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민 展

 

어떤 날

 

 

 

갤러리담

 

2018. 9. 1(토) ▶ 2018. 9. 10(월)

서울시 종로구 윤보선길 72 | T.02-738-2745

 

https://www.gallerydam.com/

  

 

작가노트
어릴 적 외갓집 마루에 엎드려 그림을 그리다가 올려다 본 하늘은 또 다른 스케치북 같았다. 구름위에 상상을 더할수록 재미난 장면들이 만들어지곤 했다. 하늘색 바탕 위에서 흰 구름들이 변신하는 장면을 한참동안 바라보던 나. 친구가 없어 늘 혼자이던 나.
어른이 된 지금도 나는 사람들 틈에 섞이는 것이 무척 어렵고, 심지어 두려울 때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딱히 불편하다거나 외롭다 느끼지도 않는다. 나는 단지 혼자인 것에 익숙할 뿐이다. 느긋하게 시작되는 아침. 오롯이 나만을 위해 몰입할 수 있는 시간들. 늦은 저녁, 아무도 없는 동네 공원을 천천히 걸을 때, 나는 그 시간들이 가져다주는 즐거움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깨닫게 된다.
나의 작업은 일상의 어느 한 부분을 포착하는 데서 비롯된다.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몸짓이 느린 영화의 한 장면으로 다가오는 순간에 주목하였으며, 이것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나는 내 작업이 하나의 이야기로 정해지기 보다는, 기억이나 상상에 의해 매번 새로운 내용으로 읽혀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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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80901-한지민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