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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진 초대展
The Moon of Opeth_97x97cm_Acrylic on canvas_2018
한가람 아트갤러리
2018. 8. 20(월) ▶ 2018. 8. 31(금) Opening 2018. 8. 20(월) PM 6 서울 서초구 신반포로 194 강남고속터미널 경부선 1번 출구(B1) | T.02-532-9956
The Moon of Opeth_97x97cm_Acrylic on canvas_2018
이순진의 The Room of Opeth
강구원(계간버질 주간/화가) 벽과 창문은 서로 조합되어야만 구조적 안정을 이루는 것으로 도시 속 벽은 격리하기 위한 압박의 흔적으로 소통을 갈망하는데, 그의 창문은 소통의 통로로서 외부와의 연결을 상정한 징표로 드러난다. 이 둘은 필요조건에 의해서 서로가 결합해야 정상의 기능을 할 수 있다. 닫힌 공간에서 열린 공간으로, 열린 공간에서 닫힌 공간으로의 조율을 할 수 있는 그래서 빛을 받고 차단하는 기능은 벽과 창문이 부여 받은 바꿀 수 없는 소임이다. 벽에 창문을 낸 후 첫 번째 시도는 빛을 들이는 것이다. 창문을 활짝 열고 대지를 바라보며 시원한 공기와 찬연한 빛을 쬐는 모습을 상상한다면 그 시원하고 이완된 마음의 상쾌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열어 젖힌다는 것은 움직임이 없는 즉 정체된 마음을 동적으로 전환하면서 보여준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기에 내 보여줌으로 인해 이해와 소통을 구하는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종교성을 부여한다면 기도와 선으로 이어지는 구함과 깨달음을 얻는다는 것과 닮아있다. 작품마다에 드러난 날개는 승리의 여신상인 니케, 이카루스, 또는 이상의 날개를 연상케 한다. 니케와 이카루스의 날개는 날기 위한 날개임과 동시에 승리나 미지의 세계를 위한 동경의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이순진의 날개는 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한쪽 날개만 표현되고 있다. 이는 창가에 드리우는 커튼과 같은 역할을 하기도하며 때로는 바람과 빛을 끌어들이는 효과를 갖기도 한다. 이는 자유를 지향하는 분열된 자아의 또 다른 모습, 혹은 자기 구원을 꾀하는 실존의 의지를 표현하고 있는 상징적 형상으로 이상의 날개와 닮아 있다.
The Moon of Opeth_97x97cm_Acrylic on canvas_2018
의자나 파라솔은 정지용의 시를 이미지화 한 듯 화면에 드러나는 시각의 위치나 중요성으로 보아 시적 운율과 감성이 겹치며 느껴지는데 이는 그가 담아내려는 안락함과 포근함의 이면에 서로 상반되는 정서를 동시에 결합한 역설적 표현이라 여겨진다. 인상주의 화가들이 실재하는 빛의 색채를 찾아 바깥공간으로 뛰쳐 나갔듯이 질료의 방법적인 선택과 기교에 의한 빛을 만들어 내고 그 빛은 관람자의 움직임에 따라 변화하는 홀로그램처럼 환상과 심연을 건드리면서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일상의 실내공간에 연출하고 있다. 인상파 화가들이 창 밖의 풍경을 표현하기 위해 야외로 나아갔다면 이순진은 인상주의의 바깥풍경과 빛을 실내로 끌어 들이고 있는 것이다. 색채에 있어서도 “The Wall of Opeth”에서는 회색톤 위에 원색의 색 면을 포인트화 했다면 “The Room of Opeth”의 연작들은 색상이 서로 섞여 만들어내는 파스텔 톤의 부드럽고 밝은 원색들이 고전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건축의 실내공간과 어울려 한가하고 포근함 속에서 비상하려는 열망을 간직하고 있다. 따라서 “The Wall of Opeth”는 이순진의 현 존재에 대한 내적 갈등을 도시라는 사회로 범위의 확대를 통해 야만 살 수 있는 힘의 동원이었다면 “The Room of Opeth”의 연작들은 분노와 알 수 없는 불안을 여과하여 또 다른 빛의 세계로 나아가려는 나만의 휴식공간으로 붉은 소파에 앉아 창 밖의 바람과 태양을 동시에 끌어안는다. 화면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질서들이 현실의 질서는 아니며 반복과 중첩으로 올려진 지난 작품들의 몽환적인 시야의 막힘을 뚫고 나와 단선적인 화사함으로 변환되면서 한낮의 적막과 기억의 아련함이 배인 시적 낭만의 공간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점이다. 빛을 들이는 창문과 날개의 이중성은 차고 온화함을 동시에 갖는 감정의 대위적 성격을 매우 극적으로 담아내면서 관람자에게 그림 속 주인공을 떠올리게 하는 묘미를 갖게 한다. 이점이 이순진의 “The Room of Opeth”가 갖는 회화적이면서 동시에 문학성, 그리고 자신의 심상을 매우 리얼하게 함축한 상징의 핵심이다. 또한 진실을 담보한 새로움에 대한 갈구임과 동시에 휴식인 샘이다.
The Moon of Opeth_97x97cm_Acrylic on canvas_2018
The Moon of Opeth_97x97cm_Acrylic on canvas_2018
The Moon of Opeth_97x97cm_Acrylic on canvas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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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과 졸업 | 이화여대 사범대학 졸업
개인전 25회 | 2014 M갤러리 초대전 | 2010 Chelsea West G, New York 초대전 | 2012 드로잉전 (라메르 갤러리) | 2017 조대전 (크링 갤러리) | 2015-~2017 초대전 (전시와만남)
단체전 100여회 | 해외 아트페어 15회참가 | 제네바, 칼슈르헤, 리스본, 햄튼, 스트라스부르그, 마이에미 외 다수 | 2005 KIAF (COEX) | 2012 ~2016 남송아트페어 수상(성남 아트쎈타) | 2004 ~ 2009 KCAF 수상(예술의 전당) | 2014 SOAF (CO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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