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림 展

 

은밀한 운주 사과

 

 

 

사진위주 류가헌

 

2018. 10. 30(화) ▶ 2018. 11. 11(일)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106 | T.02-720-2010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
신현림 시인의 첫 시집 제목이다. 제목처럼 파격적인 상상력과 매혹적인 시를 세상에 내보여온 그녀가 사진가로서 ‘사과를 던지기’ 시작한지도 꽤 오래되었다. <미술관 사과> <사과, 날다> <사과밭 사진전> 등 ‘사과’ 시리즈로 시집 수보다 더 많은 사진전을 연 사진가로서, 우리 문학계와 사진계를 아울러 독특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시인 사진가’가 바로 신현림이다.
“‘사과’는 생명이고 사랑의 상징이다. 나는 사과로서 기이하고 미스터리한 인생을 기록하고 기리고 싶다.”
‘사과시리즈’에 대한 작가의 말이다. 처음에는 <사과밭 과수원>과 같은 사적인 의미의 공간과 가족, 그녀만의 존재 성찰에서 출발했던 사과 시리즈는 점차 주변 인물로 그리고 다시 <From경주 남산>과 같이 역사적 의미를 지닌 공간으로까지 확대되었다. 사과를 풍경에 놓고 제사장처럼 제의를 치루 듯 풍요를 기원하며, 마음은 춤을 추듯이 사진을 찍었다.
이번 전시 <은밀한 운주 사과展>은, 작가가 특별히 애착하는 역사적인 공간 즉 운주사에서의 작업을 선보이는 전시다.
“운주사에는 모든 사물을 더 깊고 은밀하게 가라앉히는 힘이 있었다.”
그 힘은 새로운 세상을 꿈꾼 천불천탑의 전설에서, 그리고 익숙한 불교 미술에서 벗어나 파격미가 흐르는 혁명적인 공간의 기운에서 나온다고 여겨졌다. 작가에게 운주사는 신비, 그 자체였다. ‘사과를 던져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한다.
이번 전시로 일곱 번째 이어지는 신현림의 ‘사과’ 여행 시리즈는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교토 게이분샤 서점과 갤러리에 채택되어 전시 판매될 만큼 일본에서도 인기가 높다. 시로 그리하듯 사진이라는 시각언어로 성찰하는 이 시인 사진가의 새 시리즈를 제일 처음 가까이에서 만나는 것은 우리의 즐거움이다.
신현림 사진전 <은밀한 운주 사과展>은 10월 30일부터 2주간 사진위주 류가헌에서 열린다. 더불어 24년 만에 복간되는 시집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도 전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vol.20181030-신현림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