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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진우 展
또 하나의 괴물
갤러리 도올
2018. 10. 10(수) ▶ 2018. 10. 28(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87 | T.02-739-1405
남진우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혼재된 양상 안에서 형상을 드러내는 포스트모던의 한 단면을 떠올린다. 정답이 없다는 전제하에 관찰되는 사실이 있으나 다른 조형요소와 어울리면 사실이 아닌 추상이 되고 관찰되는 면이 없어도 작가의 생각을 알고 나면 조형상의 흔적으로 추상은 사실이 된다. 결합과 해체가 반복되면서 그 대상은 모호해짐의 연속이다. 실체는 알 수 없고 어떤 것이든 직접 보기 전까지 확인되지 않는 한 어떠한 간극도 다 흡수해 버리는 과정이 있다. 이 그림을 보면서 그걸 실감한다.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인데 형상을 하나씩 관찰하다 보면 이내 난감해지기 십상이다. 미소년의 얼굴로 커다란 눈동자에 미소를 띤 모습이 하나 둘 여럿이 모여 있다 말하면 괜찮다. 예쁘다 말하는데 다시 얼굴 외에는 팔다리 없고 몸통에 얼굴들이 모여 있다 마치 괴물의 형태 안에 얼굴만 합성된 듯하다 말하면 이때부터 어떻게 설명될까! 실제로 이 형상들이 들어간 큰 작품에 다가서면 어디부터 관찰할지 갈등하기 시작한다. 사실적이란 면에서 기억 속에 있는 풍경이나 정물과 비교하고 원근법까지 찾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오면 한 번에 형상이 들어온다. 사물과 사물을 뒤섞어 오브제화 시켰다기보다 어떠한 내용이 있다 가정한다면 조심스럽게 네오팝 장르로 분류되지만 정확한 것은 알기 힘들다. 국내에서 팝아트나, 캐릭터를 생각하면 다양하지만 변화하지 않는 것들로 어두움 보다 밝음으로 화려한 색체들이 주류를 이룬다. 작품 Another monster를 보고 있으면 당연히 인식되던 것들을 같이 생각하는데 전체적일 때 조화롭고 소년들과 함께 발산되는 빛의 묘사, 중앙 하단에 영문은 중세를 연상시킨다. 형태마다 알레고리 한 성격이 잘 내포되어 있는 듯하며 그간의 전시해온 자료집을 살펴볼 때 일상의 사물을 관찰해 그대로 수집된 것도 있지만 현실과 허구가 잘 결합된 캐릭터가 대부분이다. 대왕 오징어를 작가만의 해석으로 부르는 ‘Ga Po Jin’ 이름하에 드러난 형상들은 어렵지 않으면서 간결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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