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재민 展

 

사랑폭탄

 

 

 

동대문구 용두동 빈 공간

 

2018. 8. 31(금) ▶ 2018. 9. 16(일)

서울시 동대문구 왕산로 9길 24 삼육빌딩

  

 

8월 31일(금)에서 9월 16일(일)까지 동대문구 용두동 빈 공간에서 차재민의 개인전 《사랑폭탄Love Bomb》이 개최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신작 영상 작업 <1보다 크거나 작거나>(2018)와 <보초서는 사람>(2018)을 비롯한 조각 작업을 선보인다.
앨프리드 히치콕 Alfredo Hitchcock 감독의 \'탁자 아래의 시한폭탄\'은 관객이 느끼는 서스펜스(긴장감)가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설명하는 데 가장 많이 인용되는 비유다. 관객에게 먼저 탁자 밑에 폭탄이 장착된 것을 보여주고, 이 사실을 모르는 인물들이 탁자에 둘러앉아 포커를 치는 장면을 보여주면, 아무리 그들이 무의미한 대화를 나눈다 해도 관객은 주의를 기울인다는 것이다.
영화적 서스펜스는 폭탄의 실체를 실감케 한다. 그러나 일상에서는 언제 터질지 모를 폭탄을 미리 체감할 방법이 없다. 일상 어느 부분의 파괴를 형상화할 수는 있지만, \'폭탄\'은 아예 보이지 않는다. 이를테면, 이곳저곳 무너지고 깨진 부분들은 적나라하게 노출되곤 하지만, 그러한 사건들의 출발 지점은 애매하거나 동시다발적이다. 게다가 \'사랑폭탄\'이 뜻하는 것처럼 파괴를 의도하지 않지만, 파괴를 결과로 하는 모순은 초침이 옮겨가는 소리처럼 희미하게 들려온다. 차재민은 영화적 서스펜스가 아닌, 미술적 접근을 통해 관객이 주의하지 않는 대화나 순간 속에서 ‘폭탄’의 재료들을 추출해보도록 이끈다. 탁자 아래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탁자 위에서 일어나는 무의미한 일들을 응시하는 것 말이다.
차재민은 그동안 추상화된 노동, 도시 개발을 둘러싼 분열적 욕망과 소외의 징후, 국가권력에 의해 희생되거나 배제된 개인 등을 구체적인 감각의 차원에서 다뤄왔다. 그의 작업에는 주변화된 타자의 구체성을 관념적으로 환원하지 않으면서, 시각예술의 가능성/무력함이 어떤 가망에 가닿을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늘 함께 포개져 있었다. 전시 《사랑폭탄》에서 차재민은 일상적 관계와 친밀함의 영역이라는 보다 미시적인 차원으로 초점을 이동했다. 두 작업 <1보다 크거나 작거나>(2018), <보초서는 사람>(2018)은 각각 돌봄과 교육의 과정이 내포한 역설을 포착한다. 그 역설은 명시적으로 가시화되는 쪽이기보다 특정한 제스처나 상태처럼 비명시적이고 비가시적인 채로 간신히 감지되는 쪽이어서 관객들에게 섬세한 주의력을 요청한다.
전시가 끝나기 전날인 9월 15일(토) 오후 4시 같은 건물 2층 공간에서는 이번 전시뿐만 아니라 영상 프로덕션 이라는 특수한 작업과정에 관한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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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80831-차재민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