의 사진과 수채화, 미공개 에세이 등 120여 점의 작품으로 구성했다. 현대사회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돼지를 통해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살펴보고, 만일 돼지가 우리를 본다면 우리 삶의 형태는 어떠할지 돼지들의 메시지를 엿볼 수 있는 전시이다. 돼지는 인간에 의해 가장 먼저 사육된 동물 중에 하나로 인간의 집에 살면서 인류와 함께 해왔다. 인류와 가장 가까운 동물인 만큼 돼지의 상징도 숭배의 대상에서부터 부정의 이미지로 다채로웠다. 이번 전시는 돼지의 사회, 문화, 역사적 상징성을 사진기록으로 충실히 재구성함으로써 황금돼지해가 시작되는 첫 달에 돼지의 풍요로운 의미들을 공유하는 뜻 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

 

 

<돼지>수필에서 발췌, 1958년 청운중학교 1학년 2반, 박찬원

 

 

“(…) 나는 돼지가 되련다. 사람 없는 틈을 타서 살살 찬장이나 뒤지는 도둑고양이나

간사스런 생쥐 새끼에 비해서 얼마나 군자 다우냐? 사기도 기만도 표리도 모르는 돼지!

주는 데로 렵렵하게 먹고 형편대로 쑤시고 들어가 자는 돼지!

남을 속이려는 마음의 고통도 제 생활의 불평을 품는 괴로움도 없이

그저 태연히 수양하는 돼지는 삶만 찔 수밖에 없으리라.

나는 돼지가 되리라. 제 욕심만 채우는 욕심쟁이 돼지가 아니요, 무위도식 놀고만 먹는 돼지가 아니다.

의를 보면 나눌 줄 아는 의로운 돼지, 부지런히 거름을 밟아주는 진보적인 돼지가 되련다.

일사 봉공 목숨을 바치면 한낱의 터럭까지도 버릴 것이 없는 쓸모 있는 돼지가 되련다.

(<돼지>수필에서 발췌, 1958년 청운중학교 1학년 2반, 박찬원)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박찬원은 60년 전, 중학교 시절에 교내지에 쓴 본인의 수필을 발견한다. “돼지”가 소재이자, 주제가 될 수밖에 없었던 작가의 염원이 담긴 수필이다. 3년 전에 처음으로 돼지들을 세상에 선 보인 <꿀 젖 잠>(2016년, 대안예술공간 이포) 전시는 많은 사진인들에게 경종을 울렸고, 늦깎이 사진가 박찬원을 주목하게 된 계기가 된다. 박찬원은 사진작업을 통해 삶과 죽음의 세계를 곡진하게 표상해왔고, 이번 전시 <돼지가 우리를 본다>에서 ‘돼지 같은 사람, 사람 같은 돼지’의 존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세상의 모든 돼지들을 전시장으로 불러들였다.   

 

 

꿀 돼지 51 Pigment Print 67x100cm 2018

 

 

고사 돼지 51 Pigment Print 40x60cm 2018

 

 

문화원 돼지 55 Dyeing Print 67x100cm 2018

 

 

이번 전시에서 처음 소개되는 ‘고사돼지’와 ‘문화원돼지’는 돼지의 일생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작업이다. 사람이 돼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돼지가 사람을 본다. 신기한 눈, 기이한 눈, 측은한 눈으로 사람을 본다. 죽어서도 사람을 바라본다. 탐욕, 싸움, 시기, 비난, 상처로 가득한 사람 얼굴을 본다. ‘꿀꿀꿀 끌끌끌~’ 혼자서 안타까워한다. 자식에게 박대를 당한 어미가 조금도 원망하지 않고 그래도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내놓고 희생하듯 돼지는 사람에게 자기를 바친다. 인간이 돼지를 바라보는 것 같지만, 인간의 욕망이 투사된 돼지가 사실은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현대사회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돼지우리는 욕망으로 들끓는 사람이 사는 풍경의 일단이기도 하다.

 

 

 

 

작가노트

 

 “돼지가 자란다”

 

돼지가 나를 본다.

 

꿈에서 깨어나라고 한다. 그런데도 돼지꿈을 기다린다. 돼지꿈을 꾸면 복이 오고 사업이 번창하고 자손이 번성한다.

 

돼지가 내 속에서 자란다. 사진을 찍고 전시를 하면서 자란다. 생명, 삶의 의미를 찾아가고 돼지의 세계를 여행한다. 돼지의 말이 들린다. 이번에는 욕망에 푹 빠져본다.

 

60년 전 돼지를 찾아냈다. 중학교 1학년 시절 ‘돼지’ 수필이 교지에 실렸다. 돼지 작품 입문이다. 그 이전 초등학생 시절부터 별명이 돼지였다. 돼지 작업은 그 때부터 시작했다. 돼지는 운명인가, 필연인가?

 

3년 전 돼지 전시를 하면서 소감을 그림이나 글로 써 달라고 했다. 관람객도 써 주고 작가들도 써 주셨다. ‘사랑이 담겨진 마음’ ‘흐린 거울을 보는 듯’ ‘생명을 보고 사진을 보고’ ‘내세가 있기를 바라는...’ 자본의 매커니즘에 길들여진 인간의 모습‘ ’학창 시절의 등록금 같은‘ ’영혼 회귀‘ ’돼지들 불쌍하다‘ ’생명의 젖줄‘ 등등 반응도 가지가지다. 나의 돼지가 너의 돼지가 되어 퍼져 나간다.

 

무엇 보다 가치 있는 것은 90세 집안 어른이 써 주신 ‘돼지의 생애’ 시조다. ‘시산제 고사 상에 올라앉은 돼지머리/ 작은 눈 지그시 감고 액귀를 쫒는구나’

돼지가 인연의 폭을 넓혀주며 이어준다.

 

사진을 할수록 욕망이 커진다. 욕망이 욕심이 되고 탐욕이 되는 것을 아는데, 그것을 끊지 못하고 오늘도 돼지 머리를 앞에 놓고 고사를 지낸다.

 

돼지가 웃고 있다.

 

 

 

 

 

 

 

 

 

 

 

 

 

 
 

박찬원 | 朴贊元 | Park Chan Won

 

박찬원은 ‘동물’에서 생명의 의미, 삶의 가치를 탐구하는 동물 사진가다. 염전의 하루살이, 나비, 거미에서 시작하여 돼지, 말 작업을 해왔다. 한 주제에 100일 이상 촬영 원칙을 정하고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6번의 개인전과 4권의 사진 관련 책을 출판했다.

 

학력 | 상명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원 사진영상미디어학과 졸업 | 성균관 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개인전 | 2019 <돼지가 우리를 본다> 금보성 아트센터, 서울 (예정) | 2018 <말은 말이 없다> 금보성 아트센터, 서울 | 2017 <어떤 여행> 사진 공간 배다리, 인천 | 2016 <돼지야 놀자> 돼지 문화원, 원주 | 2016 <숨 젖 잠> 류가헌, 서울 | 2016 <꿀 젖 잠> 대안 예술 공간 이포, 서울 | 2014 <소금밭> 인덱스, 서울

 

그룹전 | 2016 <일곱 개의 방 - 특이한 부드러움, 상냥한 떨림>, 서울 혁신파크 전시동 개관기념전, 서울 | 2013 <Face to Face>, 갤러리 룩스, 서울 | 2013 <사진, 보여짐>, Mirror 갤러리, 북경, 중국 | 2012 <실크로드 사진전>, 봄 갤러리, 서울 | 2011 <Wisdom of Mother Earth>, Seoul Photo 2011, 코엑스, 서울 | 2010 <SERICEO 사진전, 동행> 로댕 갤러리, 서울

 

저서 | 2018 『말은 말이 없다』 (사진 에세이), 고려원북스 | 2017 『어떤 여행』 (사진책), 고려원북스 | 2016 『꿀 젖 잠』 (사진책), 고려원북스 | 2016 『사진하는 태도가 틀렸어요』 (사진 에세이), 고려원북스 | 2009 『당신이 만들면 다릅니다』 (마케팅 에세이),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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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90101-박찬원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